유리한 업황, 낮은 원가율에 성장 가능성 높아...일부선 대규모 적자 우려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최근 전 세계 주식 투자자 사이에선 소프트웨어(SW) 개발 협업 플랫폼 회사인 깃랩이 뜨거운 화제다. 기업 공개(IPO) 후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기업가치도 20조원에 이르는 규모로 뛰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깃랩의 낮은 원가율(매출액 대비 원가 비율) 등에 주목하며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대규모 적자 구조에 우려 섞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앞서 14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깃랩의 기업가치가 165억달러(약 19조3875억원) 가량이라고 보도했다. 2018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자 생태계 확장을 노리며 관련 회사인 깃허브를 사들였을 당시의 금액(75억달러)보다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깃랩은 초기엔 소스 코드(소프트웨어의 설계도)를 관리하는 클라우드 서버 회사였다. 그러다가 오픈소스(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되는 프로그램 설계도) 플랫폼인 데브옵스(DevOps)를 기반으로 SW 개발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월 구독료와 라이센스 비용을 받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깃랩의 성장 기반인 데브옵스는 문자 그대로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의 경계를 무너뜨려 기존의 업무 절차(개발→시험→운영)에서 발생하던 문제(작업물이 다음 과정으로 넘어갔을 때 다시 역행해서 피드백을 공유할 수 없는 것)를 해결한다. 다시 말해 SW의 개발부터 배포,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모든 부서의 업무가 한 팀처럼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업무에 관한 피드백도 절차에 관계 없이 앞뒤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리포트링커 "데브옵스 시장, 2027년 213억달러로 확대"

이 같은 장점에 데브옵스 시장의 규모는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 8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는 해당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60억달러(약 7조560억원)에서 2027년 213억달러(약 25조488억원)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브옵스 시장의 절대 강자는 깃허브다. 많은 SW 개발자들 사이에선 '데브옵스=깃허브'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 하지만 깃허브가 MS에 인수된 2018년부터 MS의 경쟁사들은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특정 기업에 종속될 것을 우려해 피난처를 찾아 나섰다. 이에 대안으로 떠오른 회사가 바로 깃랩이다. 

그러면서 깃랩엔 좋은 소스 코드가 많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깃랩을 사용하는 개발자 커뮤니티도 생기며 고객이 눈에 띄게 늘어갔다.  

업계에선 깃랩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도요타·화웨이 등 많은 회사들이 SW 회사로 변신하는 가운데 깃랩이 개발자를 위한 협업 플랫폼을 제공하는 독과점 업체다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매출 전년비 70% 가까이 증가해도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낮은 원가율도 깃랩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회사가 밝힌 지난해 매출 총이익(매출에서 원가를 차감하면 남는 비율)은 무려 88%에 이른다. 깃랩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5810만달러(약 683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마케팅·연구·부동산 등에 비용을 지출해 4020만달러(약 473억원)의 손실을 봤다. 전년 동기(940만달러) 대비 4배 이상 적자 규모가 증가한 것이다. 영업 및 마케팅 비용만 2분기 총 매출의 3분의 1에 달했다.

특히 최근 4분기 동안 누적 손실액은 2억달러(약 2352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올해 기준 1300억달러(152조8800억원)가 넘는 현금 보유액을 자랑하는 MS를 모회사로 가진 깃허브와 달리, 깃랩이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IPO로 외부 자금을 조달한 이유다. 

이에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투자 리서치 회사 뉴컨스트럭트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깃랩은 현재(165억달러)보다  낮은 7억7000만달러로 기업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며 "깃랩이 데브옵스 플랫폼에 대한 하나의 수익원(구독 및 라이선스)에 의존하는 것은 다른 많은 수익원을 가진 수익성 있는 회사(MS)와 경쟁하려고 시도할 때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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