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대비 월등히 많은 특허를 보유한 BYD
‘블레이드 배터리’로 대변되는 배터리 기술
자율주행 분야 경쟁력도 뒤지지 않아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전기차 시장의 패권이 바뀌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중국의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제조사로 등극한 것이다. 그동안 저가 그리고 낮은 품질로만 여겨지던 중국산 전기차의 이미지를 넘어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정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기술력이다. 

2023년 4분기 기준, 중국의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 제조사로 올라섰다. [사진=BYD]
2023년 4분기 기준, 중국의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 제조사로 올라섰다. [사진=BYD]

 

▶ 2023년 4분기, 테슬라를 압도한 BYD

BYD는 돌핀 등의 중저가형 전기차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160만 대 가까운 전기차를 판매했다. [사진=BYD]
BYD는 돌핀 등의 중저가형 전기차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160만 대 가까운 전기차를 판매했다. [사진=BYD]

1월 초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주요 외신으로부터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2023년 4분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제조사의 주인공이 테슬라가 아니라는 소식이었다. 대신 중국의 BYD가 테슬라를 넘어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제조사로 올라섰다. 

BYD가 지난해 4분기 기록한 전기차 판매량은 약 52만6400대다. 같은 기간 테슬라가 기록한 판매량은 약 48만4500대에 머문다. 테슬라가 분기별 판매 집계에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09년 모델 S를 출시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2023 연간 판매로는 테슬라의 판매량이 약 180만 대로,  157만 대에 그친 BYD를 크게 앞선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BYD의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설립 초기부터 순수 전기차만을 생산해 왔다. 반면, BYD는 2022년 3월까지 내연기관 자동차를 병행해 생산했다. 즉, BYD는 전기차만을 본격적으로 생산한지 2년도 안된 시점에서 십수 년 이상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끌어온 테슬라를 넘어선 것이다. 

 

▶ 테슬라보다 월등히 많은 특허를 보유한 BYD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한 BYD는 배터리 관련 분야에서 높은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사진=BYD]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한 BYD는 배터리 관련 분야에서 높은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사진=BYD]

일반적으로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술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대다수의 제조사들이 타사의 기술과 디자인을 모방한 뒤 자동차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BYD에게는 그런 편견이 통하지 않는다. BYD의 기술력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특허 출원 건수다. 

지난해 9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BYD가 보유한 특허 수는 1만3000여 건에 달했다. 반면, 전기차 기술력을 선도하고 있다고 알려진 테슬라의 특허 수는 BYD의 약 16분의 1에 불과한 836건이었다. 현 시점에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두 제조사의 특허 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BYD의 회사 특성 때문이다.

온전히 전기차 제조사로 시작한 테슬라와 달리 BYD는 지난 1995년 배터리 제조사로 발걸음을 뗐다. 이런 배경 때문에 BYD가 보유한 1만3000여 건에 달하는 특허 중 절반 이상이 배터리 관련 특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늘날, 전기차 개발 및 생산에서 배터리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BYD 입장에서는 자사가 수십 년 이상 축적한 배터리 기술력을 빼앗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특허 출원에 적극적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 ‘블레이드 배터리’로 대변되는 BYD의 배터리 기술

BYD 배터리 기술의 핵심은 배터리 셀을 얇게 제작한 블레이드 배터리다. [사진=BYD]
BYD 배터리 기술의 핵심은 배터리 셀을 얇게 제작한 블레이드 배터리다. [사진=BYD]

이처럼 배터리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BYD의 주력 배터리 기술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BYD는 전기차 판매 외에도 분야에서도 중국의 CATL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를 자랑 중인데 LFP 배터리의 단점인 낮은 에너지 밀도를 해결하기 위해 ‘블레이드 배터리’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는 배터리 셀을 칼날(Blade)처럼 길고 평평한 형태로 제작한 것에 기반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모듈이라는 중간 과정을 건너 뛰고 셀을 배터리 팩에 직접 탑재하는 CTP(Cell to Pack) 방식을 구현한다. 이 같은 방식의 장점은 동일한 부피의 배터리 팩에 더 많은 배터리 셀을 집약해 LFP 배터리의 단점인 에너지 밀도를 물리적으로 개선한다는 데 있다. 즉,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사용하면 기존 LFP 배터리 기반 전기차에 비해 성능과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BYD는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 셀을 차체에 직접 탑재하는 CTB 기술도 상용화했다. [사진=BYD]
BYD는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 셀을 차체에 직접 탑재하는 CTB 기술도 상용화했다. [사진=BYD]

블레이드 배터리에 기반한 BYD의 기술력은 새로운 단계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배터리 셀을 팩에 탑재하는 것을 넘어 차체에 직접 집어넣는 CTB(Cell to Body) 기술이 대표적이다. CTB는 구체적으로 배터리 팩의 상부 쉘과 차체 바닥의 패널을 하나로 묶어 구성하는 기술이다. 덕분에 CTP 대비 더 많은 배터리 셀을 탑재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시스템이 차체와 통합돼 차체 강성을 높임으로써 주행 안정성 향상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BYD는 CTB 기술을 탑재한 전기차인 씰(SEAL)을 지난 2022년 선보인 바 있다. 씰은 82.5kWh 용량의 LFP 배터리를 CTB 방식으로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은 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음에도 WLTP(Worldwide-Harmonized Light-Vehicle Test Procedure) 기준 57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내세운다. 또한, 앞뒤 차축에 탑재된 듀얼 모터를 기반으로 523마력의 시스템 총출력, 3.7초의 시속 100km 가속 시간까지 자랑한다. 

 

▶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는 BYD

BYD는 레벨3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도 앞서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테스트 주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BYD]
BYD는 레벨3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도 앞서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테스트 주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BYD]

BYD는 그동안 우위를 보였던 배터리 외에도 미래 전기차 시장의 필수 요소인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레벨3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7월 중국 정부로부터 레벨3 자율주행 기술 시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내부 기술 검증을 거친 BYD는 중국 내에서 최초로 레벨3 자율주행이 가능한 조건부 테스트 라이선스까지 획득하며 멀지 않은 시일 내 본격적인 테스트 주행을 시행할 예정이다.

BYD는 레벨3 자율주행 기술 완성을 위해 지능형 기술 연구팀을 만든 뒤, 세계 최초의 차량 내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만만치 않은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과 함께 2025년 중국 내에서 조건부 자율주행인 레벨3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추진 중인 중국 정부의 의지가 더해져 BYD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 했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라고 해서 무시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났으며 BYD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라며 “BYD가 이제 전기차 업계의 핵심 플레이어가 됐다는 사실은 이제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상수가 됐다"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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