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막의 이온농도 조절 특성을 통해 바이오센서 검지능력 향상
의료·방역·환경 감시까지 폭 넓은 확장성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유용상 박사, 센서시스템연구센터 김철기 박사팀이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안동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 기반 전기신호 이용 분자 검출 민감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KIST, 고려대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세포막-FET 바이오센서
KIST, 고려대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세포막-FET 바이오센서

전기신호를 이용하는 센서 기술인 FET 기반 분자검출 기술은 그간 바이러스, 단백질, DNA 등 다양한 분자를 검출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검출물의 용액 내에 존재하는 이온과 전하의 농도가 높을수록 분자 검출 가능 영역이 얇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혈액 한 방울의 경우 분자 검출 가능 영역은 검출하려는 분자보다도 얇은 1나노미터(㎚) 수준에 불과해 분자가 검출부에 부착되었더라도 전기신호 관측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혈액 등의 검사 대상 용액을 최대 10만 배까지 희석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분자검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애썼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걸림돌을 제거할 아이디어를 사람의 세포막에서 얻었다. 인체의 세포막은 세포 안팎의 이온 농도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고농도 이온이 세포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세포막의 이 같은 특성에 주목, 기존의 FET 기반 분자검출 칩 표면에 세포막을 도포하는 실험을 거듭한 끝에 고농도 이온 용액에서도 별도의 전 처리 없이 분자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세포막-FET(Lipid-FET)’로 명명된 새로운 기술은 기존처럼 검사 대상 용액을 10만 배 이상 희석하지 않고 혈액 원액 그대로도 기존 센서보다 민감하게 원하는 분자를 검출할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전계효과 기반 분자 검출 기술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성과와 관련해 더욱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해당 기술이 치매 단백질 등 다양한 질환을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성 감염병과 미세 플라스틱 등 의료, 보건, 환경 등 바이오센서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응용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이란 점이다.

세포막-FET의 분자 검출에 대한 모식도
세포막-FET의 분자 검출에 대한 모식도

유용상 박사는 “IT, NT, BT 등 여러 분야의 공동연구진이 융합연구를 통해 개발한 세포막-FET 분자검출 기술은 현재 전기적 신호를 이용해 분자를 검출하는 모든 시스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으며, 김철기 박사는 “세포막에 흡착돼 단백질 변성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치매, 파킨슨병, 당뇨병 등과 같은 질병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조류독감 등 극미량의 감염병 바이러스를 더욱 신속하고 정밀하게 진단하는 기술 등 다양한 연구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게 하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동준 교수는 “본 기술을 확장해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과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전반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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