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조명의 기자] 최근 포스텍 연구팀이 정유 처리의 부산물로 여겨졌던 황을 이용해 30분 만에 리튬-황 전지 양극재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 화학과 박문정 교수·통합과정 강한얼 씨 연구팀이 고에너지 밀도, 고속 충전, 기계적 유연성을 부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리튬-황((Li-S) 전지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추가적인 용매나 개시제, 계면활성제, 입체 안정화제를 사용하지 않고 30분 이내의 빠른 반응시간을 통해 계층적으로 정렬된 형태의 역가황 고분자 입자를 합성한 첫 번째 사례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지난 8월 25일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현재 사용되는 고독성 전이 금속계 양극 재료와는 달리, 황은 값이 싸고 풍부하며, 독성이 적다는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특히 리튬-황 배터리는 높은 이론적 에너지 밀도(2600Wh kg)로, 높은 용량(1672mAh g-1)을 저장할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서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황은 근본적으로 낮은 전기전도도를 가지기 때문에, 활성 물질의 완전한 활용을 방해해 충방전 속도를 늦추고, 전해질에 용해도가 높아 전지의 수명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황 전극과 달리 황의 함침 공정(melt-diffusion process)을 사용하지 않고, 황과 비닐포스폰산(Vinylphosphonic acid, VPA)의 역가황 반응을 이용한 공중합을 통해 30분 만에 황 기반 고분자 입자를 합성했다. 이때 황 입자는 미세 상분리된 α-황과 낮은 밀도의 황 동소체 기반의 황-VPA 네트워크(SVPA)로 구성돼 있다.

짧은 반응시간에 균일한 미세 입자를 형성할 수 있었던 열쇠는 황 라디칼과 VPA의 자가 촉매 반응 때문이며, VPA가 부착된 긴 황 사슬이 반응 초기에 형성돼 계면활성제 없이도 SVPA의 구형 형태를 안정화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SVPA 입자 표면에 사람의 피부와 같은 주름과 기공이 자발적으로 형성돼, 양극 내 전해질 침투를 쉽게 하고 동시에 전극 표면에 가해지는 기계적 응력을 완화시켜 줄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간단한 합성법을 바탕으로 활물질 자체에 다공성 구조를 도입해 전해질의 침투를 쉽게 하고, 낮은 부피팽창을 갖는 황 동소체를 이용해 전극의 기계적 무결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활물질 표면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포스폰산 관능기를 통해 효과적으로 리튬폴리설파이드의 용출을 막을 수 있어 우수한 리튬-황 전지 특성을 달성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활물질자체가 가교된 고분자라는 이점으로 우수한 탄성을 가짐으로써 유연 전극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문정 교수는 “이 연구에서는 포스폰산 그룹이 풍부한 역가황 고분자를 저비용-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합성해 유연한 리튬-황 전지를 개발했다”며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리튬폴리설파이드 용출문제를 화학적으로 억제했고, 유연한 특성을 부가하기 어려운 황 양극에 이런 새로운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지 등으로 그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이공분야),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혼성계면 화학구조 연구센터-이공분야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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