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산업용 PC 시장 규모, 2027년까지 56억 달러 이를 것”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지난해 임베디드(Embedded) 10월호에선 ‘산업용 PC(IPC)’와 일반 PC와의 차이, 사용처 11월호에선 산업용 워크스테이션과 패널 PC의 차이 그리고 IPC를 구매하기 전 고려해야할 요인 등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7월호에선 IPC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Human Machine Interface)의 차이, IPC의 장단점, 산업용 컴퓨팅을 구현할 때 가장 인기있는 입출력(I/O) 단자와 관련 시장의 동향 및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IPC와 HMI의 차이

오늘날 많은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IPC와 HMI를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 처리, 저장하거나 시각화한다. 둘 다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디자인은 서로 구별하기 어렵다. 게다가 많은 사용자가 IPC를 HMI라고 불러 혼란이 가중된다.

중요한 사실은 둘 사이에 기능과 성능, 연결성과 유연성 등 디자인을 넘어서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HMI는 IPC와 달리 특정 공급사의 일부 설비자동제어장치(PLC)에서만 작동할 수 있게 설계됐다. 다른 회사의 장치에서 연결을 시도할 경우 통신 드라이버가 HMI의 펌웨어(소프트웨어 운영 체계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해 하드웨어를 개선하는 것)에 통합된 정도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만 일부 개방형 HMI는 특정 통신 규칙(프로토콜)이나 PLC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는 HMI와 IPC의 경계를 더 모호하게 만든다. 이런 HMI는 개방형 웹 표준(HTML5)의 규칙을 사용하고 컴퓨터의 브라우저가 웹 사이트에 연결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인터넷 주소(IP)를 통해 웹 서버에 연결한다. 

IPC와 HMI를 구별 짓는 또 다른 특징은 보통 제조사별 설계용 소프트웨어(SW)와만 호환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편의성을 위해 하나의 제조사만 찾게 된다. 이는 제조사에겐 좋지만 사용자에겐 불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시중의 수많은 관련 SW 패키지는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이는 A사에서 B사로 HMI 시각화 프로젝트를 전송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 때 HMI 프로젝트를 이동하려면 시각화 애플리케이션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결국 개발비와 시간이 증가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HMI는 제조사가 공장에서 운영체제(OS)를 잠그면 시각화 SW에 대한 런타임만 제공해 SW를 설치할 수 없게 한다. 다른 작업이나 SW 패키지를 수용하기 위해 많은 ‘예약’이 필요하지 않아 종종 느린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것도 IPC와 다른 점이다. 때문에 HMI 제조사는 제조 비용과 필요한 성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며,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하드웨어 설계 시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단, HMI는 IPC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 대신 기능을 추가할수록 IPC와 가격과 성능도 비슷해진다. 

IPC, 비용 낮추고 성능 향상시켜…보안엔 취약

IPC는 HMI와 달리 운영자를 위한 로직 컨트롤러(제조시스템의 유지관리 및 모니터링에 사용하는 제어 장치), 데이터 집중기(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통신 회선수보다 많은 데이터 단말기를 접속할 수 있게 공용 경로를 제공하는 장치) 및 시각화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비용을 줄이고 성능과 기능은 향상시킨다. 

대신 IPC는 HMI보다 높은 성능의 중앙처리장치(CPU)와 데이터의 연산 처리 속도를 좌우하는 임시 저장 메모리(램·RAM)를 필요로 한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도 HMI보다 더 크다. 이를 통해 화면에 더 많은 데이터를 표시할 수 있다. 듀얼 이더넷(근거리 통신망의 일종) 단자, 직렬 단자와 같은 인터페이스로 더 많은 하드웨어와 연결할 수 있다. HMI보다 많은 처리 능력과 시스템 메모리 및 대용량 저장 공간을 갖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다만 개방형 운영 체제를 갖춰 바이러스, 악성코드(멀웨어·malware) 또는 랜섬웨어에 더 취약하다. 랜섬웨어는 몸값을 뜻하는 랜섬(ransom)과 악성코드를 합성한 말이다. 해커들은 이 악성 코드를 일반 기업이나 정부 기관 등의 PC에 침투시켜 문서·동영상 등 중요 파일에 암호를 걸어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돈을 뜯어낸다.

IPC는 OS 중 특히 윈도우 7에서 보안의 문제를 드러낸다. 해당 OS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더 이상 업데이트, 패치 등을 지원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추가로 방화벽을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에 연결했다간 악성코드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이동식 저장 장치(USB)도 IPC에 악성코드를 침투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보안을 위해 관련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갖추고 이를 정기적으로 검토,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렇다면 IPC 이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단자는 뭘까. 정답은 직렬 단자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가장 빠르진 않지만 수십 년에 걸쳐 신뢰할 수 있는 규칙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IPC의 출력을 표시하기 위해선 비디오 포트도 필요하다. 이 때 가장 일반적으로 쓰는 단자는 DVI, HDMI 및 디스플레이포트(DP)다.  

“IPC 시장, 2026년까지 연 평균 6% 내외 성장”

IPC를 찾는 기업의 수요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MARC는 전 세계 IPC 시장의 규모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연 평균 6% 내외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PC의 수요를 이끄는 동인으로는 ▲산업 전반에 걸친 자동화 수요 증가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 시스템에 대한 수요 증가를 꼽았다.

이듬해인 2027년엔 IPC의 시장 규모가 6조 원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IPC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43억 달러(4조 8702억 원)에서 오는 2027년 57억 달러로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7년 동안 연 평균 3%씩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것이다. 

이 같은 성장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관련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포럼(WEF)은 지난 2019 년 낸 보고서에서 내년까지 전 세계 산업 현장에서 제조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의 약 42%가 자동화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관련 자료는 또 있다. 미국의 대선 결과를 가장 정확하게 맞혀 세계적인 분석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인 영국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19년 낸 보고서에서 산업 자동화로 인해 오는 2030년까지 제조업에서만 무려 20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사라진 만큼 IPC와 산업용 로봇 등으로 제조업에서 자동화를 구현하면 인건비 절감으로 같은 해까지 매출이 연 평균 약 4조 9000억 달러씩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품별로는 패널형 PC가 향후 전체 IPC 시장에서 비교적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스는 패널형 PC 시장이 같은 기간 동안 연 평균 3.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6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같은 해 전체 IPC 시장 규모의 9.1%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랙 고정을 위한 연결 장치가 있는 IPC의 연 평균 성장률은 같은 기간 동안 약 4.1%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전체 IPC 시장의 약 1/3 차지” 

지난해 전 세계 IPC 시장에서 국가별 비중은 미국이 가장 컸을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스의 추산에 따르면 같은 해 미국의 해당 시장 규모는 약 13억 달러였다. 이는 전체 IPC 시장의 30.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어 중국은 관련 시장의 규모가 9억 9630만 달러가량이었던 것으로 추산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는 일본과 독일, 캐나다를 꼽았다.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스는 2020~2027년 이들 국가의 연 평균 성장률은 각각 3.9%, 3.3%, 3.1%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스형 PC만 놓고 봤을 때 국가별 연 평균 성장률은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및 유럽에서 같은 기간 동안 연 평균 3.7%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스는 지난해 이들 지역의 총 IPC 시장 규모는 약 6억 5160만 달러였을 것으로 추산하면서 해당 지역은 오는 2027년 8억 4240만 달러 가량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 인도, 한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APAC)의 박스형 PC 시장은 같은 기간까지 6억 44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9년 글로벌 통계회사 켄리서치(Ken Research)는 APAC에서 IPC 시장의 연 평균 성장률은 약 7.2%로 타 지역 대비 높을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시장조사사기관인 인더스트리아크(IndustryARC)가 지난 1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IPC 시장 규모가 성장하는 이유로는 ▲첨단 기술의 채택 증가 ▲IPC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증가 ▲효율적인 제조 프로세스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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