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기본적인 생활 누릴 수 있도록

[테크월드뉴스=이재민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이 1년을 훌쩍 넘겼으나, 여전히 끝은 보이지 않는다. 신체의 일부가 된 듯한 마스크, 항균 패치가 붙여진 엘리베이터 버튼은 이제 일상이 됐다. 이 시국에 당연히 여겨지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장의 이동과 의사소통에 커다란 걸림돌이 됐다. 장애인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불편함, 이는 마스크의 답답함과는 비교할 수 없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장애인의 삶’에 따르면, 2019년 장애인 고용률은 34.9%로 전체 고용률 60.9%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실업률은 6.3%로 전체 실업률(3.8%)보다 1.7배나 높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20년도 2/4분기 장애인 구인·구직 및 취업동향’에 의하면, 취업한 장애인 중 지체장애인이 3068명(32.1%)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지적장애인 2648명(27.7%), 시각장애인 939명(9.8%), 청각장애인 875명(9.2%) 순으로 나타났다. 청각장애인은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인공와우를 이식하더라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취업의 문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업계, ICT 기술로 발 빠르게
하지만 앞으로는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행하는 택시가 익숙해질 전망이다.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고요한 택시’가 2020년 6월 ICT(정보통신기술) 샌드박스를 통해 여객 운송사업 허가를 받은 것에 이어 2021년 4월 말에 임시 택시 운전자격 운영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고요한 택시는 SK텔레콤과 SK에너지가 지원하는 소셜 벤처인 코액터스가 청각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만들었다. 고요한 택시에서는 모든 소통이 차량 내 태블릿 PC를 통해 필담으로 이뤄져 승객과 기사 간에 불필요한 대화가 오고 가지 않는다. 현재 청각장애인 기사 21명이 운행하고 있으며, 향후 50여 명의 기사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KT는 전통적인 통신 기업 이미지를 벗고, 디지코(디지털플랫폼 기업)로 전환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2020년 4월에는 청력을 잃었거나 사고 또는 질병으로 목소리를 잃은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AI 기술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개인화 음성 합성 기술(P-TTS)로 목소리를 구현했으며, 딥러닝을 통해 음색, 어조, 말투 등을 만들었다. KT는 이렇게 구현된 목소리로 청각장애인이 가족과 목소리로 소통할 수 있는 전용 앱 ‘마음톡’을 개발했다.

LG유플러스는 시각장애인의 책 읽을 권리를 보장하고,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시각장애인용 전자도서(e북)를 제작한다. 시각장애인용 e북은 일반 도서를 이미지, 동영상, 텍스트, 점자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표현하는 대체 도서다.

LG유플러스는 시각장애인의 요청이 많은 베스트셀러나 신간 도서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160여 권을 제작할 방침이다. 또한 장애인도서관마다 다른 점자 도서 관련 프로그램을 하나의 앱으로 접속할 수 있는 통합 앱 개발도 검토할 예정이다.

 

쇼핑, 여행 등 접근성 향상
11번가는 시각장애인의 쇼핑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AI 쇼핑앱 ‘소리마켓’을 개발한 소셜 벤처 ‘와들’에 1억 원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와들은 이미지 내 텍스트 인식기술(OCR)과 AI를 결합한 OCR+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11번가는 와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늦어도 오는 하반기 중에 앱과 웹 서비스에 OCR+AI 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이다. 솔루션이 도입되면 시각장애인은 11번가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이미지 정보는 물론 이미지 속 텍스트까지 소리로 청취할 수 있게 된다.

제주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한 2021년 사회현안해결 지능정보화 사업에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실외 길안내 서비스(Jeju Wheel Navi)’가 선정돼 오는 12월까지 IT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장애인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으로 길안내 서비스(관광지 내 경로안내, 장애물 정보 등)를 제공한다. SK텔레콤과의 협업으로 SK T맵에 서비스를 구축해 경로 안내, 주소 검색, 도로폭과 높이 등의 데이터로 내비게이션 기능과 관광지 로드뷰 등 30개 관광지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게 된다.

 

장애인을 위한 소프트웨어
전자기기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애플은 장애인을 위해 설계한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애플워치에는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한 ‘어시스티브 터치’ 기능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사용자는 두 손가락 오므리기, 주먹 쥐기, 손 흔들기 등과 같은 행동을 통해 화면을 제어할 수 있다.

아이패드에는 사용자의 눈 움직임만으로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는 ‘아이 트래킹(시선 추적)’ 기능이 업데이트된다. 아울러 양방향 보청기와 더 자세히 설명해주는 음성 지원 기능도 지원된다. 특히 새로운 보청기의 마이크는 청각장애인이 핸즈프리 통화와 페이스타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삼성전자가 4년 전에 개발한 가상현실(VR) 앱 ‘릴루미노’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안과학 진료용 소프트웨어로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릴루미노는 잔존 시력이 남아 있는 시각장애인이 앞을 볼 수 있게 해주는 VR 앱으로, VR 헤드셋으로 보는 영상을 이미지 처리 과정을 거쳐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법적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됨에 따라 서비스와 기기 개발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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