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N, 7년간 1조 원 넘게 투자 받아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최근 데이터 기반의 농업 기술인 애그테크(AgTech)가 주목받으며 관련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7월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등 5개 국제기구가 공동 발간한 ‘2021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1명꼴인 8억 명이 식량부족을 겪고 있는 만큼 이에 관한 해결책으로 떠오른 애그테크의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해당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은 농업계의 구글∙아마존으로 불리는 파머스비즈니스네트워크(FBN)다. 14일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FBN 회원 농가는 2016년 2500여 개에서 지난 5월 2만 5000여 개로 늘었다. 각 농가의 면적은 2015년 700만 에이커(약 3만㎢)에서 올해 초 4000만 에이커(약 16만㎢)로 증가했다. 

이에 시장에선 FBN의 비전과 가능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 분석 업체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회사 설립 연도인 지난 2014년부터 FBN이 투자 받은 금액은 8억 7040만 달러(약 1조 282억 원)에 이른다. 투자자는 유력 투자사인 블랙록과 클라이너퍼킨스∙구글벤처스,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임팩트투자(재무적 가치만큼 사회적가치를 따지는 투자) 회사 DBL파트너스를 포함해 총 22개사다. 

FBN의 기업 가치는 무려 40억 달러(약 4조 7108억 원)에 달한다. 미 투자 분석 업체 CB인사이츠는 2019년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와 FBN을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후보 기업 50’에 선정한 바 있다.

FBN의 소프트웨어(SW)는 농업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사용자의 작물 수확량을 늘려준다. 씨를 뿌리고 비료를 주며 작물을 수확하는 데까지 필요한 모든 데이터가 분석에 활용된다. 이용자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농작물을 팔 수 있게 돕기도 한다. 지금껏 이 같은 농업용 SW는 거의 찾기 힘들었다.

국내 기업 중에선 농민에게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앱 ‘팜모닝’의 운영사인 그린랩스가 대표적인 애그테크 회사다. 팜모닝의 회원 수는 지난해 11월 1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불과 1년 만에 40만 명을 넘어섰다. 회사는 이렇게 모은 이용자의 데이터에 기반해 농산물 판매 방법∙시기와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서비스 대상은 FBN처럼 초대형∙기업형 농가가 아닌 소규모 농가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의 기업 가치는 8000억 원가량이다. 지난 6월 벤처투자업계에서 4500~5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과 비교해 급증한 수치다. 회사는 유니콘을 목표로 농민에게 제공하는 재배 레시피를 기능성∙고소득작물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물고기 농부’가 기르는 채소, 사람은 뜯어서 납품만

현재 애그테크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기술인 ‘수직 농법(빛·온도와 같은 환경이 제어된 곳에서 작물을 심은 판을 쌓는 것)’으로 성장한 국내외 회사도 있다. 스마트팜(Smart Farm·빅데이터에 기반해 최적의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 분야에서 유일한 나스닥 상장사인 앱하비스트와 한국 기업인 아쿠아포닉스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해외농업자원개발협회는 ‘2021 상반기 해외농업’ 보고서에서 앱하비스트가 올 상반기까지 5억 달러(5896억 원) 이상을 모금해 업계 최대 규모의 수직 농법 수경재배 하우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대규모 시설에 정밀기술을 적용해 운영비를 줄이고 농사의 효율성과 작물 신선도, 면적당 생산량은 증대시켰다. 앱하비스트의 면적당 작물 생산량은 일반 토지 대비 22배 이상 많다.

지난 25일 춘천시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아쿠아포닉스는 국내 최초로 실내형 양어수경농장(물고기 양식+수경재배)을 만들었다. 양어수경재배는 쉽게 말해 물고기 배설물이 섞인 물로 채소를 키우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사용하면 채소가 물속 질소를 흡수해 수질을 깨끗하게 만들어 별도로 정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온도와 습도, 일사량 등은 센서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자동으로 바뀐다. 채소를 기르는데 걸리는 기간은 30여일이면 충분하다.

이처럼 높은 생산성에 수직 농법 시장의 전망은 밝다. 지난 10일 미국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앤마켓은 해당 시장의 규모가 올해 31억 달러(약 3조 6626억 원)에서 연 평균 25%씩 성장해 2026년 97억 달러(약 11조 4606억 원)로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성장 동인으론 ▲수직 농업에 관한 높은 수율 ▲기상 조건에 관계없는 365일 작물 생산 ▲향후 LED 기술의 발전과 적은 자원 투입량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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