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스타워즈를 기다리는 팬들이 부푼 기대를 안고 영화를 기다린다. 스타워즈가 1977년 첫 상영이 되었으니 지금의 장년층 이하 전 연령층에서 개봉을 기다리는 유일무이한 영화가 아닐까 한다.

영화는 우리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늘 새로운 시리즈와 새로 시작하는 것들을 접하게 한다. 우린 이런 새로움에 환호하지만, 업무 영역에서의 새로운 방법과 패러다임의 변화는 환영 받지 못한다.

필자도 다양한 규모의 조직에서 새 패러다임과 새로운 기술 도입과 검토 적용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원하는 변화가 이뤄졌던 경험은 손을 꼽는다. 그나마 적기에 적용됐다고 해도 사용자가 이해하지 못해 실제 사용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지나는 것을 목격했다. 이런 경우를 실패라고 본다면 사실상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여년 가까이 가장 변화가 무쌍하다는 SW업계에서 지켜본 바, 변화는 많은 저항에 부딪히고 초기 시행착오를 겪지만 결국 대세로 여겨졌던 변화들, 즉 클라이언트, 웹, 모바일, 클라우드 같은 대단위 패러다임의 변화가 주류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은 이견이 없다.

제조 및 기타 산업 분야에 걸쳐 많은 부분이 아직도 사람에 의해 대부분의 일이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다못해 가계에서 물건을 팔더라도 결제에 필요한 SW를 사용하고 영수증 서비스나 세금정산을 위해 홈텍스에 접속해 SW를 쓰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인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SW가 관여되지 않는 산업이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공장의 제조라인도 결국 SW의 힘을 이용하고 있다. 수많은 제조라인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부품의 제조를 어떻게 사람이 일일이 기억하고 하나씩 손으로 제어해가면서 만들 수 있겠는가?

이런 것은 이제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 제조라인에서도 SCADA(산업공정·기반시설·설비를 바탕으로 한 작업공정을 감시하고 제어하는 컴퓨터 시스템)이나 라인과 함께 설치되는 수많은 SW들이 존재한다. 이런 것들이 실제로 제조 현장에서 이뤄진다. 다만, 이러한 SW들은 초기 세팅이 끝나면 현격하게 변화의 여지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대규모 제조라인을 통한 대량생산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일반적인 시도가 얼마나 갈수 있겠는가. 우리는 대규모 제조라인을 통한 원가 경쟁력을 가질까. 과연 중국의 제조업체들과 싸워서 확보가 가능할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갖췄는가?

인더스트리 4.0을 주창하고 있는 미국과 독일이 왜 이런 결론을 내렸는지 다시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이런 변화의 물결은 강 건너 불이 아니라 도처에 불이 붙어있다. 우리를 집어 삼킬지도 모를 화마가 될 수준까지 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가장 빨리 피부로 느끼는 사람은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인 경우가 많다. 다년간의 사업 운영을 통해서 이런 변곡점마다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해서 기회로 만들어 왔던 이들이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를 인지하고 있으며, 대책에 대한 고민도 클 것이다.

반면 대다수의 인더스트리의 대표이사들은 SW에 대해서 크게 고민해본 적인 없는 분들이 많고, IT(SW를 구별하지도 못하는 경우도 태반이다)를 아직도 완성된 제조품처럼 생각한다. 도입 이후 비용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비용으로만 간주해 돈을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다.

물론 사업적인 면에서 보면 이런 어프로치가 틀렸다고는 볼 수 없지만, SW는 제조완성품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계속 기능과 형태가 기업의 요구사항과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변화한다. 지금 보고 있는 SW는 단지 ‘스냅샷’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해 없이는 요구되는 비용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런 기업에서 SW로 인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용해 혁신을 창출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비용을 줄이는 게 과연 장기적으로 비용절감이 되는가? 여기에 자신 있게 답변을 한다면, 세상이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지 않던 과거에는 맞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틀리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일정 주기로 이뤄지지 않는다. 반감기에 가까운 새로운 변화가 창출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잣대로 현재의 변화를 추구하다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내연기관의 100년 역사에서 포르쉐나 페라리 같은 슈퍼카 회사들의 매년 막대한 금액을 들여 자연흡기에서 터버로, 다시 트위터보, 트리플 터보로 혁신에 가까운 발전을 해왔다. 현재 이러한 엔진을 탑재한 슈퍼카들을 제로백에서 가뿐하게 누르는 차는 바로 전기차인 ‘테슬라’다.

완전히 다른 지식체계에서 만들어진 새 패러다임이 얼마나 무서운 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테슬라의 모델3은 계약금만으로도 내년 출시까지의 재원을 거의 확보했다. 기존의 제조와는 완전히 다른 어프로치지만 실제 돈이 모인다. 여기에 회사는 내년 12월 양산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수많은 팬덤까지 확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조업체지만 뛰어난 SW경쟁력을 갖춘 이 전기차들은 SW업그레이드만으로 성능이 좋아지고 연비가 좋아지게 할 수 있다. 기존 제조사의 페이스리프트 급의 변화를 손쉽게 하고 있는 것이다. SW를 통한 혁신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회사인 것이다.

이런 SW경쟁력으로 보편적인 제품을 통해서 뛰어난 성능을 창출하고 있는 회사와 자율주행 등의 기능을 위해 기존 제품이외의 페이스 리프트가 필요한 회사 사이에서 고객은 어느 회사를 과연 선택하겠는가? 답은 분명하다.

각론하고 지금의 제조 환경이란, 일본의 기술력 우위와 중국의 제조원가 우위 사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우리에게 던져진 인더스트리 4.0은 SW혁신에 다름 아니다. 이 화두가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제 강 건너 넘어온 불씨로 사방이 불타오르고 있다. 이 불을 잘 이용하면 우린 SW 혁신으로 다가올 다음 패러다임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이 패러다임이 끝나는 순간까지는 순항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받아들이고 작게라도 SW에 대한 이해를 제고해 활발한 투자가 이뤄져야한다. 시행착오를 겪고 학습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빨리 갖길 간절히 당부 한다. 기존 IT기업도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시행착오와 학습비용이 드는데 이런 회사들을 컨설팅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비용과 시행착오를 안 거친 회사가 없으며, 빨리 겪은 회사가 그만큼 빨리 치고 나간다는 점이다.

“갑자기 진행하고 크게 한방으로 SW 프랜들리한 기업이 되려 하지 말라.”

그런 시도는 성공하기도 어렵고 우선 기존 프로세스와 패러다임에 익숙한 내부직원들의 반발만 커질 수 있다. 점진적으로 작은 성공을 통해 조직에서의 전파와 다양한 시도가 자발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속도의 조절이 필요하다.

위협을 위협으로 분류하면 위협에 대항하려는 시도만 하게 된다. 그러나 변화를 필연으로 발아들이면 받아들일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지금은 후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애자일을 공부하면서(정확히는 XP) 가장 맘에 들었던 표현으로 이 글을 갈음하고자 한다.

“Embrace change”

글 양수열 트레저데이터 수석 데이터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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