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칩 대기 기간 52주,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
3나노 공정 확보 및 AI 칩 부족으로 장비 수주 증가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2024년, 슈퍼을(乙)로 불리는 ASML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 이후 올해에는 AI 칩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런 반전이 ASML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특히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출시된 첨단 제조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ASML의 문 앞에 줄지어 있는 상황이다.

2023년 3분기 말 ASML의 수주잔고는 약 350억 유로를 기록했다. [사진=ASML]
2023년 3분기 말 ASML의 수주잔고는 약 350억 유로를 기록했다. [사진=ASML]

 

▶반도체 리드타임 늘린 2023년

2023년 반도체 산업은 PC와 스마트폰의 판매 감소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반도체 제조업체 및 파운드리는 신규 장비 주문을 줄이고 높은 재고 수준을 낮추는데 집중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 수요의 감소는 칩의 리드타임(주문 후 수령까지 걸리는 기간)을 길어지게 만들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대만의 TSMC는 ASML 장비를 포함한 반도체 제조 장비 납품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23년 반도체 제조 장비 매출은 약 15%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PC와 스마트폰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됨과 동시에 AI 서버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산업은 큰 활기를 띠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4년 반도체 업계의 매출이 최소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AI 칩 수요에 장비 수주 증가

하지만 이런 긍정적 시장 전망과 다르게 공급망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급변한 시장 수요로 2023년에 늘어난 리드타임을 단기간에 단축시키는 어렵기 대문에 오히려 2024년에는 칩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전자제품 제조업체 자빌(Jabil)에 따르면 자동차 외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리드타임은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35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플래그십 AI GPU인 H100의 대기 기간은 36주에서 52주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및 하이엔드 칩의 리드타임은 52주에서 78주 사이다.

따라서 파운드리는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제조 장비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SEMI는 올해 반도체 장비 지출이 1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 공정 노드가 필요한 파운드리에 극자외선 노광(EUV) 장비를 유일하게 공급하는 ASML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ASML은 첫 하이 NA EUV 장비를 인텔에 납품했다. [사진=Intel X]
ASML은 첫 하이 NA EUV 장비를 인텔에 납품했다. [사진=Intel X]

 

▶3나노 공정 확보 위한 경쟁도 치열해

업계에서는 2023년에 ASML의 연간 매출이 300억 달러(약 39조 원)로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2024년에는 예상치보다 더 나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GPU 생산을 위해 3나노 제조 노드로 이전할 계획으로 3나노 및 5나노 노드 기반 칩의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3나노 공정으로 향후 5년 동안 무려 1조 5천억 달러(약 1974조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SML은 최근 2나노 등 초미세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장비인 ‘하이 NA EUV’ 출하를 시작했으며 가격은 무려 한 대당 3억 달러(약 3948억 원)에 달한다. 인텔은 이 장비를 공급받은 첫 번째 고객으로 TSMC, 삼성,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2023년 3분기 말 ASML의 수주잔고는 약 350억 유로(약 50조 원)를 기록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요가 2024년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ASML은 수주잔고를 더 많이 매출로 전환하고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

한편 ASML 경영진은 2024년에 큰 성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매출 성장에 대한 신중한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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