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CT 시장은 굵직굵직한 사건이 적지 않았다. 대규모 인수합병을 비롯해 갤럭시노트 7의 발화 등 불미스러운 일들도 있었다. 본지는 한해를 마감코자 ICT 산업 10대 뉴스를 발표한다. 

1. 아틱 생태계 조성되나

삼성전자가 2월 출시한 아틱(ARTIK)은 프로세서(AP), 메모리, 통신, 센서 등으로 구성된 초소형 IoT 모듈이다. 소프트웨어·드라이버, 스토리지, 보안솔루션, 개발보드, 클라우드 기능이 하나의 모듈에 집적된 플랫폼이다. 삼성전자 측은 전자부품 전문 유통업체인 디지키사를 통해 아틱을 공급하고 있다.

아틱 생태계 조성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공식 아틱 파트너 프로그램(Certified ARTIK Partner Program, CAPP)도 운영해 고객들의 IoT 제품 출시를 지원키로 했다. CAPP는 아틱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삼성전자가 각 분야별 파트너사들을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의 전문 기술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성균관대학교의 신동군 교수는 아틱이 “IoT 사업을 위한 전용칩으로 삼성이 이를 전 세계에 상용화했다는 것이 시사 하는 바가 높다”고 평가했다.

2. IoT 표준화 선점 경쟁

글로벌 IoT 표준화 연합체인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가 올씬 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를 흡수 합병하면서 최대 규모 단체로 재탄생했다. 향후 OCF에서 제정하는 규격들이 사실상 전 세계를 아우르는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14년 7월 삼성전자와 인텔 주도로 IoT 분야 표준화 기구인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가 설립됐다.

당시 LG전자,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7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올씬 얼라이언스가 운영 중이었다. OIC는 이후 UPnP(Universal Plug and Play Forum)을 흡수해 몸집을 키웠다. 올해 2월에는 올씬 얼라이언스의 핵심 멤버인 MS와 퀄컴이 OCF에도 가입했다.

결국 OIC가 OCF로 개편됐다. 올해 6월말 기준 OCF는 180개 회원사를 거느린 기구가 됐고 결국 올씬 얼라이언스를 흡수했다. 올씬 얼라이언스에서는 올조인이라는 표준을 만들었는데 새로운 OCF는 기존 올조인 기술을 포함하는 새 표준을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3. 갤럭시 노트 7 단종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 됐다. 출시 2개월 만에 벌어진 일. 갤노트7은 홍채인식 및 방수·방진 기능, S펜의 성능 개선 등이 호평을 받으며 국내 사전 예약은 40만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발매 직후 전 세계에 걸쳐 배터리 발화가 잇따랐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공식 리콜도 발령됐다. 삼성전자 측은 문제의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보고 새 배터리를 사용한 갤노트7의 재판매를 시작했다. 새 기기도 발화 사례가 이어지자 삼성전자는 결국 단종 조치했다.

영남대학교 신동화 교수는 “얇고 가벼운 최근의 스마트폰 트렌드를 볼 때, 언젠가 터질 문제였다”며 “현재의 요소 기술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밝혔다.

4. 소프트뱅크, ARM 인수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지난 7월18일 약 36조원에 ARM을 인수하기로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지난해 ARM 순이익의 70배, EBITDA의 50배에 달한다. 일본 기업의 인수합병 중 최대 규모다.

일본 언론들은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내다했다. 손 회장은 “IoT는 기회다. ARM의 미래 성장을 감안할 때 저가에 인수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신용평가사는 소프트뱅크 신용등급이 불안정하고 강등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5. 내년 임베디드 SW R&D 예산 ‘0원’

내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예산이 ‘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획재정부에 내년 임베디드 SW 예산으로 20억 원을 신청했지만, 인력 양성 예산으로만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베디드 SW 전체 예산이 20억 원뿐이라는 것도 문제다.

임베디드 단독으로 R&D 예산은 없지만 각 산업별로 임베디드 SW 개발 내용을 집어넣었다는 변명은 임베디드 SW의 중요성에 비해 매우 군색하단 지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나 몰라라 태도도 문제.

한편 지난 9월8일 출범한 ‘임베디드 SW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현재 4개 분야 8개 대학에서 진행 중이다. 분야별 참여 대학들은 ▲자동차산업분야는 건국대·전북대 ▲전자산업분야 한국산업기술대·충북대 ▲기계로봇산업분야 광운대·동국대 ▲의료기기산업분야 경북대·계명대 등이다.

6. 세기의 대결 ‘알파고 vs 이세돌’… AI 주목 계기

올해 3월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이 펼쳐졌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이 그것.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치러진 이 세기의 대결 뒤에는 구글 딥마인드팀이 존재했다.

대결 결과는 어땠을까?

4대1 스코어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제치며 승리를 차지했다. 구글 알파고의 바둑대결은 그동안 생소하기만 했던 AI 기술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알파고 열풍과 관련해 한양대학교 장준혁 교수는 “인공지능과 딥러닝은 올해 주요 쟁점이었다”며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의 개발도 활발히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알렉사 ▲SK 누구 ▲MS 코타나 ▲애플 시리 등이 대표적. 삼성전자는 비브랩스를 인수,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8에 AI 기술을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7. 삼성전자, ‘하만’ 인수

삼성전자가 지난 11월4일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에 인수했다.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중 최대 규모다. 인수 절차는 내년 3월 무렵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커넥티드카 시장 진출이 가시화된 것이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와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하만의 CEO인 디네쉬 팔리월은 “최근 IT 기술이 자동차 분야로 확산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분야를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해졌다”고 이번 인수의 의의를 밝혔다.

8. 美서 자율주행자동차 가이드라인 발표

올해 9월 미국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됐다. 가이드라인에는 안전, 자동차 및 데이터 보안, 개인정보보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마련됐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관련 분야 기술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량 보안 관련 SAE와 ISO에서도 지속적인 표준화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펜타시큐리티 IoT융합보안연구소의 심상규 이사는 최근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관련 분야 표준화 및 법제화가 마련되면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과 부품사들의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9. 이통3사의 IoT망 경쟁

이동통신3사의 사물인터넷(IoT) 통신망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KT·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경쟁하는 구도다. 우선 KT와 LG유플러스는 공동으로 IoT를 위한 통신기술인 'NB-IoT'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NB-IoT 상용화를 서두르는 것은 무선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에서 NB-IoT 표준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SK텔레콤은 IoT 통신기술인 '로라(LoRa)'를 바탕으로 IoT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라도 NB-IoT와 마찬가지로 좁은 대역을 이용해 저전력으로 장거리까지 통신이 가능한 IoT 통신기술이다.

10. 델EMC, 거대 공룡이 움직인다

지난 9월 델과 EMC의 합병으로 델테크놀로지스가 탄생했다. 델테크놀로지스는 피보탈 시큐어웍스, VM웨어를 독립 계열사로 두고 클라이언트솔루션, 인프라솔루션, 글로벌서비스 부분으로 나눠 그룹을 운영한다. R&D에서 세일즈 순으로 통합 단계를 차례대로 거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프랭크 하우크 델EMC 본사 고객 및 시장전략 총괄 사장은 “델과 EMC의 결합으로 세계 최대 규모 비상장 IT기술회사가 탄생했다”며 “고객들이 더 넓은 선택의 폭으로 각 사의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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