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전용기 교수 경상대학교 항공임베디드소프트웨어 연구센터 센터장, 정보과학과 전임교수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은 민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최근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민간 항공기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탈냉전 시대 이후에 항공기의 군용 수요가 급격히 감축되고 세계화로 인한 민항기 수요가 증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8년의 경우를 보아도 항공기 완제기 시장에서 민간 대비 군용 수요는 72% 대비 28%로서, 1985년의 38% 대비 62%와 비교하면 엄청난 역전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다행히도 현재는 항공기 개발을 위한 국제적인 추세는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위험 요인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국제적인 공동개발을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후발국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로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 항공기술은 친환경 및 고효율화가 중심 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어서, 녹색산업 및 IT융합으로 표현되는 녹색성장 산업으로서 우리나라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에도 부합된다.

특히 미래 항공시장을 주도 할 무인항공기(Unmanned Air Vehicle)나 개인항공기(Personal Air Vehicle)를 위한 개발 기술은 IT융합 기술이 핵심으로서, 이는 우리나라가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기술 분야일 뿐만 아니라 중점적으로 육성되고 있는 분야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현재 이러한 항공산업의 당면한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하고 항공산업 Global-7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 2020년까지 민항기 완제기를 수출하고 항공산업 분야에서만 300개의 기업을 육성하고 70,000명의 인력을 고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완제기 개발을 통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핵심이 되는 기술을 확보하고, 핵심 부품 및 정비 서비스의 수출을 활성화하고, 항공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효율성을 제고하고, 선진국 수준의 항공산업 인프라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핵심 부품의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항공기 부품의 모듈화를 촉진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서 단위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로 이루어진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항공기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원함과 동시에 완제기 개발 시에 부품 국산화를 병행하여 부품업체에 기술 개발 및 물량 확보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서 특별히 정부는 항공기 부품의 연구개발 지원 방향을 기존의 기체 구조물 중심에서만 한정하지 않고 항공전자, 항공기계, 항공소프트웨어 등으로 다양화할 수 있도록 설정하고 있다.

이는 곧 정부가 항공기술 및 산업에 대한 투자 및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구개발 및 수출 촉진을 추진하기 위한 핵심적 과제에서 항공기내에 내장되는 항공전자 시스템인 임베디드 시스템과 이를 동작시키기 위한 항공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의 개발이 중요한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항공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의 특징을 소개하고, 그 기술 동향을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응용 소프트웨어로 구분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항공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

항공기에 탑재되어 수행되는 소프트웨어는 항공기 기체의 공간 및 무게를 추가하지 않고서도 항공기의 기능 및 성능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면, 고급 미사일이나 소형 무인 항공기 등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를 비롯하여 항공기 조종석의 비행관리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자동비행 소프트웨어 등이 있다.
 
하지만 항공기는 특별히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항공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도 그 개발 과정부터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환경은 대단히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 있어서, 비행 중에 발생한 사고는 대부분이 임베디드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오류가 아니라 사용상의 오류라고 알려져 있다.

항공기 소프트웨어를 위한 법적 규제는 대부분이 미국, 유럽연합, 러시아 등의 국가가 시행하는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규제 표준을 연방비행규정(Federal Aviation Regulations, FAR)이라는 실정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 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FAA) 소속의 직원인 관선기술대표자(Designated Engineering Representative, DER)에 의해서 집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에는 군사용 시스템을 위한 MIL-STD-2167, 민간 항공기를 위한 RTCA DO-178B 등이 있다. 유럽연합에서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IEC)라는 조직에서 권고하는 규제 사항을 사실상의 규제 표준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정부에서 인증한 시험기관에서 IEC가 권고하는 규제사항에 부합되는지 여부를 인증해 주고 있다.

이러한 규제 사항들은 일반적인 소프트웨어에 비해서 훨씬 자세하고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를 들면, 요구사항 명세에서는 반드시 문서화된 명세 사항으로부터 그 사항에 관련된 요구사항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번호가 매겨진 각 문단으로부터 해당되는 소프트웨어 코드를 추적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설계서의 경우도 관련되는 코드와 시험 절차 및 결과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하며, 반드시 최종 인증을 위한 검사 목록을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안전성 인증을 위한 추가적 절차들도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휴먼 인터페이스, 위험도 분석(hazard analysis), 유지보수 매뉴얼, 설계서, 요구사항 명세서, 코드 생성(production) 및 검토(review) 사항, 단위 시험(unit testing), 통합 시험(integration testing), 블랙박스 및 승인 시험(black-box and acceptance testing), 인증(certification) 등이 있다.

항공기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

항공기 임베디드 시스템은 항공기내에 존재하는 독립적인 프로세서들을 연결하여 동작하는 기존의 연합형(Federated) 모델을 벗어나서 되도록 작은 공간 내에 엄격히 독립적인 모듈들을 통합하여 구성하고자 하는 통합 모듈형(IMA: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IMA 모델은 FAA가 정한 표준 규격인 DO-297에서 명시된 개방형 모델로서, 항공기내 정보장치들의 모듈들을 실시간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정보장치 모델이다. IMA 모델은 소프트웨어 재사용성, 이식성, 모듈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개발비, 운영 및 유지비를 절감하게 할 뿐만 아니라, 통합적 모델로서 항공기내 정보장치를 위한 무게 및 전력 소비를 줄이게 한다.

   

 
IMA 모델은 Boeing B-777 항공기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으며, 현재는 하나의 주 프로세서와 10개 정도의 SBC(Single Board Computer)로 구성되고 있다.

항공기 임베디드 시스템을 위한 시스템 소프트웨어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항공기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함께 항공기 소프트웨어를 수행하기 위해서 필수 시스템 소프트웨어인 운영체제 및 지원 소프트웨어가 있다.
 
항공기에 탑재되는 임베디드 운영체제는 미국의 Wind River, LynuxWorks, Green Hills 등의 회사가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IMA 구조에 필수적인 실시간 운영체제 API 표준으로서 ARINC-653이 있다. ARINC-653 운영체제는 1980년대 중반부터 그 필요성이 인정받기 시작하였으며, 항공전자기술위원회(Airlines Electronic Engineering Committee, AEEC)에서 처음 채택되었다.

그리고 그 후부터 Airbus 및 Boeing에서 적용되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 공급 체계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ARINC-653 API는 크게 필수 서비스(required service), 확장 서비스(extended service), 순응시험 규격(conformity test specification), 부분적 서비스(subset service) 등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ARINC-653 운영체제는 응용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소프트웨어간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는 이전의 연합형 모델의 소프트웨어 구조와 다르다. ARINC-653 운영체제는 응용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소프트웨어간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여 응용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개발에서 IMA 모델의 구조적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 운영체제 하에서 응용 소프트웨어는 개발용 하드웨어에 의존되지 않고 표준 API를 적용하는 운영체제인 ARINC-653 환경만 제공되면 되므로 동시에 다수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동시 개발성이 우수하다. 그 뿐만 아니라, 특정 하드웨어에서 개발된 응용 소프트웨어를 ARINC-653이 설치된 다른 하드웨어에 쉽게 수행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식성도 우수하다.

ARINC-653 운영체제는 항공전자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적 요구조건과 함께 항공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로서의 요구조건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항공전자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FAR에서 규정된 기능적인 안전성, 실시간성, 그리고 예측 가능하고 반복 가능한 기능적 결정성 등을 요구한다.

그리고 항공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요구조건인 RTCA DO-178B 혹은 EUROCAE ED-12 등에서 정의된 적절한 수준이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요구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 개발된 ARINC-653 운영체제의 모델은 응용 프로그램간의 독립된 수행을 보장하는 공간 분할(spacial partitioning)과 각 응용 프로그램의 수행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는 시간 분할(temporal partitioning) 기법이 핵심을 이룬다.

또한 시스템 수준의 인터럽트 처리 기능을 활용하여 응용 프로그램간의 통신을 제공하고, 하나의 응용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프로세스들도 별도의 실시간 스케쥴링 기법으로 관리된다. 그러므로 ARINC-653 운영체제하에서 수행되는 응용 소프트웨어는 모듈화를 고려하여 기능이 정의, 개발, 관리, 유지되어야 한다.

국내의 실시간 운영체제 시장은 Wind River, Accelerated Technology, QNX 등의 외국계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또한 WinCE, XPembedded 등을 앞세운 Microsoft사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회사인 MDS테크놀로지는 항공기용 실시간 운영체제인 NEOS를 개발하였으며, 핵심 컴포넌트인 커널 코어(NEOS-178)에 대하여 DO-178B 인증을 획득하였다.

항공기 응용 소프트웨어 기술

항공기를 위한 응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비행운용 프로그램(Operational Flight Program, OFP)이라고도 하는데, 항공기의 설계 변경에 영향을 받는 정도에 따라서 항공기 종속형 OFP와 항공기 독립형 OFP로 구분된다.

항공기 종속형 OFP는 항공기의 개발 및 성능 개량 시에 항공기의 기종에 따라 필수적으로 개발되어야 하는 OFP로서, 미들웨어, 다기능 시현기(Multi-Function Display, MFD), 비행 제어, 엔진 제어, 무장 관리 및 모의실험 등이 있다. OFP 개발 기술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Lockhead Martine사와 Boeing사가 각 해당 영역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항공기의 안전성과 관련하여 OFP의 신뢰성 보장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다.

항공기 독립형 OFP는 항공기 개발 및 성능 개량 작업과 무관하게 국내외 부품시장에서 구입 가능한 프로그램으로서, 통신, 항법, 식별, 레이더, 생존, 각종 센서 관련 프로그램이 들이 포함된다. 최근에 들어서서 우리나라도 전투기 OFP의 국산화에 힘쓰고 있으나, F-15K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일부 소프트웨어는 확보할 수 있었으나, 레이더, 전자전장비, 데이터 링크, 비행제어 등의 대다수 OFP에 대해서는 확보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항공기 종속형 OFP의 대표적 사례 중의 하나로서, 최근에는 실제로 임무를 수행 중인 항공기에서도 공중전투 훈련과정을 사실과 같이 모의할 수 있게 되었다. 미사일 발사를 위해서 가상 적기를 자동 추적(Lock-on)하고, 치명적인 발사 시점에서 모의로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미사일이 목표물을 추적하여 격추하는 과정을 MFD에 시현할 수 있다.

무장발사 절차의 실전적 훈련은 물론 실제 무장발사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발사 및 추적 과정을 모의하고 더 나아가 표적에 명중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의 전투기 국산화(T-50) 사업에서는 미국 록히드사가 화력제어 및 전방상향 시현기 2종에 대한 개발 및 통합 비용으로만 약 2천억 원을 요구한 바가 있다.

항공기 종속형 OFP의 다른 사례로서 MFD가 있다. 항공기에 탑재되는 항공전자 장비의 종류 및 복잡성이 증대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각종 장비의 제어 및 정보 인지를 위한 조종사의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 그래서 조종사의 상황인식(situation awareness) 능력을 높이고 장비 활용을 위한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조종석 계기판 정보의 복잡도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통합하여 시현하는 터치스크린형식의 MFD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Rockheed Martin 사에서 차세대 다목적 전투기인 JSF(F-35)에 대형 LCD 터치스크린 형태의 MFD인 PVI(Pilot Vehicle Interface)를 적용한 바가 있다. 그리고 Airbus A380과 Boeing B-787 등의 민간 여객기 분야에서도 터치스크린 방식의 대형 MFD를 채택하고 있다.



항공기 독립형 OFP의 대표적 사례 중의 하나로서, 항공기의 자세 제어를 위한 조종면(control surface)의 정확한 제어가 필요하다. 고정익 항공기의 경우에는 에일러론(aileron), 러더(rudder), 엘리베이터(elevator) 등의 조종면이 있으며, 무인항공기 또는 유도무기의 경우에는 날개 구동기(fin acuator) 등이 있다.

항공기 제어시스템의 통합시험 기술은 Lockheed Martin, Boeing 등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Hardware-In-the-Loop System (HILS) 기반의 Closed Loop 동적 시험 기술이 적용된다. 국내에서는 KT-1 및 T-50의 비행제어시스템 개발을 위한 Engineering Test Station (ETS)의 개발 사례가 있으나, 작동기 및 센서 모델 등의 핵심기술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항공기를 위한 통신시스템은 기내 임무컴퓨터와 탑재된 전자 장치간의 데이터통신 시스템, 관제장치 등 지상 임무컴퓨터와의 교신을 위한 주파수변조(frequency modulation, FM) 기반 통신시스템, 비행 중 타 항공기나 지역 관제장치와의 교신을 위한 위성통신 시스템 등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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