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규 매그나칩 본부장

전력반도체 신규 사업 맡아 책임감 커…산업의 쌀로 불리며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대외 무역관계에서 효자품목으로 오랫동안 인정받아온 상품이다. 그 반면 새로운 팹 증설이나 신규 투자 시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는 장치산업이기도 하다. 세계 반도체 메이커 순위에서 줄곧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2006년에 비해 두 단계 올라서며 작년 5위를 차지한 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성장을 바탕으로 반도체 메이커 시장의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 DRAM 및 낸드 플래시 생산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 두 회사의 작년 매출을 보면 약 30조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반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정보의 저장을 목적으로 하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처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고도의 회로설계가 필요한 분야이다. 비메모리 반도체가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많은 쪽이기도 하다.매그나칩반도체는 외환위기 때 통폐합 작업의 하나로 당시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합쳐졌다가 다시 하이닉스로 분사되고 이후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을 떼어내 독립적으로 탄생한 회사이다.여러 곡절을 거친 탓에 사업 초기부터 그다지 여건이 좋지 못했다. 2006년, 이전 경영진이 퇴진하고 현재의 박상호 회장이 취임하면서 회사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취약했던 부분을 변화시키고 다져가면서 작년 4/4분기 매출이 같은 해 1분기 매출보다 60% 성장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비즈니스의 재정립과 집중 및 선택에 의한 성과라 자평하는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신규사업으로 전력반도체 부문의 진출을 꾀했다. 그동안 CMOS 이미지 센서와 디스플레이 구동칩, 그리고 파운드리 업체로 지탱하던 회사를 더욱 확장해 보자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작년 말, 공식 발표를 통해 전력반도체 사업 진출을 밝힌 이후 그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 매그나칩 전력 솔루션 사업부의 김흥규 본부장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그를 통해 매그나칩의 전력반도체 진출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전력반도체 시장에 이제 막 뛰어들었는데.신임 박상호 회장이 취임하면서 회사의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분위기 반전 뒤 신규동력을 찾으려 했었고 기술이나 시장현황,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진 분야가 전력반도체였다. 기술적으로 업무 프로세스나 기술, 운영 등의 전체적 플랫폼으로 봤을 때 이미 준비된 회사였기 때문에 쉽게 뛰어들 수 있었고 빠른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모바일폰과 LCD 시장에서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파워쪽은 90% 이상이 미국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이쪽(전력반도체)으로 뛰어들면 성공할 확률이 높고 관련 업체 입장에서도 이만한 규모의 (전력반도체)업체가 한국에 있다는 것이 좋다. 시장의 타이밍이나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비교해 보면 적기에 뛰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 선보일 제품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제품의 포트폴리오는 기본적인 소자로 해서 모스펫(MOSFET)과 리니어 레귤레이터, 아날로그 스위치를 일차적인 기본 타깃으로 하고 있다. LCD TV와 핸드폰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는 제품 구성이다. 워킹샘플은 이미 돼 있고 수주를 받고 출하하는 것이 2분기쯤 될 것이다. 현재 많은 업체들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이 제품들 외에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들을 기획하고 있다.매그나칩은 새로운 사업부를 시작하면서 인적 구성에도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사업 시작 이후 계속해서 인원보강을 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기술자 인프라가 넉넉치 않은 현실에서 김 본부장은 내부의 준비된 사람들을 발굴해 그 사람들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게끔 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한다. 외부 인재들의 영입도 이어지고 있는데 김 본부장 자신도 다른 반도체 회사에서 파워아날로그 부분을 맡고 있다가 작년 7월 합류했다.사실 전력 반도체는 쟁쟁한 경쟁사들이 많은 분야이다. 그만큼 시장 진출의 어려움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김 본부장은 새로운 시장도 많고 창출할 시장도 많다고 전망했다. “기존 시장에 들어가든 시장을 창출하건 간에 어차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 선택은 단순히 품질이 좋다고 선택받는 건 아니란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업체가 제품을 선정하는 요건은 우선 제품이고 그다음이 수급, 가격, 인적 지원, 비즈니스 문화, 그리고 향후 전략적 문제”이다. 파워 쪽은 미국이 대부분을 점유하기 때문에 제품은 좋을 수가 있지만 나머지 비용 경쟁력이나 업체와의 인터페이스, 그 외에 품질이나 수급 등에 있어서 불안정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한국 업체인 매그나칩이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상당한 잠재력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매그나칩이 사용하는 웨이퍼는 전부 8인치다. 이에 비해 일부를 제외한 메이저 업체들은 대개 5인치와 6인치 웨이퍼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즉 웨이퍼 구경에 의해 가격적인 경쟁력이 앞서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 업체의 수급이 8주에서 길게는 12주가 걸리는 데 반해 우리는 5~6주 안에 가능하다. 한국은 분기마다 수요량의 변화가 심한데 이것을 유연하게 지원해 줄 수 있는 팹을 본다면 우리에게 상당한 강점이 있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역시 타 업체에 비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지원이 잘 되는 만큼 차세대 제품에 대한 요구를 쉽게 말하고 우리는 그것을 빨리 파악해 제품화할 수 있다. 그만큼 잠재적 경쟁력이 앞선다고 보는 것이다.- 전력반도체에서도 통합솔루션이 대세이다. 이에 대한 대비라면.일단 파워는 필요로 하지 않는 데가 없을 만큼 다양하다. 파워 시장에서 통합이 되는 분야는 30% 정도로 보는데 휴대형 제품에 한정적이다. 나머지 70%가 단품 위주인데 파워는 물성적인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이상은 통합이 될 수가 없다. 현재는 우리의 포트폴리오에 맞게 통합솔루션이 필요없는 시장을 찾아가고 있다. 향후에는 통합솔루션과 멀티칩 패키지도 만들겠지만 현재는 이런 식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매그나칩의 전력반도체가 호평을 받을 경우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외국 업체들의 압박이다. 이에 대해 회사가 가격경쟁을 할 수 있는 펀더멘털이 중요하다고 운을 띄운 그는 타사보다 앞서는 웨이퍼 구경과 생산규모, 기술축적 등을 펀더멘털이 강한 이유로 꼽았다. 팹의 규모가 상당하고 회사의 신뢰도 또한 앞서는 긍정적 요소 외에도 전체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간다는 점을 강점으로 보고 있는 것이 김 본부장의 시각이다. 특히 아시아 전체에서 파운드리 업체를 제외하고 파워산업에서 이렇게 규모가 큰 생산거점이 아시아에 있다는 점을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제품 하나 잘 만들면 발전소 하나 덜 지어도 될 만큼의 효과가 생기는 것이 전력반도체”라며 상당히 전략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에는 최소한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메이저 업체 중의 하나로 거론되길 바라는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샘플 디자인과 업체들의 기대, 주문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일어나고 또 빨리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단 목표한 시장을 확보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솔직한 표현이다.- 해외 시장에 대한 계획이라면.기존에 있던 인프라를 이용하기에 이미 준비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세일즈 채널과 여기에 더해 파워분야에 맞는 운영을 접목할 것이다. 전력반도체 시장은 아시아가 메이저다. 우리는 기술, 생산, 채널, 그리고 지원이 골고루 준비돼있던 플랫폼 회사에서 추가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빠르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대만, 중국이 아시아 시장의 80%를 차지한다고 본다.- 전력반도체 사업부의 책임자로서 책임감도 막중할 텐데.매그나칩에서 하는 신사업의 첫 번째이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사업과 고객을 지원하고, 더군다나 전력전자라는 전략적인 사업을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흥분도 된다. 업무 프로세스나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인가, 다음 그림을 어떻게 그릴 것이냐가 나한테 맞는 일이기도 하고 좀 거창하긴 하지만 유의미한 일을 하고 있는 듯해 자부심도 생긴다.“반도체는 쉽게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테스트를 해야 하고 제품과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고객의 선택이 쉽게 이뤄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 김 본부장은 과거의 경력만큼 전력반도체에 대한 생리를 잘 알고 있다.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경쟁이고 같이 커 나갈 시장이기 때문에 제로섬 게임이 아닌 상호 윈윈 승부를 강조하는 대목이다. 주력사업의 사정이 어려워 전력반도체에 뛰어들었다는 일각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김 본부장이 헤쳐나갈 일은 많다. 매그나칩의 신성장 동력과 그의 의지엔 이제 막 시동이 걸렸을 뿐이다. <김의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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