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속도 구현, 테라헤르츠 고주파 손실 최소화가 관건
AI기반 네트워크 자동화와 저궤도위성 도입에도 속도

2030년 6G 상용화를 앞두고 세계 각국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2030년 6G 상용화를 앞두고 세계 각국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지난해 말 3GPP(국제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 기술총회에서 오는 2030년 6세대(6G)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한 로드맵이 확정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6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5G 세계 최초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6G 상용화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6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6G 속도 구현, 테라헤르츠 고주파수 손실 최소화가 관건

6G의 이론상 속도는 1Tbps(1테라비트, 1000Gbps)다. 이는 5G 최고속도인 20Gbps 보다 50배 빠른 수준이다. 125GB 대용량 데이터를 1초 만에 옮길 수 있어 완전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초실감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이러한 6G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주파수를 뛰어넘는 고주파수 대역을 활용해야 한다.

전파는 1초 동안 진동하는 수를 나타내는 국제 주파수 단위인 '헤르츠(Hz)'의 배수로 측정하는데 과거 4G의 주파수 대역인 메가헤르츠(㎒)는 100만Hz, 5G에 사용되는 기가헤르츠(㎓)는 10억 Hz이다.

6G는 홀로그램, 확장현실(XR) 등 특화서비스를 위해 수십 기가헤르츠(㎓)에 이르는 초광대역 주파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후보 주파수 대역이 논의되고 있고, 그동안 이동통신에서는 사용되지 않은 테라헤르츠(㎔) 대역도 후보 주파수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6G 백서'를 통해 6G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듬해에는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주립대와 6G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하며 상용화 실현 가능성을 보여줬다.

LG전자도 같은 해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하인리히-헤르츠 연구소에서 6G 테라헤르츠 대역을 활용해 실외에서 통신 신호를 직선 거리 100m 이상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LG유플러스와 함께 한 6G㎔ 대역 무선 데이터 전송 테스트에서 실외 500m 데이터 송수신에 성공했다. 이는 도심지역 기준으로 세계 최장거리 수준이다.

테라헤르츠 주파수는 가용 대역폭이 넓어 초고속·대용량 데이터 서비스에 적합하지만 문제는 파장이 매우 짧아 여러 외부요인에 의해 속도가 저하되거나 차단되기 쉽다는데 있다.

예를들어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유리나 콘크리트, 목재와 같은 건물에서 생각 보다 많은 투과 손실이 발생한다. 국내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고주파수 대역에서 3mm 두께의 유리 투과 시 2.7~21.6배(4.4~13.3㏈), 22cm 두께의 콘크리트 벽 투과 시 1,000~100,000배(30~50㏈) 손실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테라헤르츠 기반의 차세대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수로 꼽힌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6G 전파의 손실을 개선하기 위해 RIS(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 Reconfigurable Intelligent Surface) 기술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RIS는 투명한 필름 또는 패널 형태 초소형 안테나를 실내 벽면에 부착해 실내 음영지역을 줄이는 기술이다.

지난해 초 SK텔레콤이 화학소재 기업인 동우화인켐과 연구협력을 통해 개발한 RIS를 적용한 결과 전파 손실이 약 40% 개선됐다. 또, KT가 서울대 연구팀과 개발한 RIS는 신호세기를 100배 가까이 개선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가 포항공대와 공동 개발한 RIS는 실제 사용 환경과 유사한 100㎓ 이상의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전력 소모 없이 작동함을 확인했다.

RIS 투명안테나기술을 시연 중이다 [사진=SK텔레콤]
RIS 투명안테나기술을 시연 중이다 [사진=SK텔레콤]

AI기반 네트워크 자동화 기술, AI가 네트워크 장애 예측하고 자동 조치

6G 상용화를 위해서는 끊김이 없는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6G 시대에는 지금 보다 더 많은 일상이 네트워크로 연결될 것이 분명한데, 예를들어 완전 자율주행차를 관제하는 네트워크에 장애가 발생한다면 단순한 불편을 넘어 대형 인명 사고까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장애 발생시 복구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지국 하드웨어 고장 ▲기지국 간 회선 문제 ▲기지국 소프트웨어 고장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동 조치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트래픽이 증가하는 경우 클라우드 장비를 활용해 장비 용량과 성능을 확장하고 네트워크 운영 중 발생하는 장애를 자동으로 복구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 네트워크 장애 발생 시 복구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자동 배포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여 네트워크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무선 네트워크 현장의 복잡다변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즉, AI가 스스로 자체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 미리 대응하고, 문제 발생 시 즉각 자동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삼성전자와 함께 AI가 5G 장비 증설 시점을 최적화하는 자동화 기능을 개발하기로 했다.

3사가 협력하기로 한 기술은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날 경우를 대비하는 자동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사용자는 AWS 클라우드에 구축한 삼성전자 클라우드 네이티브 코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AI로 최적의 장비 증설 시점을 예측하고 자동으로 증설해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새해 카운트다운 등으로 트래픽이 급증하면 AWS AI가 5G 장비 용량을 10GB에서 20GB로 늘려 끊김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NTT도코모, NTT, 노키아 벨연구소와 협력해 6G 이동통신을 위한 AI 기반 기지국 무선 송수신 기술을 개발하고 개념검증을 마쳤다.

AI 기반 변복조 송수신 기술을 통해 제어 신호 부하를 최소화해 주파수 이용 효율을 개선한 것이다. 4사는 연구소 내 채널 에뮬레이터 환경뿐만 아니라 실제 무선(OTA) 환경에서도 관련 실험을 진행했는데 해당 실험실 환경에서 AI 기반 기지국 변복조 송수신 기술을 적용한 결과 평균 10% 이상의 속도 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AI와 무선통신 기술 융합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24'에서 'AI-RAN(무선접속망) 얼라이언스(AI-RAN Alliance)'가 공식 출범했다.

'AI-RAN 얼라이언스'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엔비디아, 암, 소프트뱅크, 에릭슨,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등 통신 및 소프트웨어 기업 10개사와 1개 대학이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AI-RAN 얼라이언스'는 'AI for RAN', 'AI and RAN', 'AI on RAN' 등 세 개의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기술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AI for RAN' 워킹그룹은 주파수, 비용,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해 AI 및 머신러닝을 활용한 무선통신 최적화 기술을 연구한다. 'AI and RAN' 워킹그룹은 효율적인 자원 관리와 인프라 활용 극대화를 위한 AI와 무선망 융합기술, 'AI on RAN' 워킹그룹은 무선망에서의 신규 AI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발굴에 집중해 기술 연구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도출된 기술 보고서, 백서 등의 연구 결과물은 향후 신규 서비스 발굴과 기술적 요구사항 및 규격 등 6G 표준화와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6G 위성통신망 [사진=과기부]
6G 위성통신망 [사진=과기부]

6G 시대, 저궤도 통신위성은 필수 인프라

6G 시대를 완성하는데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마치 우리 몸 구석구석 뻗어있는 혈관처럼 지상망이 닿지 않는 지역에도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저궤도 위성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애물을 만났을 때 전파 손실률이 높은 주파수 특성을 고려할 때 우주에서 지상으로 바로 송수신되는 전파는 이런 우려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이다. 스페이스X는 2019년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린 이후 약 5500기의 위성을 배치했고, 2027년까지 1만2000기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마존도 위성 인터넷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9년까지 3236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기술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위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해 약 1만 3000개의 위성 발사 계획을 알리며 이듬해 정부 소유의 국영기업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CSNG)을 설립했다.

CSNG는 초기 계획의 10%에 해당하는 1300개의 위성을 올해 상반기부터 2029년까지 발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5년까지 6G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CSNG 뿐만 아니라 중국 상하이 정부 소유 기업인 상하이원신위성과기도 1만 2000개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릴 방침이며 민간기업 은하항천기술(갤럭시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1000개의 위성을 우주로 보낼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아직 자체 저궤도 위성을 1기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위성통신 활성화 전략을 발표한데 이어 현재 저궤도 위성 3기를 발사하기 위해 4,800억원 규모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 사업에 대한 예타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되는데 이마저도 저궤도 위성통신 시범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높은 비용 때문에 과기정통부는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은 결정하지 못했다.

때문에 국내 이통3사들은 스타링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스타링크의 저궤도위성을 활용해 일반 지상 이동통신 서비스가 닿기 힘든 격오지나 선박, 항공기 등을 위한 해상·항공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시스템, 한국형 저궤도위성 추진… 인텔리안테크도 사업영역 확대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2162억 달러(약 280조1952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6G가 상용화된 10년 후인 2040년에는 5800억달러(약 75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한화시스템이 저궤도위성통신 사업에서 첫 주자로 나서고 있다. 한화의 전통적인 사업영역인 항공우주와 매우 높은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은 위성 관련 독자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09년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A호의 IR센서 개발을 시작으로 2015년 국내 최초로 IR센서 국산화에 성공하며 위성 탑재 장비의 독자개발 능력을 확보해왔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위성의 눈'으로 불리는 전자광학(EO)·적외선(IR)·영상레이다(SAR) 탑재체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세계 최초로 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한 글로벌 기업 '유텔셋 원웹'에 3억 달러(투자 당시 환율 약 3450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투자 이후 위성 제작·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협업 등 원웹과 시너지를 내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고성능 레이더 위성을 쏘아올렸다. 지금은 영상을 수집하고 지형을 파악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다량의 위성을 배치하면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의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저궤도위성 관련 장비 기업 중에는 위성통신 안테나를 개발하는 인텔리안테크놀로지(이하 인텔리안테크)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인텔리안테크는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에서 선두주자이며 최근에는 중·저궤도 위성통신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연구 개발과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기존 해상용 접시형(파라볼릭) 안테나를 넘어 지상용·항공용 평판 안테나, 지상국 안테나, L-Band 안테나, GMDSS 장비 및 방산·군용 제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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