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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을 더 똑똑하게 꾸미는 방법모든 것이 연결되는 디지털 알프레드, 스마트 홈 어플라이언스 ①
정환용 기자 | 승인 2018.05.04 17:08

[EPNC=정환용 기자] 여기저기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을 외치고 있다. 기업들은 마치 잠시 후면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모든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것처럼, 너도나도 ‘IoT’를 홍보 문구로 사용한다. TV 광고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머지않아 소파에 앉아 잠이 들었을 때 이를 감지하고 TV와 조명을 끄고 집안 온도가 21도로 자동 설정되는 집에서 살게 될 것 같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벽면에 스위치가 없어지는 집은 분명 보편적인 기술이 될 것이고, 가정 인테리어의 기준은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굳이 인공지능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지능형 센서와 컨트롤러의 조합으로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범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온도와 조명, 가전제품의 동작 상태를 모두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 시스템은 누구나 기다리는 첨단 미래의 모습이다.

스마트 홈 시스템에 요구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센서로 통칭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인식·제어 장치, 중앙 집중형 컨트롤을 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연결시켜 주는 네트워크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이미 IoT 센서는 범용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지금 시기에서의 관건은 컨트롤과 네트워크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물론 가능 여부만을 본다면 통합 컨트롤러를 만드는 기술과 이들을 모두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술 모두 실제로 구현돼 있다. 이들 기술이 IoT란 공통분모로 통합하는 과정이 남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논의와 쟁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의 과제다.

아주 단순한 정의로, 집에 IoT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센서, 컨트롤, 네트워크 등 3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루며 조합돼야 한다. 수많은 센서는 다양한 기기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컨트롤러는 이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간단하게, 그러나 정확하게 현재 상황을 알려야 한다. 이것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기기 간의 메시 네트워크가 조밀히 구성돼야 한다. 이 세 가지 기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때 ‘스마트 홈’이 현실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

 

Part 1. 내 집을 더 똑똑하게 꾸미는 방법
Part 2. 보이는 IoT, 보이지 않는 IoT
Part 3. 스마트 홈, 과연 현실에 가까이 다가와 있나

기자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가전제품은, 삼성전자가 말 그대로 별 3개가 겹쳐진 로고를 쓰던 시절 어머니가 혼수로 장만하셨던 전자레인지다. 버튼이 없고 기계식 타이머 다이얼이 있었고, 다이얼 주변으로 조리 별 사용시간이 적혀 있었다. 다이얼이 다 돌아가면 예의 ‘땡’ 소리가 나는 방식으로, 2011년경 새 전자레인지를 구입하기 전까지도 약 30년간 고장 없이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의 기기 작동 방식이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기기 작동을 직접 하는 것이 익숙하다. 차량 공유서비스를 이용할 때 스마트폰 앱으로 자동차의 문을 열고 잠그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자기기들을 리모컨으로 간접 제어할 수 있게 됐고, 현재는 기기 전용 컨트롤러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범용 앱으로 천천히 옮겨가고 있다.

전자제품의 성능 발전과 별개로, 소비자들은 기능이 추가되는 것으로 기술의 발전을 더 빨리 체감할 수 있다. 오븐이 포함된 가스레인지로 요리를 할 때도 출시 초기에는 주변에 스톱워치를 놓고 조리 시간을 살펴야 했지만, 지금은 시간을 설정해 두고 자동으로 조리하도록 놔두면 된다. 길다란 호스에 연결된 유선 청소기는 무선으로 바뀌었고, 그마저도 최근에는 로봇청소기가 대신하기도 한다(아쉽게도 로봇청소기의 청소 능력 자체는 사람이 직접 할 때보다 못하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어떻게 향상될지 고민해 보자. 기기 자체의 성능은 이미 상향평준화에서 크게 나아질 구실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이전 제품보다 사용이 더 간편해야 한다. 물론 가격은 더 비싸지겠지만 이를 감수할 만한 편의성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 사람들은 많다. IoT의 정의처럼 가정 내 모든 사물이 무선 통신으로 하나가 되는 세계를 상상해 보자.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IoT 솔루션이 똑똑해지기 위해 여러 요소와 신기술들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필요로 하는 것은 일종의 인공지능이다. 음성 센서나 비전 센서로 주변의 정보를 받아들여 처리하는 것은 현재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데, ‘어떤’ 음성과 영상을 정보로 받아들일지 판단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할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글에서의 주된 초점은 IoT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개발과 관련된 언급은 되도록 줄인다.

▲아마존, 구글을 비롯해 글로벌 ICT 기업들이 만들고 있는 음성인식 스피커는 홈 IoT 솔루션의 컨트롤러 역할을 수행하는 기기로 보면 된다. 기기 사용 환경에서의 음성인식 기능은 IoT와는 별개로 생각하면 된다.

똑똑한 가전제품이 되기 위한 조건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을 백색가전이라고도 부른다. 혹자는 주방용 가전제품을 일컫는 말로 사용하고, 가정용 가전제품 전체를 통칭하는 단어로도 사용한다. 과거부터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들이 하나같이 화이트톤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비슷한 뜻으로 TV, 오디오 등은 흑색가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는 가정용 가전제품을 통칭하는 단어로 부른다.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백색가전의 필수품으로 냉장고, 전기밥솥, 청소기, 세탁기 등이 있다. 이들 기기를 임의로 수동적 기기와 능동적 기기로 나눌 수 있는데, 청소기처럼 기기 자체만으로는 이용이 어렵고 사용자가 직접 작동시켜야 하는 것을 수동적 기기, 냉장고나 세탁기 등 사용자가 사용하는 것만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능동적 기기로 구분한다. 청소기의 경우 로봇청소기처럼 하부 카테고리로 다시 구분되는 경우도 있다.

수동적 기기(예: 청소기)와 능동적 기기(예: 냉장고)는 필요로 하는 IoT 솔루션의 종류가 조금 다르다. 특히 무선 청소기가 다른 사물과 연결되기 위해선 실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다. 영화 ‘제5원소’를 보면 악당 조그가 컵을 깨뜨리자 청소 로봇이 나와서 깨진 조각을 치우고 바닥을 정리한 뒤 원래 자리로 복귀한다. 이는 청소기에만 IoT 솔루션이 적용되는 것으로는 불가능하고, 소리와 위치, 구조물을 인식·분석할 수 있는 센서가 실내 전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어야 한다.

초창기의 로봇청소기는 기기 자체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충돌 센서로 주변의 장애물을 인식하고 피해가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지금은 장애물 인식을 적외선, 초음파 등 다양한 센서를 복합 적용해 인식하고, 충전을 위해 베이스 스테이션으로 자동 복귀할 수도 있다. 좀 더 가격이 높은 고급형 모델은 실내 공간을 인식하고 내부 지도를 작성해 실내 위치를 보정하며 자동으로 모든 구역을 청소하게 만들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기능이 추가돼야 한다. 바로 청소기 본연의 역할인 청소 상태를 파악하는 기능이다. 청소 기능 자체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성장하며 물걸레질까지 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다. 하지만 로봇청소기 자체의 크기나 출력의 한계 때문에, 청소 능력 자체는 최근 인기가 높은 다이슨의 V8처럼 뛰어나지 못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바닥 청소 외에 침대, 책상 등 다른 청소는 불가능하다.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로봇청소기 자체가 IoT 클리닝 솔루션으로 모든 청소기를 대체할 수는 없다. 다만 어느 구역을 언제 청소했는지, 청소 상태는 어떤지, 기기의 먼지 제거 시기는 언제인지 등 기기 운영 자체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사용자에 전달해주는 것으로 로봇청소기는 IoT 솔루션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능동적 기기는 IoT 적용의 난이도가 좀 더 높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2개 기업의 냉장고 TV CM은 항상 볼 수 있는데, 전면 특수유리로 노크를 하면 내부가 보이는 기능, 혹은 태블릿PC 시스템을 빌트인 탑재하는 등의 부수적인 기능을 주로 홍보한다. 단적으로 말하면 이런 기능들은 IoT와 관계가 적다. 가정에서 항상 켜져 있으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냉장고는 사실 IoT 솔루션을 적용하기 가장 어려운 가전제품이라 할 수 있다.

냉장고가 IoT 키친 솔루션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냉장고 내부에서 보관 중인 음식물을 파악할 수 있는 감지 센서다. 현재도 수동적으로 어떤 식재료를 언제 넣었는지를 입력하고, 종류에 따라 일정 기일이 지나면 식재료가 상할 가능성을 알려주는 정도는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냉장고 문에 포스트잇으로 재료 구입일자를 적어두는 아날로그 감성과 다를 바가 없다. 냉장고 제조사는 지금까지처럼 ‘좀 더 똑똑해 보이는’ 제품보다 ‘좀 더 똑똑한’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는데, 현재까지 출시된 신제품들을 보면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IoT 냉장고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기능으로 온도 조절이 있다. 온도 조절 기능은 사실 ‘냉장고’라고 불리는 기기라면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할 기능이다. 여기서 필요로 하는 온도 조절은 보관 중인 식품의 상태와 종류에 따라, 냉장고 내부 위치에 따라 최적의 온도를 찾아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음식과 식재료가 들어오는지 파악해야 하는데, 음식물의 종류와 양을 구분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일반적인 보관 기간이 지난 식재료를 알려주고 이 재료들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냉장고가 나온다면, 주방 생활이 더없이 쾌적해지지 않을까 싶다.

IoT 냉장고의 전면을 비추는 비전 센서에 양파 한 주머니와 돼지고기 두 근을 보여주면, 냉장고와 연결된 클라우드 서버의 인공지능이 해당 날짜와 식재료의 이름, 종류, 양 등을 파악해 냉동실·냉장실의 어느 칸에 보관할지 알려준다. 원래는 냉동 보관해야 하지만, 오늘 저녁에 곧장 요리해 먹겠다고 알려주면 임시로 냉장실에 보관해도 된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냉장고의 이런 기능을 당연한 듯 사용하기 위해면 현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비전인식 센서와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가 결합돼야 한다.

스마트 홈 어플라이언스의 3대 요소
센서

스마트 가전제품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에 대해 알아보자. 앞서 설명한 냉장고를 냉장고라 부르게 하는 내부 온도 감지 센서는 이미 적용돼 있고, 냉동실과 냉장실의 칸별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기도 한다. 여기서 주방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더욱 다양하게 수집하기 위해선, 보관 중인 음식물의 기록·관리 소프트웨어와 함께 어떤 식재료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영상인식 이미지 센서가 필요하다. 식재료 별 적정 보관 기간이나 유통기한을 파악하고 사용자에 알려주는 것은 클라우드, 분석 서비스에서 할 일이다.

이처럼 가전제품 별로 IoT 솔루션 구축을 위해 필요로 하는 센서가 조금씩 다르다. 중요한 것은 기존에는 파악할 수 없었던 유용한 정보를 추가로 수집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사용자가 직접 사용해야 하는 무선 청소기도, 오늘 청소기가 닿지 않은 부분이 어느 구역인지 알려주고 다음 청소 때 해당 구역을 먼저 청소하라고 알려주는 공간 인지 센서가 필요하다.

세탁기의 경우 사용 대상인 의류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세탁물의 양에 따라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얼마나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이미 적용돼 있다. QR코드나 다른 인식 방법을 적용한 세탁물을 투입구의 센서를 통과하게 하면, 해당 의류의 종류와 재질, 컬러 등을 인식시켜 함께 세탁하면 안 되는 의류를 알려줄 수 있다.

컨트롤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은 IoT 솔루션의 소비자 단계에선 접근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는 냉장고 속에서 1달 이상 보관 중인 식재료가 무엇인지 파악하면 되고, 어떤 식재료를 어떤 기술로 분석해 어떤 정보로 가공할 것인지까지 파악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기기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활용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 단계에서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기기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중앙 집중형 컨트롤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는 이미 구축돼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기점으로, GUI를 비롯해 사용자 친화적인 도구로 제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네트워크

홈 IoT가 완성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각종 기기들의 센서와 컨트롤러, 그리고 각각의 센서들을 이어주는 네트워크다. 사실 저전력 네트워크가 IoT 솔루션 적용을 위한 기술 표준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가정에서는 전력소모가 적은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할 필요성이 적다. 어차피 대부분의 IoT 적용 사물은 전력을 소비하는 전자기기로, 대부분은 항상 연결돼 있는 콘센트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를 보내거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분석된 신호를 받는 것은 대규모 전력이 필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보급돼 있는 블루투스나 Wi-Fi에서 IoT 전용 주파수를 표준 수치로 설정해, 혼란 없이 IoT 솔루션 전용망을 구축하는 작업이다. 현재 Wi-Fi의 주파수는 2.4㎓ 대역 2.4~2.4835㎓, 5㎓ 대역 5.15~5.825㎓로, 20㎒ 단위로 각각 14개, 24개의 채널을 사용하고 있다. 블루투스는 2.4㎓ 대역의 Wi-Fi와 동일한 구간을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NB-IoT(NarrowB and IoT, 협대역 IoT)는 425.5~1980㎒까지 광범위한 주파수를 18개 대역폭으로 사용하고 있고, LoRa(Long Range)는 920.9~923.5㎒ 대역을 0.2㎒ 단위로 나눠 9개를 사용한다.

현재 전 세계가 IoT 주파수를 선점하기 위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만과 홍콩, 한국 등의 몇몇 국가들은 IoT를 사용하기 위한 주파수 대역과 번호자원을 지정했다. 이 중 대만은 이미 040으로 시작하는 IoT 전용 번호를 할당했다. 이는 추후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가정, 기업, 산업용 IoT 솔루션을 대비하기 위함으로, 국내에서만 13조 원 이상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예측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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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용 기자  hyjeong@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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