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경제논리 아닌 개인적 신념과 철학 필요
조용한 공간에서 우주 꿈꿨던 머스크
고등학교 때부터 '우주사업' 구상한 베이조스

[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글로벌 우주산업 생태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 국가 중심의 우주개발이 민간 기업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도래하면서다. 그 중심에는 스페이스 X의 일론 머스크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은 인간의 호기심이었다며, 특히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우주개발은 단순히 경제적인 욕심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 우주전문가는 우주적 관점은 우리 모두가 창백한 푸른 점에 타고 있다는 진실을 일깨워 준다라며 기초교육으로 어린 학생들부터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과학계, 산업계, 정부간 활발한 소통과 열린 태도로 과학 커뮤니티를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진=space X 홈페이지]
한 우주전문가는 우주적 관점은 우리 모두가 창백한 작은 푸른 점에 살고 있다는 진실을 일깨워 준다라며 기초교육으로 어린 학생들부터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과학계, 산업계, 정부간 활발한 소통과 열린 태도로 과학 커뮤니티를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진=space X 홈페이지]

▶ ‘뉴스페이스’ 민간우주개발시대··· ‘뉴페이스’ 두각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이끄는 두 인물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와 블루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이 설립됐던 2000년대 당시, 우주개발 스타트업이 전 세계적으로 설립되던 시기이긴 했지만, 현재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열고 선도하고 있는 중심에는 머스크와 베이조스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민간우주개발 시대의 가장 큰 장점은 로켓 재사용 기술 및 신소재 개발 등 다양한 로켓공학 기술로 발사 비용이 저렴해져 우주개발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효율성을 바탕으로 6G시대의 필수적 기술인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도 가능해져 우리 사회에 편의성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민간 우주개발은 당장의 수익 없이 천문학적인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머스크와 베이조스 같은 인물이 자라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또한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라이트 형제는 가정 내의 도서관과 Scientific American과 같은 각종 출판물을 접하면서 그들의 항공학과 공학에 대한 흥미가 자라게 됐다. 어린 시절, 라이트 형제는 발명적이고 호기심이 많았다. 함께 연구를 하며 연계 작업을 수행하며 연을 만들고 모형 헬리콥터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러한 초기 경험들은 나중에 그들이 항공에 대한 흥미를 돋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Wright Brothers]
라이트 형제는 가정 내의 도서관과 Scientific American과 같은 각종 출판물을 접하면서 그들의 항공학과 공학에 대한 흥미가 자라게 됐다. 어린 시절, 라이트 형제는 발명적이고 호기심이 많았다. 함께 연구를 하며 연계 작업을 수행하며 연을 만들고 모형 헬리콥터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러한 초기 경험들은 나중에 그들이 항공에 대한 흥미를 돋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Wright Brothers]

▶ 우주개발 인간의 호기심이 바탕··· 경제로만 설명할 수 없어

전문가들은 우주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겸손함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지구를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이라면서 그러한 인물을 키워낼 수 있는 환경에 대한 투자가 우주개발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난관도 뛰어넘을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올해 4일에 1번 꼴로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렸다. 스페이스 x는 화성에 자립도시를 건설에 태양계의 전초 기지로 활용한다는 비전이다. 머스크는 앙숙관계에 있었던 베이조스를 향해 우주에 떠다니는 우주포트를 건설한다는 것은 대서양 한가운데 미국을 건설하려는 것과 같다고 조롱한 바 있다. [사진=일론머스크 X계정]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올해 4일에 1번 꼴로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렸다. 스페이스 x는 화성에 자립도시를 건설에 태양계의 전초 기지로 활용한다는 비전이다. 머스크는 앙숙관계에 있었던 베이조스를 향해 우주에 떠다니는 우주포트를 건설한다는 것은 대서양 한가운데 미국을 건설하려는 것과 같다고 조롱한 바 있다. [사진=일론머스크 X계정]

① 책벌레 머스크의 꿈, 교실 아닌 도서관 작은방에서 싹틔워

일론 머스크는 어릴 때부터 책벌레로 유명했다. 머스크의 어린 시절 한 구석에는 만족할 수 없는 호기심, 즉 공상과학 소설의 페이지들에 녹아있는 지식에 대한 갈망이 충만했다.

그 시기의 일론 머스크는 작가인 더글러스 애덤스,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와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탐독했다.

일론 머스크의 왕성한 독서 습관은 그의 부모님의 지도와 결합되며 혁신의 씨앗이 뿌리내릴 수 있는 풍요로운 토양이 마련됐다.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몰입 경험으로 일반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고 불리는 것들의 경계를 허무는 발판을 마련했다.

머스크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상상하며 인류가 우주를 정복한 미래, 일상생활과 융합된 첨단 기술들, 그리고 무한한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머스크의 꿈은 실험실이나 시끌벅적한 교실이 아니라 도서관 그리고 그의 조용한 작은 방에서 커나갔다. 2002년 스페이스X 설립은 허구의 경이로움에 빠진 한 소년이 꿈을 이룬 순간이 됐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기관 애드 아스트라(AD ASTRA)를 세우기도 했다. 이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숙제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고, 학생들이 집에서 가족과 함께 토론을 거쳐 수집한 정보를 학교 수업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부모와의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올바른 대화를 구축하는 등의 교육을 중심으로 한다.

제프 베이조스의 어머니 재클린은 만드는 걸 좋아하는 제프를 위해 전자제품 판매 체인인 라디오쉑에 하루에도 몇 번씩 데려다 주고 왔다고 한다. 차고는 과학실험실로 바꿔 주었다. 제클린은 베이조스가 아마존을 창업할 때 일생동안 저축한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사진=제프베이조스 인스타그램/제프베이조스와 그의 어머니]
제프 베이조스의 어머니 재클린은 만드는 걸 좋아하는 제프를 위해 전자제품 판매 체인인 라디오쉑에 하루에도 몇 번씩 데려다 주고 왔다고 한다. 차고는 과학실험실로 바꿔 주었다. 제클린은 베이조스가 아마존을 창업할 때 일생동안 저축한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사진=제프베이조스 인스타그램/제프베이조스와 그의 어머니]

② 베이조스, 다섯 살 우주의 꿈··· 고등학교 졸업 연설까지 이어져

제프 베이조스의 자서전 ‘발명과 방황’을 보면 베이조스의 우주를 향한 열정은 다섯 살 때부터 시작했다. 베이조스는 그가 다섯 살 때인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TV로 시청하면서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느꼈다며, 그것이 열정의 원천이 됐다고 밝혔다.

우주에 대한 관심은 그가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 내용에서도 드러난다. 지구와 다른 행성을 식민지로 만들어, 우주 호텔을 짓고, 제조업을 옮겨 우리의 연약한 행성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연설의 마지막을 “우주, 그 마지막 개척지에서 만납시다”라고 끝맺었다.

업계에선 그가 세계 최고 부자가 된 데는 이미 고등학교 때 우주 사업을 생각할 정도로 ‘장기적 시각’을 바탕으로 한 일관된 경영철학 덕분이라는 평가다.

실제로도그는 결코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라는 칭호에 욕심을 내본 적이 없다며 그보다는 발명가, 기업가로 알려지는 편이 훨씬 마음에 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최고가 되려고 하는 그의 열정은 그의 일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프린스턴대에서 전 과목 A학점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던 그는 편미분방정식 문제를 풀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자 스리랑카 출신 친구가 그것을 보고 간단하게 답을 찾아내자 곧바로 물리학자의 길을 접고 컴퓨터공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없다면 최고가 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훗날 밝혔다.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목표와 약간 다르다. 달에 영구기지 건설을 통해 자유롭게 떠다니는 우주포트를 건설, 1조명의 인류를 거주시키겠다는 비전이다. 베이조스는 머스크를 향해 화성으로 이주해 사는 것보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서 사는 것이 더 마음에 들 것이라고 비아냥 거린 바 있다. [사진=블루오리진X계정]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목표와 약간 다르다. 달에 영구기지 건설을 통해 자유롭게 떠다니는 우주포트를 건설, 1조명의 인류를 거주시키겠다는 비전이다. 베이조스는 머스크를 향해 화성으로 이주해 사는 것보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서 사는 것이 더 마음에 들 것이라고 비아냥 거린 바 있다. [사진=블루오리진X계정]

▶ 닮은 꼴 머스크·베이조스 경쟁적 협력관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은 경쟁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한 때 우주 관광, 화성 탐사 등 우주 사업에 대해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지만, 미국항공우주국이 달 착륙선 제조업체로 스페이스X를 단독 선정한 것을 계기로 사이가 벌어졌다. 이후 이슈가 있을 때마다 SNS를 통해 서로의 성과에 대해 비꼬거나 비판하면서 앙숙관계로 지냈다.

하지만 최근 민간 우주 개발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 둘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최근 카이퍼 프로젝트를 위해 스페이스X와 계약을 체결했다.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을 이용해 오는 2025년 3차례의 위성을 발사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베이조스는 미국 유명 테크 팟캐스터인 렉스 프리드먼의 방송에 출연해 “나와 머스크는 생각이 매우 비슷하고, 그와 친구가 된다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면서 “그는 매우 유능한 리더임이 분명하다. 유능하지 않고서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최근 반유대주의 논란으로 머스크 소유의 X 실적이 대폭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앙숙이자 친구인 머스크 편에 선 것이다.

앞서 한 행사에서 머스크는 ‘블루 오리진이 스페이스X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랬으면 좋겠다”며 “그의 (우주 개발) 동기의 많은 부분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두 거물이 가까워지면서 향후 민간 우주 개발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베이조스는 이날 팟캐스트에서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분명 성공적일 것”이라며 “다만 우주 시장에선 여러 승자가 탄생할 것이고, 블루 오리진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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