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병호 교수팀, VR 기기 부피 1/6로 줄이는 기술 개발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의 이병호 교수팀(이하 연구팀)이 헤드셋 형태의 VR(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장치 크기를 1/6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존 VR 기기는 눈과 렌즈 사이의 최소 거리인 아이 릴리프(Eye Relief)를 유지하기 위해  내부 공간을 줄이기 어려웠다. 따라서 VR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부피가 커 착용감이 불편한 장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이 제안한 렌즈 배열 VR 디스플레이는 기존 렌즈 외에 작은 렌즈들을 병렬로 배치한 2차원 렌즈 배열을 추가로 삽입한 구조다. 이 광학계 구조를 적용하면 아이 릴리프 거리를 유지하면서 렌즈의 실질적인 초점거리를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VR 기기 내 필요한 공간을 기존 대비 1/2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빛이 광학계의 공간 안에서 앞뒤로 왕복 진행하도록 광경로를 접는(Folding) 기법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짧은 물리적 거리만으로 충분한 광경로를 확보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필요한 공간이 추가로 1/3 줄었다. 이로써 총 부피는 1/6 이하로 줄고, 이론상 3.3mm 두께의 공간으로도 VR 광학계 구현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라이트 필드(Light Field) 분석을 통해 렌즈 배열 구조의 단점을 보완한다. 얇은 두께뿐만 아니라 가로 102도, 세로 102도의 넓은 시야각, 8.8mm 너비의 눈동자 중심 위치 영역(아이 박스, Eye-Box), 20mm의 아이 릴리프 거리를 갖는다.

연구팀은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과 프레넬(Fresnel) 렌즈를 사용해 제작한 안경형 프로토타입도 공개했다. 이 안경형 장치는 내부 공간, LCD 패널, 프레넬 렌즈 등 필요한 소자의 두께를 모두 포함해도 총 두께가 8.8mm에 불과하다.

연구 논문 제1저자인 방기승 연구원은 “안경형 VR 디스플레이는 기존 VR 기기의 불편한 착용감과 제한된 사용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해상도 등 성능을 더 발전시켜 실제 안경처럼 일상생활 내내 착용할 수 있는 VR, AR(증강현실) 하드웨어를 구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국제특허를 출원했으며 제품 생산에 나서는 기업이 있다면 1~2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