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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홈 인프라모든 것이 연결되는 디지털 알프레드, 스마트 홈 어플라이언스 ②
정환용 기자 | 승인 2018.05.04 17:08

[EPNC=정환용 기자] 2000년대에 들어 선보인 수많은 SF 영화들을 보면, 앞으로 스마트 홈이 어떻게 운영돼야 할지 대강의 구성을 볼 수 있다. 최근 코믹스 시리즈로 인기가 높은 ‘아이언 맨’을 보면, 주인공 토니의 작업실이 이상적인 스마트 홈 인프라로 볼 수 있다. 명령 방식으로 음성과 제스처를 함께 이용하고, 음성비서는 질문에 대답하는 도중 사용자가 말을 이어가면 대답을 멈출 만큼 반응 속도가 빠르다. 중앙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음성비서는 뭔가를 가져오라는 단순한 심부름부터 도면을 3D 스캐닝해 새로운 원자의 조합을 찾으라는 명령까지 곧장 수행할 수 있다.

이런 수준까지 바라는 것은 10년 안에도 꿈꾸기 어렵지만, 현재의 분야 별 기술이 융합되면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IoT 시스템 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명령 체계와 인식 체계, 그리고 수행 체계인데, 수행 체계는 이미 완성에 가깝게 구현돼 있다. 관건은 사용자가 기계에게 동작 명령을 내리는 것과 이를 기계가 받아들이는 인식 체계다. 다양한 종류의 음성인식 스피커는 누구나 구매할 수 있지만, 통신사들이 TV 광고에서 말하는 것처럼 홈 IoT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조금 먼 미래의 일이다. 센서와 시스템의 융합으로 스마트 홈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된다면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 상상해 보자.

 

Part 1. 내 집을 더 똑똑하게 꾸미는 방법
Part 2. 보이는 IoT, 보이지 않는 IoT
Part 3. 스마트 홈, 과연 현실에 가까이 다가와 있나

 

기본 - 인식 센서

스팀 라이브러리에 아무리 많은 게임을 모셔둬도, 인터넷 연결이 없다면 소용없다. 홈 IoT 역시 인식 기능을 갖춘 입∙출력 센서가 있어야 한다.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음성인식 스피커는 하나의 도구일 뿐, 홈 IoT에서 필요한 것은 음성인식, 그리고 모션 인식이다. 음성인식의 필요는 당연하고, 모션 인식 센서는 제스처 명령을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하다. 중앙제어 시스템에서 사용자를 비롯한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면, 굳이 직접 설정하거나 말로 명령하지 않아도 집이 비면 보일러의 가동을 줄이고 조명이나 불필요한 대기전력의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움직임 감지 센서로 노인들을 지켜주는 안심센서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센서가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홈처럼 단일 기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실내 모든 곳에 배치돼야 한다는 점이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레드퀸처럼 홀로그램으로 인공지능 비서가 모습을 드러낼 필요는 없지만, 현관에서 테라스 끝까지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곧장 수행할 수 있을 만큼은 필요하다. 모션 인식 센서라면 집안의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선에서 최소한의 숫자로 배치하는 것으로 소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음성인식을 위한 마이크는 좀 더 많은 숫자로 배치해 명령 인식 범위를 높일 수 있다. 센서와 더불어 “창문 좀 열어줘” 등 일부 명령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모터나 유압 기반의 소형 액추에이터가 적용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외부 - 보안, 침입 방지

완성형 스마트 홈은 집 안에서만 작동하는 수동적인 시스템이 아니다. IoT가 실내를 넘어 스마트 빌딩과 스마트 시티까지 도달한다면, 사용자는 적어도 공적으로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퇴근 시간 아파트 주차장에 내려갈 때, 주차장의 공간 인지 센서가 차량과 연동돼 빈 주차공간을 알려주고, 지하 현관 쪽으로 가면 안면인식 센서가 아파트의 주민임을 확인해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이는 반대로 주차장이나 주거지에 불청객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아파트나 주택의 외부에서 침입이 발생한다면 부적절한 움직임을 파악하고 1초 만에 경보와 사용자 호출, 경찰 신고를 하게 된다.

이 부분이 IoT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인데, 모든 사물이 연결된다는 것은 달콤한 사탕인 동시에 악마의 씨앗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이래 40여 년이 지났지만 불법 침입과 바이러스는 아직도 정복되지 못했다. 해커가 IPTV 셋톱박스를 좀비PC로 악용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연결되는 IoT 역시 침입에 의한 피해는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홈 IoT 시스템에 침입해 모든 집의 도어록을 열어버린다거나, 수도과 전기의 공급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IoT 솔루션 기업들이 개발 단계부터 보안과 침입 방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현관 - 알림, 상태 확인

출근했던 사용자가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기 전, IoT 시스템은 사용자의 귀가 후 행동 패턴을 분석해 샤워와 식사 중 무엇을 먼저 할지 제시한다. 모션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귀가를 파악한 시스템은, 서버에 저장된 인사말 중 하나를 건넨다. 이는 현재의 음성비서 서비스처럼 실시간으로 수없이 쌓이는 음성비서 활용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된다. 향후 약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되면 머신러닝에서 한 걸음 나아가, 저장된 문구가 아니라 언어와 문장의 조합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농담을 건넬 수도 있다.

IoT 시스템은 집에 돌아온 사용자에게 오늘 정오에 로봇 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했고, 낮 시간에 창문을 약간 열어 환기를 시켰다고 보고한다. 사용자가 TV 스포츠 채널을 켜라고 말한 뒤 거실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면, 열 감지 센서가 담뱃불을 인식하고 가까운 쪽의 창문을 열어준다(재떨이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는 것은 다음 세대에나 가능할 일이다). 현재 시점의 기술에서 IoT 시스템이 로봇 청소기를 동작시킨 것은 바닥에 먼지가 쌓인 것을 간파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예약 작동 기능과 비슷한 수준이고, IoT 시스템은 기기들의 작동 이력을 사용자에 전달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IoT와 인공지능은 약간 거리를 두고 생각해야 할 기술로, 인공지능은 IoT 시스템의 성능 향상을 위해 단계적으로 적용될 기술이다.

 

거실 - 멀티미디어, 환경 설정

현관이나 주방 등 일반 가정집에서 특정하는 장소가 아니면, 거실이나 침실은 비슷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개발자 입장에서 좀 더 수월하다. 국내의 인식처럼 안방과 건넌방, 서재와 놀이방을 모두 다른 형태로 인지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기술의 문제라기보다 효율의 문제일 수 있다). 게임 콘솔을 켜고 이번 달의 무료 게임을 다운로드받으라고 말하면, IoT 시스템은 차단했던 전력을 게임기에 공급하고 전원을 켜 명령을 수행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거실의 조명을 약간 낮춰 게임 화면을 잘 보이게 하고, 적어도 두어 시간은 계속해서 게임할 것을 파악하고 있는 시스템은 보일러의 물의 온도를 잠시 낮춰 전력의 낭비를 줄인다.

사실 이 부분은 기술보다는 효율에 좀 더 가까운데, IoT 시스템이 제조사에 관계없이 모든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그것만큼 빠른 발전이 없겠지만, 아마도 가까운 시일 내에 홈 IoT 시스템이 적용된다면 통신사보다 가전제품 제조사 그룹으로 묶이는 것이 더 빨리 선보일 수 있다. 가정 내 IoT 시스템으로 경계를 지으면 전자제품 제조사 대기업들은 거의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모두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가전제품 제조사가 IoT 시스템의 명령체계에 대한 기술표준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적어도 국내 기업들이 소비자 편의를 위해 자사 표준을 고집하지 않고 공통 표준을 선택할지는 의문이다.

 

주방 - 총괄 관리, 생활 지원

주방은 생각보다 집안의 장소 중 사람이 오래 머무는 공간은 아니지만, 의식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공간 중 하나다. 기자처럼 온갖 장소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은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식탁에서 먹는다. 여기에 IoT 시스템이 가장 먼저 적용돼야 할 가전제품은 냉장고다. 현재 가전제품 제조사들이 저마다 스마트 냉장고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 아직 IoT 냉장고라고 당당히 칭할만한 제품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관 중인 음식과 식재료의 재고와 상태 파악으로, 이것만 구현된다면 홈 IoT 시스템은 절반이 완성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IoT 냉장고가 되기 위해선 기기 자체에 비전 인식 센서가 제품 내외부에 모두 탑재돼야 한다. 음식을 냉장고에 넣기 전, 언제 어떤 음식을 어떤 상태로 넣는지를 파악하고, 보관 중이던 음식물이 변질될 가능성이 보이면 사용자에게 오늘 저녁으로 이 재료를 써야 한다고 알려줄 수 있다. 공산품의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유통기한을 인식시킬 수 있으니 날짜가 임박해 오는 유제품의 소비를 재촉할 수도 있다. 이것은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와는 별개로 비전 인식 센서가 음식물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식재료의 포장재에 바코드를 등록하는 구시대 방법도 있지만, 아직 음식의 종류와 상태를 인식하는 수준의 비전 센서는 공개된 것이 없다.

 

욕실 - 온도 관리, 건강 보조

화장실 겸 욕실은 사람의 위생을 책임지는 장소인 동시에 가전제품에는 쥐약인 장소다. 용도의 특성상 물이 도처에 다양한 형태로 가득 차 있어,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은 사용하기 쉽지 않다. 최근의 스마트폰은 대부분 기본적인 방수를 지원해 큰 문제는 없지만, 오랜 시간 사용하는 것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욕실에 적용되는 센서와 전자기기는 방수 처리가 기본이다. 또한, 카메라는 있으면 안 되지만 모션 센서는 있어야 한다. 오히려 모션 센서는 다른 장소에서보다 더 정확할 필요가 있다. 욕실의 모션 인식 센서의 목적은, 편의가 아니라 안전이기 때문이다. 집안에서의 안전사고 중 생각보다 화장실에서의 안전사고 비중이 높은 편인데, 혼자 있을 때 사고를 당하면 도움을 받기 어렵다. 어린이나 노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른 장소와 마찬가지로 욕실에서도 인식 센서는 필요하다. 향후 IoT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면 수도 레버의 개념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세면대에는 움직임 감지 센서를 적용하고, 샤워기는 제스처 센서로 물의 양과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손을 좌우, 위아래로 움직여 명령을 내리는 센서는 이미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제스처 센서의 관건은 이를 어디에 적용하는지에 달렸는데, 전시회장에서는 스피커에 적용돼 있었지만 욕실의 변기 레버나 수도 레버에 적용하면 사용 환경이 훨씬 편해진다. 원래 홈 IoT의 목적인 ‘더 나은 편의’에 가장 적합한 곳이 욕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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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용 기자  hyjeong@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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