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부장·팹리스 경쟁력 제고 통한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완성
중·일 무역 의존도 낮추는게 관건
중소 소부장 기업들 자립 환경 조성 중요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최근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도 국내 소부장 생태계 강화를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글로벌 반도체는 수년간 이어져 온 미·중간 반도체 갈등과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 주요 상품 자국화 및 경쟁 심화 등으로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1~2020년까지 20년간 국내 소부장 산업의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은 연평균 6% 이상 성장했으며 특히 부품 산업은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이 각각 7.4%씩 증가해 왔다.

2001~202년 소부장산업 연평균 성장률 [자료=소부장넷, 현대경제연구원]
2001~202년 소부장산업 연평균 성장률 [자료=소부장넷, 현대경제연구원]

아울러 전체 소부장 산업의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0.1%, 68.5%로 성장을 주도해 왔다. 교역 역시 부품 산업이 소부장 산업 전체 수출의 62.7%, 수입의 57.8%, 무역수지 흑자의 74.5%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22년 소부장 산업 교역 연평균 성장률 [자료=소부장넷, 현대경제연구원]
2012~2022년 소부장 산업 교역 연평균 성장률 [자료=소부장넷, 현대경제연구원]

최근 SEMI가 발표한 ‘2024년 반도체 재료시장 전망’에서도 올해 반도체 재료시장 매출이 과거 최고액을 경신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등 전 세계적으로 소부장 산업 급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국내 소부장 산업의 발전 및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소부장·팹리스 경쟁력 제고 통한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완성

이에 우리 정부도 지난 1월 15일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점유율 10% 달성, 공급망 자립률 50% 달성을 목표로 622조 원을 투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박규찬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박규찬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반도체는 AI/디지털, 통신, 양자, 바이오 등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이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며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이고 초격차 기술과 우수한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해 국가간 반도체 경쟁에서 확실하게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30% 수준인 공급망 자립률은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 노출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2030년 공급망 자립률 50%, 1조 매출 클럽 10개 기업 육성(현 4개)을 목표로 메가 클러스터를 활용한 소부장 역량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소부장 업계의 숙원사업으로서 현재 공백 상태에 있는 양산 검증 지원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2027년 완공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총 사업비 9천억 원 규모로 용인 클러스터 내에 구축될 예정이며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소재, 장비 등의 양산 신뢰성을 칩 양산기업과 함께 검증해 양산 투입 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아울러 국내 기술이 부족한 기술은 2024년 전년 대비 4배 확대된 2000억 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유치 인센티브(현금지원)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TOP 10 장비 기업 R&D 센터 유치를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높은 수입 의존도…반도체 검사장비 및 제조 기계 무역수지 적자

국내 반도체 산업은 높은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가지면서도 반도체 장비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관련 산업 패권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가 산업 생태계 강화 및 첨단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확대를 위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예산을 2023년 1조 6894억 원에서 2024년에는 1조 7320억 원으로 2.5% 인상했다.

특히 공급망 안정품목별 미션 중심 개발을 강화하고 특정국 고의존 공통 품목과 밸류체인 내 보완적 협력 가능한 품목 중심 국제공동개발 확대한다. 아울러 생산장비 및 산업용 기계·시스템 핵심 기술 개발 및 기술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실증연구와 주력·미래 신산업 핵심 전자부품 개발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국내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반도체, 전기 전자 등 대표적인 10개 신산업분야 소부장 미래선도품목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는 전반적으로 미국이 선도하고 일본과 독일이 추격, 논문은 중국의 양적 압도 속 미국의 질적 우위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 전산업, 전체 소부장 산업, 부품 산업 수출의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는 각각 7.1%, 13.0%, 20.7%에 달하며 수입의존도 역시 각각 2.0%, 5.7%, 9.8% 수준이다.

특히 동년 무역수지는 335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전산업 무역수지가 478억 달러 적자였던 점을 고려하면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 반면 반도체 장비의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또 2022년 기준 반도체 검사장비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각각 17억 달러 110억 달러로 이는 전체 장비 산업 무역수지 적자 84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더군다나 미국과 한국이 해외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중국과 대만이 치열하게 패권경쟁을 달구고 있고 일본 역시 소재 생산 등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일 무역 의존도 낮추는게 관건

대 일본 소부장 산업 무역수지가 최근 들어 다시 악화되고 있지만 대 일본 소부장 산업 수입의존도는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 중국 소부장 산업 수출이 둔화된 반면 수입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축소되고 있다.

대 일본 소부장 산업 무역수지 적자는 2019년 186.9억 달러까지 축소됐으나 2022년에 다시 249.3억 달러로 확대됐다. 다만 대 일본 소부장 산업 수입의존도는 2013년 21.3%에서 2022년 15.0%까지 개선됐는데 동기간 소재 산업은 9.0%p, 부품 산업은 3.0%p, 장비 산업은 5.0%p씩 대 일본 수입의존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 중국 소부장 산업 무역수지비는 2013년 2.22배에서 2022년 1.32배로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대 중국 소부장 산업의 무역수지비는 각각 1.44배에서 1.08배로, 2.48배에서 1.37배로, 5.00배에서 2.37배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소부장 산업의 전체 수출과 수입은 상위 5개국에 60% 이상을 의존하며 무역수지 흑자의 약 98%를 의존할 정도다. 이를 상위 10개국으로 확대하면 수출의 76.1%, 수입의 81.9%, 무역수지 흑자의 116.3%를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닜다.

이부형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의존도 완화는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교역질서를 유지함으로써 호혜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중국 수지비 악화 예방 및 개선을 위해서는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 선점이 중요하지만 중국 시장 또는 기업 대응형 R&D나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잠재적 수요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지속적 노력 필요

소부장 산업이 국내 산업의 생산 및 수출 전반을 이끄는 주력 산업인 만큼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이 미래산업 경쟁력 결정의 주요 요인이다. 이에 국가 간 산업패권 경쟁의 핵심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를 필두로 소부장 내 산업별 차세대 먹거리 발굴 및 육성을 통해 소재에서 장비에 이르기까지 상품의 비교우위 또는 기술적 절대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최종 수요산업에 대한 규제 합리화 등으로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소부장 전반의 수요와 투자 촉진 등을 유도해 성장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이 연구위원은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성장동력 분야는 특정 산업이나 기술의 발전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 차원을 넘어 경제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담보하고 나아가서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민·관·학·연 공동 대응이 필요하고 끝으로 교역국 다변화를 통해 각종 대외 환경 변화가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 소부장 기업들 자립 환경 조성 중요

대부분의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영세하다. 아울러 국내 산업 구조 특성상 다수의 소부장 기업들은 대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성장해왔으며 이에 따른 의존도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부장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각 기업에 대한 지원보다는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 성장을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는 공급망 내 소부장 협력사들의 성장 토대가 되는 내부 역량 및 성장 잠재력 향상을 위한 소부장 눈높이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소부장 협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가 소부장 협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컨설팅은 컨설턴트가 협력사를 주 1~2회 방문해 과제를 발굴, 이슈 해결 및 혁신 활동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개발, 제조, 품질, 환경안전, 인사·교육, 영업·마케팅 중 희망 분야의 컨설팅과 함께 협력사 임직원 대상 교육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2023년 상반기(약 4개월) 동안 이뤄진 삼성전자 반도체의 소부장 눈높이 컨설팅은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생태계 안의 협력사들과 동반성장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삼성전자 반도체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협력사와 아낌없이 공유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협력사가 소부장 눈높이 컨설팅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국내 소부장 기업 육성을 위해 와이씨켐, 솔브레인SLD, ISTE, 코비스테크놀로지 등 기술혁신기업 4곳을 선정하고 집중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선정기업에 최대 3년간 ▲SK하이닉스와 공동 기술개발 ▲기술개발 자금 무이자 대출 지원 ▲경영컨설팅 등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으로 SK하이닉스는 와이씨켐과 차세대 슬러리를 개발하고 솔브레인SLD와는 프로브카드 국산화 및 고도화 등 협력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ISTE와는 화학기상증착(CVD) 장비 국산화를 비롯해 코비스테크놀로지와는 하이브리드 웨이퍼 계측 장비 개발을 할 예정이다.

곽노정 사장은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당사는 국내 협력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국내 협력사들이 기술개발에 강한 의지로 협력한다면 지속적인 성과 창출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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