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핵심 기술 ‘초저지연’ 실현시켜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2세대(2G), 3세대(3G)에서 4세대(4G) 이동통신(LTE)에 이르기까지 기술 진화의 핵심은 늘 ‘속도’였다. 하지만 5G는 ‘초고속’을 뛰어넘어 ‘초저지연’ 기술 구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초저지연은 데이터 송신·수신 중 발생하는 시간 차가 매우 짧은 상태를 뜻한다. 초저지연성을 최적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엣지(edge)’다. 이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터널을 뚫듯, 데이터 전송 시에도 ‘네트워크 지름길’이라고 불리는 엣지 컴퓨팅이 필요한 것이다. 

‘엣지 컴퓨팅’에서 엣지는 문자 그대로 가장자리, 말단이라는 뜻이다. 엣지 컴퓨팅은 인터넷 상의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와는 달리, 이용자 근처의 가장자리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사람으로 치면 말초신경계의 자율신경인 셈이다. 

예를 들어 기존엔 제주에 있는 이용자가 데이터를 송수신할 때 서울의 중앙 데이터센터를 경유해야 했다. 반면 엣지 컴퓨팅을 적용하면 제주발 데이터는 제주에서 대부분 처리한다. 사용자와 가까운 교환국에 중소형 데이터센터(DC)를 구축해 데이터를 분산 처리하고, 일부 주요 데이터만 중앙 센터에 보내는 식이다. 네트워크 지연 시간은 밀리세컨(1000분의 1초) 수준으로 줄고 속도·안정성·보안이 강화된다. 

이동통신사들은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서버를 깔기 위해 주요 지역에 관련 서버와 DC 등을 설치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 전국 12곳에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거점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2019년 KT는 전국 8개 지역에 MEC를 적용한 ‘5G 엣지 통신센터’를 구축하고 서울∙부산에 ‘IT 엣지 클라우드’를 세웠다. LGU+는 서울 상암국사에 MEC 메인 센터를 마련하고 인천∙울산을 제외한 광역시에도 센터를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엣지 컴퓨팅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월 16일 미국 시장조사 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AMR)는 해당 시장의 규모가 2017년 17억 3000만 달러(약 2조 474억 원)에서 2025년 165억 5000만 달러(약 19조 4628억 원) 규모로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연 평균 성장률이 33%에 달한다.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에는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의 수 증가 ▲클라우드 네트워크에 가중되는 트래픽(인터넷 사용량) 과부하 증가 ▲실시간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지원 요구 ▲5G 네트워크의 확대 ▲사물인터넷(IoT∙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심어 인터넷에 연결) 솔루션에 대한 수많은 언어의 개발 등을 꼽았다. 

다만 ▲하드웨어의 사용 가능 시간 ▲높은 유지 보수 비용 등으로 시장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문별로는 엣지 컴퓨팅 솔루션이 2017년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IoT 시대에 클라우드 기업에서 엣지 컴퓨팅 솔루션을 강조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AMR은 엣지 컴퓨팅 솔루션이 2025년까지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엣지 컴퓨팅에 기반한 보안∙감시는 같은 해까지 시장 점유율이 20% 가까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시간 위협을 탐지할 수 있게 하고 네트워크의 대기 시간을 줄여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커넥티드카(인터넷에 상시 연결된 차) 부문은 2025년까지 연 평균 35.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에서 실시간 인포테인먼트(길 찾기와 음악 재생, 검색 등을 제공하는 것) 및 기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해서다. 이어 서비스 부문은 2025년까지 연 평균 35.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APAC)이 2025년까지 연 평균 35.1%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고 예측했다. 모바일 기기의 강력한 보급률과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관련 기술 발전으로 인해서다. 

2017년 엣지 컴퓨팅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던 곳은 북미 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AMR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전체 시장 점유율의 약 5분의 2를 차지했다. 앞서 5월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는 해당 지역에서 도이치텔레콤의 자회사인 모바일엣지엑스 등 신생 엣지 컴퓨팅 솔루션 개발사들이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AMR은 북미 지역이 엣지 컴퓨팅 시장에서 2025년까지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MEC 시장의 전망도 밝다. 지난 18일 시장조사업체 메티큘러스 리서치는 MEC 시장이 지난해부터 연 평균 30.1%씩 성장해 2027년엔 2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 동인으로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증가 및 데이터 품질 향상 ▲MEC 솔루션 채택 증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애플리케이션에서 MEC의 확장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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