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조명의 기자]

성균관대 의과대학 이주상 교수 연구팀(다음세대 의학연구실)은 미국 National Cancer Institute의 Eytan Ruppin 교수 연구팀과 함께 기존의 개인 맞춤형 의료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 플랫폼 셀렉트(SELEC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본 연구에는 서울삼성병원 이세훈 교수 연구팀, 차의과대학 황소현 교수 연구팀도 참여했다.

이 플랫폼은 기존의 방식과 두 가지 면에서 차별된다. 첫째, 암세포에서는 유전체의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전적인 변이가 나타나는데, 연구진은 최근의 임상 시험 결과들을 바탕으로 유전자 발현 패턴(transcriptomics)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둘째, 하나의 유전자는 세포 내에서 많은 다른 유전자들과 네트워크를 이루며 긴밀한 상호작용을 한다. 연구진은 이런 유전자 상호작용 중에 암 치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암세포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합성치사 상호작용(synthetic lethal interaction)을 선별해 항암 맞춤 치료에 이용했다.

현재 실험적인 방법으로 암 환자의 치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전자 네트워크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 이 난제를 극복하고자 연구진은 빅데이터의 힘을 활용했다. 대량의 암환자 유전자·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암치료에 유익한 합성치사 관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개별 항암 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생체지표를 밝혀낼 수 있다.

이렇게 밝혀진 합성치사 유전자 생체지표는 기존의 맞춤 치료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잠재력이 있다. 항암제가 효과가 있을지를 치료하기 전에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만 가지고 예측함으로써 불필요한 치료를 막을 수 있고, 환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세계 각국의 암센터에서 실시된 다양한 암종과 표적 치료제·면역 치료제를 아우르는 약 4000명 이상의 환자가 참여한 48개의 임상 시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이 발견한 유전자 네트워크는 80%의 표적·면역 항암제에 대해 환자의 반응률·생존율을 기존의 다른 어떤 생체지표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합성치사 생체지표는 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근 시행된 국제 공동 임상시험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기존의 접근법이 제공하는 것보다 2배가 넘는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본 연구는 독립적인 임상 시험을 통해서 검증하는 단계가 남아있다. 연구진은 현재 미국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등과 함께 본 연구에서 밝혀진 유전자 네트워크가 암 환자에게 개인 맞춤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이 임상 시험이 성공한다면 새로운 치료법을 기다리는 많은 암 환자와 의료진에게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상 교수는 “다양한 암종과 치료제에 대해 하나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상당한 예측력을 보이는 것이 SELECT의 힘이다”며 “앞으로 대용량의 유전체 데이터와 발전된 인공지능 모델을 이용해 암 정밀의학을 혁신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의약학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 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셀 (Cell)’에 4월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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