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배터리 생산량, 반도체 넘어설 것
폭스콘 “반도체 산업 인프라, 배터리 산업에도 적합해”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애플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이 배터리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대만 언론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폭스콘의 배터리 전략 책임자 트로이 우(Troy Wu) 실장은 최근 이 전략에 대해 2040년까지 대만의 배터리 산업이 경제 규모 면에서 반도체 산업을 능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경제 발전의 중심 배터리
전기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업계에서는 2030년 이후에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 실장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약 5.28%였던 배터리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012년부터 2030년까지는 21.16%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2030년 배터리 산업은 2022년 반도체 산업 규모의 40%에 해당하는 1840억 달러(약 237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만 경제 발전에 있어 배터리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40년에는 배터리 산업의 생산량이 반도체 산업의 생산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배터리 산업은 조선업과 같은 수준 기반 사업으로 한 번 예측된 성장률은 떨어지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다.
▶대만 내 배터리 생태계 구축 박차
폭스콘은 대만이 기존 반도체 산업을 활용해 배터리 산업의 미래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우 실장은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이 고순도 재료, 고도로 자동화된 제조 장비와 테스트 장치, 생태계 기반 산업이라는 점 등에서 유사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대만의 기존 반도체 산업 인프라는 배터리 제조 및 장비 산업에 매우 적합하다. 배터리는 대만의 또 다른 1조 달러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국내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는 주요 공급업체가 되고자 대만 남부에 배터리 R&D 및 파일럿 생산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60억 대만달러를 배정했으며 내년 6월까지 완공 및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배터리 셀 재료의 80%를 현지에서 조달하는 등 대만 공급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폭스콘은 이런 공급업체들이 국제적인 소재 수요에 맞춰 투자를 늘리도록 독려하고 있다.
우 실장은 폭스콘이 첨단 배터리 기술, 특히 솔리드 스테이트 배터리(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 배터리)에 중점을 두고 국제 표준을 준수하며 안전하고 효율적인 배터리 팩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두기업과 격차 좁히기 오래 걸려
폭스콘은 전략적 투자 및 현지 공급업체와 협력을 통해 대만을 배터리 시장의 선두주자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2022년 기준 한·중·일 3개국이 전 세계 시장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배터리 기업은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53.4%의 점유율을 보인다.
배터리는 최소 5~10년 동안의 장기 계획을 통해 전기차에 장착된다. 이미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우 심여 년 이상의 계약이 체결돼 있고 그 금액이 1000조를 넘는다. 이제 배터리 산업에 들어선 대만 기업과는 상당한 차이가 벌어진 상태로 시장 점유율에서 국내 기업과 경쟁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지정학적 문제도 언급된 바 있다. 국내 배터리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미국 시장 수출 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과 달리 대만은 국제외교무대에서 공식국가로 인정받지 못해 FTA 등 협정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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