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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소프트웨어, 조연에서 주연으로자율주행 기술 구현의 첨병, 자동차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①
정환용 기자 | 승인 2018.09.12 09:06

[EPNC=정환용 기자] 열쇠로 자동차 문을 열고 운전대 우측 아래에 꽂아 시동을 건다. 차에 올라타기 전에 접어뒀던 사이드 미러를 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손잡이를 돌려 창문을 내린 뒤, 후진 기어를 넣고 차를 주차장에서 빼 회사로 향한다. 손을 내밀어 사이드 미러의 각도를 조절하고, 길이 막혀 1단과 4단을 쉴 새 없이 변속한다. 잠시 여유가 생겨 라디오를 켜고, 다이얼을 돌려 주파수를 맞춘다. 회사에 도착한 뒤 주차장의 폭이 넓지 않아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옆 차와 접촉하지 않게 조심조심 후진 주차를 한다.

20여 년 전의 자동차 운전자에게 위 상황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시동을 건 뒤 엔진과 미션의 기계적인 동작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조작은 수동이었고, 운전자는 주행 중 손과 발을 끊임없이 움직여야 했다. 2017년 기준으로 수동 변속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1종 보통 이상 면허 취득자는 약 2000만 명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자동차가 자동 변속을 지원해 사실상 큰 의미가 없게 됐다.

현재의 운전자들은 예전처럼 주행 중 손과 발이 바쁠 일이 별로 없다. 리모트 키로 문을 열고 버튼으로 시동을 걸며, 주행 중 기어를 바꿀 일도 없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작동하면 가·감속을 게임하듯 버튼으로 조절한다. 대부분의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버튼으로 해결하고, 내비게이션 등 디스플레이 조작도 터치로 할 수 있다. 어려운 후방 주차도 후방 카메라와 거리 감지 센서로 난이도가 낮아졌다. 현재 활발하게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 보편적으로 적용돼 운전대에서 손을 놓게 되고 음성인식 기능이 결합되면, 운전자는 차에 오르내리는 일을 제외하면 손발을 쓸 일이 없게 된다.

각종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편의성이 점점 향상되고 있는데,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명령을 수행하는 것은 기계적·전자적 기술이지만, 명령을 받아들이는 것은 소프트웨어가 할 일이다. 자동차에 적용될 수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가 표준화되는 것이 선행돼야 하지만,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자동차 브랜드와 모델에 따른 독창성도 요구된다. 최종적으로는 차량의 모든 제어를 원스톱 솔루션으로 하게 될 상황을 감안할 때, 자동차용 소프트웨어의 기술 표준이 필요해 보인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조연에서 주연으로
향후 최종 자율주행 기능을 자동차 구입의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게 되면, 일부 기계적인 동작을 제외하고 자동차의 모든 기능은 하나의 주체로 모아질 것이다. 운전석의 개념이 없어질 수도 있고,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도 음성인식만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택시, 버스 운전기사라는 직업이 희귀해질 수 있는 세상이다.

이것이 현실이 되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과제가 하나 있다. 엔진의 동작이나 자동차의 기계적인 구동 과정을 제외하고, 시동부터 에어컨 온도 조절까지 기존에는 개별 작동했던 모든 전기장치들이 모두 능동형 조작 방식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언젠가는 손으로 누르거나 조작하는 버튼과 스위치가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창문을 손으로 돌려 내리는 수동 손잡이처럼 말이다.

차량 내부의 모든 제어장치를 자동으로 조절하려면, 이를 통합 제어·관리하는 운영체제, 미들웨어 등의 소프트웨어가 필수다. 지금까지 자동차에 적용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스마트 에어백 시스템을 제어하거나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컨트롤 등에 주로 사용됐고, 일부분에 한해 정보를 공유하는 형식이었다. 현재 시판 자동차에 보급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운전자보조시스템(Adaptive Driving Assistant System, 이하 ADAS)를 넘어 자율주행 3단계, 4단계가 적용되면, ‘운전’이란 단어부터 자동차에 대한 정의가 크게 바뀔 수도 있다. 최종 단계까지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에 대해 알아보자.

 

2018년의 상한선은 ‘오토 모바일 서비스’
지난 2013년과 2014년, 모바일 운영체제 개발사 애플과 구글이 각각 자사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발표했다. 애플의 ‘카플레이’(CarPlay)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는 2018년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장착 자동차에서 지원하고, 두 서비스 모두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모바일 기기의 몇몇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 소프트웨어라기보다는 모바일 기기를 자동차의 디스플레이에 미러링해 활용하는 정도로 보면 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위해선 ADAS가 보편화돼야 한다. 전방 추돌 경고, 차선 변경 경고 등의 선택적 ADAS 기능이 대중교통부터 천천히 시중에 적용되고 있지만, 무척 제한적이고 선택적인 수준임을 감안하면 보편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ADAS에 포함되는 기능은 전방 추돌 방지, 차선 이탈 방지, 전조등 방향 제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다. 이 기능들의 특징은 선루프 개폐 스위치처럼 단일 동작만을 제어하는 전기장치가 아니라, 다른 기계적인 구동부와 연동하는 종합 제어 시스템이란 점이다.

전방 추돌 방지 기능은 경보와 제동 등의 반응으로 FCW(Forward Collision Warning), FCA(Forward Collision Avoidance Assist)로 나뉜다. 이 기능을 예로 들어보자. 내 차가 고속도로 3차선에서 90km/h로 주행하고 있는데, 같은 속도로 달리던 전방의 차량이 무슨 이유에선지 갑자기 속도를 줄인다. 시속 90km 상태에서 전방 차량과의 안전거리는 약 90m 정도로, 앞차의 감속으로 안전거리가 급격하게 절반으로 가까워졌다. FCW가 반응해 앞차와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경보를 울리고,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지만 컴퓨터가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량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확보한다.

이 상황을 과정 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차량 전방의 센서가 앞차와의 거리를 상시 측정하고 있다.
2. 앞차의 감속으로 기준치 이상으로 빠르게 거리가 가까워진다.
3. FCW가 앞차와 이상 접근하고 있다며 경보를 울린다.
3-1. 운전자가 이를 파악하고 속도를 줄여 안전거리를 확보하면 경보가 꺼진다.
3-2. 운전자의 조치가 늦어 접근 속도가 줄지 않으면 FCA가 작동한다.
4. FCA의 작동으로 제동장치가 자동 동작해, 강제로 속도를 줄여 안전거리를 확보한다.

거리 측정 센서는 아직 전방의 사물이 자동차인지 자전거인지 구분하지는 못하고, 레이더(RADAR) 센서를 이용해 사물의 여부와 거리 정도를 측정한다. 컴퓨터로 따지면 외부 침입을 24시간 감시하는 백신 프로그램이다. 이는 향후 라이다(LiDAR) 센서가 보급돼 전방의 사물을 정의할 수 있게 되면 세대교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레이더와 라이다는 수집하는 정보의 양과 종류가 다르고, 라이다 센서로 수집된 정보를 컴퓨터가 처리하는 속도가 적어도 운전자의 반응보다 빨라야 하는 점이 보급의 높은 장벽이다.

2번 과정이 경보와 제동장치 동작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다.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직 표준화돼 있지 않고, 킬로미터 단위의 속도를 그대로 미터로 바꾸면 얼추 맞다. 또한, 앞차가 속도를 줄이는 경우의 수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서 감속하는지 브레이크를 밟아 급정거를 하는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주행 중인 자동차의 안전거리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업계나 협회, 정부의 표준화 작업만으로 결정지을 수 없는 문제다. 차종, 현재 속도, 도로 상태, 가·감속 여부, 좌우 차선 상태 등 찰나의 순간에 감안해야 할 요소가 많고, 앞차의 감속 변수가 발생했을 때, 정보수집 하드웨어와 정보처리 소프트웨어가 숙련된 운전자의 감각과 비슷하거나 더 빠른 수준으로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고속도로 정속주행이란 조건에서도 자동차의 대응에 대한 변수가 다양한데, 자동차 전반적인 이용 과정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그 변수는 무한대에 가까워진다. 자동차용 실시간 운영체제는 다른 요소보다 현재의 기계식·전자식 장치의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속도를 향상시키는 데 먼저 집중해야 한다. 유용한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방법은 둘째 문제다.

자동차의 지능이 진화함에 따른 변화는 차량 외부보다 내부에서 더 빠르게 온다. 패션 트렌드가 돌고 도는 것처럼, 자동차의 익스테리어도 유행과 필요에 따라 조금씩 모습을 달리 할 뿐이다. 반면 인테리어는 자동차의 용도와 목적에 따라 상당한 부분에 변화가 온다. 자율주행 기술이 최종 단계까지 완성되면 더 이상 ‘운전석’과 ‘보조석’의 개념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바뀌게 될 것이 MCU(Micro Controller Unit)다. 자동차를 비롯해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탑재돼 있는 MCU는 전기장치가 제 역할을 하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이들이 주행 중 문을 열지 못하게 잠그는 도어록, 에어컨의 온도를 조절하는 다이얼, 현재 속도와 엔진의 회전수를 알려주는 타코미터까지 자동차에도 다양한 종류의 MCU가 사용된다.

자동차의 MCU는 대부분의 장치 개별적으로 작동한다. 이는 명령 체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인데, 창문을 내리는 버튼과 내비게이션을 켜는 버튼이 다른 걸 생각하면 된다. 이런 동작들을 모두 연결해 하나의 명령체계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통합 과정이 필요한데, 여기서 명령 체계를 지휘해 주는 것이 실시간 운영체제(Real Time Operation System)다. 명령 방식이 만능 원 다이얼 형태가 될지 음성인식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향후에는 자동차의 시동부터 주차까지 모든 명령의 인식과 수행 과정이 하나로 모이게 될 것이다.

자동차 제어 시스템은 센서, 제어, 액추에이터의 결합으로 구성돼 있다. 센서가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자가 제어를 명령하면 액추에이터가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액추에이터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공통 국제표준(IS26262)에 맞춰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제어장치로, 2003년 만들어진 자동차 개발 파트너십 AUTOSAR (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가 다양한 관련업체를 모아 개발 표준과 규격화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만도 등의 기업과 단체가 규격화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의 전기장치 제어를 통합할 수 있는 RTOS의 개발자가 향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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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용 기자  hyjeong@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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