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거대 통신사로 탈바꿈할 계획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피치북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4월 완료된 자금 조달에서 회사 가치가 740억 달러(83조 6940억 원)로 평가됐다. 작년 8월에는 460억 달러였다. 시장조사 업체인 CB인사이트는 스페이스X를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치가 높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꼽는다. 이처럼 높은 기업 가치는 통신사로 발돋움하려는 스페이스X의 야심과 관련 있다.  

설립한지 19년이 된 스페이스X를 ‘스타트업’이라고 표현하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페이스X의 가치 상승은 대부분 이미 벌이고 있는 사업이 아니라,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한 투자자의 희망에서 비롯됐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화성 이주라는 야심을 실현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구촌을 아우르는 거대 통신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기존 기술을 크게 개선하는 머스크 특유의 묘수가 여기에도 사용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영국 등에서 시험 운영되고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지구 구석구석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위성 1만 2000여개를 쏘아 올려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스페이스X의 재사용로켓인 ‘팰컨9’은 발사된 다음 1단 추진 로켓이 지구로 돌아와 몇 주간 수리를 받고는 다시 발사될 수 있다.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실험,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는 의지로 스페이스X는 많은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었다. 

테슬라가 그랬듯 현실에 안주하던 기성 업체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보잉과 록히드 마틴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는 일자리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한 끝에 관련 개발 비용을 줄였다. 지난해 11월 ULA의 토리 브루노 대표는 아틀라스V 로켓의 발사당 금액이 2억 25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를 약간 넘는 금액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유럽 회사인 아리안스페이스도 발사 당 2억 1300만 달러가 드는 아리안 5호의 비용을 낮췄다. 아리안스페이스는 내년에 첫 발사 예정인 아리안 6호의 발사 비용을 이전 모델보다 40%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스페이스X의 신형 로켓 발사 비용은 6200만 달러다. 재활용 로켓은 5000만 달러다. 저렴한 가격, 비용 통제에 대한 집중, 위험을 감수하고 빠르게 반복하려는 의지는 스페이스X가 이리듐, 인텔셋 등 위성 회사와 각국 정부에 이르기까지 계약을 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 4월 16일 미국 항공우주국은 2024년까지 인류를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위한 달 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 사업 규모는 29억 달러다. 9월 15일에는 관광객 4명을 우주선에 태우고 3일간 궤도 여행을 할 예정이다. 

이 같은 행보에 글로벌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스페이스X를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우주 경제의 관제 센터(지배자)”라고 표현했다. 벤처 캐피털 회사인 세라핌 캐피탈은 최근 스페이스X가 이 부문에서만 지난 3월까지 87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수치다.

이 분야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수송량은 팰컨9보다 6배 이상 많다. 거대한 크기에도 완전히 재사용할 수 있고, 스페이스X의 로켓보다 저렴하다. 머스크는 스타십의 1회 발사 비용을 200만 달러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 분석 회사인 브라이스테크의 사이먼 포터는 이코노미스트에 스페이스X의 기술이 좋긴 하지만, 2019년 기준으로 로켓 발사 시장 규모는 60억 달러 정도로 비교적 작다고 말했다. 많은 로켓 회사들이 국가 안보를 우려하는 정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 이로 인한 진입 장벽 때문에 스페이스X의 시장 점유율은 제한될 수 있다. 대신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를 다른 계획을 위한 ‘활성화 기술’로 보고 있다고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아담 조나스는 말했다.

스페이스X의 다음 목표는 통신 사업이다. 스타링크는 다른 형태의 연결이 좋지 않거나, 연결되지 않고 있는 장소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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