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 전철 밟을까…… 기술유출 우려
사측, “생산·연구시설과 임직원 모두 지금과 동일하게 운영할 것”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시스템 반도체 기업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가 중국계 사모펀드(PEF) 와이즈 로드 캐피털 등이 주도한 컨소시엄인 사우스 디어본, 미시건 머저 섭과 14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매그나칩은 매각이 완료된 후에도 경영진과 임직원, 사무소·연구소·생산시설 등을 동일하게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매그나칩 CEO는 “이번 거래는 매그나칩의 제3차 성장 전략(MX 3.0 growth strategy)을 가속화하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업계에서 쌓은 강력한 전문성을 지닌 와이즈로드는 매그나칩에게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

매그나칩의 최종 매각 계약 성립에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주식 또는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는 하는 경우에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매그나칩은 올해 하반기에 주주 인수와 규제 승인 등 절차를 거쳐 본건 거래가 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2025년까지 반도체, AI등 7대 첨단 과학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 R&D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기술인력 채용과 기업 M&A,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계 자본의 공격적 투자는 자본조달과 해외진출의 기회가 되긴 하지만 오히려 반도체 핵심 기술 유출에 따른 장기적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2년 하이디스테크놀로지가 중국 BOE로 매각된 후 광시야각 기술 등 디스플레이 기술 수천 건이 유출됐던 사례가 있다. 이후 하이디스는 2006년에 부도를 냈고, BOE는 2012년 중국 내 LCD 생산 1위에 올랐다. 매그나칩 매각도 핵심 기술을 빼내려는 중국 자본의 의도적 접근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는 만큼, 핵심기술의 유출 우려를 이유로 정부가 매각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2004년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가 분리되며 출범한 매그나칩은 2009년 미국 애비뉴 캐피날에 인수됐으며, 2020년 SK하이닉스가 출자한 사모펀드에 파운드리 사업부가 매각됐다. 현재 매그나칩은 충북 청주에 본사를, 서울·구미 등에 사무실과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집적회로(DDIC)와 MOSFET, IGBT 등 전력반도체를 개발·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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