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방제일 기자] UNIST 신소재공학부 김주영 교수 연구팀은 부러진 후에도 쉽게 다시 붙는 ‘자가 치유 능력’을 가진 3차원 나노 다공성(nano porous) 금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다공성 금 소재 내부의 기공을 작게 만드는 방법을 이용해 쉽게 부서지는 다공성 소재의 단점을 해결했다.

물질 내부에 미세한 구멍을 많이 만들면 반응이 일어 날 수 있는 표면적이 넓어진다. 나노 다공성 금 소재도 내부에 수십 나노미터(㎚, 1 ㎚=1억분의 1 m) 크기의 작은 구멍이 촘촘히 있는 구조를 갖는다. 넓은 표면적 때문에 반응성이 좋아 센서, 전극재료, 촉매 등으로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기로 채워져 있어 무게가 가볍고 금의 인체 친화성 때문에 생체 재료로도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소재 자체가 갖는 다공성 구조 때문에 작은 변형에도 쉽게 균열이 일어나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공을 25 나노미터 크기로 줄여 오히려 더 튼튼하고 잘 부서지지 않는 다공성 금 소재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기공 숫자가 많아지면 강도가 떨어지지만,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크기가 작은 기공이 조밀하게 있음에도 강도가 높다. 특히 부러진 이후에도 스스로 달라붙는 능력이 있어 파손된 이후 강도가 처음 강도의 약 50% 수준까지 회복된다.

연구진은 추가적 실험을 통해 강도가 높은 원인과 자가 치유 과정을 밝혀냈다. 확산을 통해 움직이는 금 원자가 파손된 단면을 메우는데, 기공이 작아지면 표면에 노출되는 금 원자 비율이 높아져 원자가 잘 확산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메워지는 단면의 형태가 매우 뾰족해서 자가 치유 현상이 촉진된다. 결과적으로 열이나 전자빔은 같은 외부 에너지 없이 ‘절단면이 살짝 접촉했을 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힘’(압축 응력)만으로 균열이 치유된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곽은지 신소재공학부 박사는 “기공이 작을수록 표면에 노출되는 원자가 많아 상온에서 원자의 확산(diffusion)이 잘 일어난다는 점과 금 뼈대가 엿가락처럼 끊어 질 때(necking) 그 단면이 기공 크기(25nm)보다 더 작다는 점 때문에 자가 치유 현상이 잘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개발된 소재는 다공성 소재의 장점과 금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기공이 전체 부피의 70%를 차지해 가벼우며, 일반적인 금에 비해 표면적은 10만 배 이상 넓다. 또 전기전도도가 높고 화학적으로 안정한데다 생체에도 적합하다. 금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김주영 교수는 “나노다공성 금은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인체에 무해한 소재”라며 “이번 연구로 쉽게 부서진다는 약점을 극복한 만큼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파손된 금 소재를 재활용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연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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