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최연지 기자] “종이 기저귀는 점차 사라지고 배설케어로봇이 유일한 대체 수단이 될 것이다.”

큐라코 이훈상 대표 [사진=테크월드]
큐라코 이훈상 대표 [사진=테크월드]

배설욕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다.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들에게도 중요한 욕구이지만, 시설에선 변기에 앉아 똥과 오줌을 배설하지 못한다. 나이가 들면 방광 기능이 나빠져, 대부분의 어르신은 기저귀를 착용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야만 하는 것. 이 ‘기저귀 케어’는 초고령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입소자 한 명당 6~8번의 기저귀 교체, 배설 후 방치, 일회용 쓰레기 등 케어 전중후의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최근 기저귀를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큐라코가 개발한 배설케어로봇 ‘케어비데’가 주목받고 있다. 큐라코의 케어비데는 고령자, 중증환자, 와상환자 등 몸이 불편한 사람 전용 대소변 배설처리장치다. 지난 11월 1일 큐라코 본사에서 만난 이훈상 대표는 “간병인력의 부족 현상은 인구 구조상 점점 더 심화될 문제임이 명확하다. 이에 따라 간병로봇의 수요도 국내∙외적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큐라코’ 측은 케어로봇 사용 전중후 변화를 선보여 환자부터 그 이해관계자까지 만족시켰다.

 

로봇케어가 가지는 장점이 뛰어나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950만 명에 육박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만 100만 명이 넘는다. 2025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하므로, 돌봄 문제 해결은 시급하다.

뇌경색으로 와상생활을 하는 아버지를 돌봤던 이 대표도 기저귀 케어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설케어로봇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개발 15년 만에 케어의 라이프 사이클을 바꿨다. 이 라이프 사이클을 시점으로 나누면 크게 사용 전, 사용 중, 사용 후로 구분할 수 있다. 서비스 개시 전부터 배설케어로봇의 활용에 이르기까지 겪는 일련의 변화는 어느 때보다 주목할 만하다.

큐라코가 개발한 배설케어로봇 ‘케어비데’ [사진=큐라코]
큐라코가 개발한 배설케어로봇 ‘케어비데’ [사진=큐라코]

이 대표는 “돌봄이 필요한 인구에 비해 돌봄을 제공할 인구의 수는 부족하다. 대안은 요양보호사의 편의를 돕는 과학기술”이라고 주장한다. 기저귀를 채우면 2시간마다 배설을 체크한 뒤, 요양보호사가 매번 갈아줘야 하는데 로봇은 그 수고로움을 던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요양보호사는 배설관리가 유일한 업무가 아니다. 하지만 여러 명의 노인을 담당하므로, 전체 근무시간 중 기저귀 케어에만 투자하는 시간이 상상 이상이다. 기저귀 케어가 가졌던 ‘사용 전’ 일감은 로봇케어가 없앴다.

사용 중 단점도 개선했다. 그는 “기저귀 장시간 착용은 습하다. 공수가 많이 드는 회음부 케어도 사람보다는 기계가 더 깔끔하다”며 “간병로봇 사용자들도 하나같이 매우 높은 만족도를 표현했다”고 로봇의 이점을 설명했다. 가장 문제로 지적된 요양보호사의 업무 부담을 경감한 것은 물론, 수급자가 배설케어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경험인 수치감, 피부질환 등도 개선했다.

배설케어로봇 ‘케어비데’ 사용방법 [사진=큐라코 홈페이지]
배설케어로봇 ‘케어비데’ 사용방법 [사진=큐라코 홈페이지]

누워있는 와상환자의 경우 몸의 압력이 오랫동안 가해져 욕창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기저귀는 대소변을 제때 갈아주지 않으면 병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배설케어로봇을 활용하면 이러한 질병에 대한 위험부담을 낮춘다. 큐라코를 사용 중인 노인들은 누워서도 비데를 이용할 수 있어 기저귀 케어 특성상 동반되는 이물감과 같은 불편함도 없어진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기저귀 쓰레기 문제도 해결했다. 로봇은 오물통을 비우면 재사용이 가능한 구조다. 일회용 기저귀는 소재 특성상 땅에 묻어 폐기하거나, 태워서 처리해야 한다. 이 매립된 기저귀가 분해되는 데는 최소 100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이 대표는 “일회용 기저귀를 생산하고 운반하고 폐기하면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한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데 드는 비용만 1년에 약 1천억 원”이라고 지적했다. 기저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다.

 

받아들이면 달라진다... 돌봄 서비스 질 높아져

이 같은 돌봄 혁신에 일본은 큐라코를 빠르게 받아들였다. 현재 개호보험 수급자들은 본인부담금 10%만 내고 배설케어로봇을 사용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돌봄로봇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익숙해지는 경험과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돌봄 현장은 급박한 업무를 우선 처리하느라 변화의 필요성이 뒤로 밀렸다”면서 “배우고 나면 훨씬 쉽다”고 돌봄로봇이 대중화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요양시설은 기본적으로 요양보호사 1명 당 7~8명 이상의 사람을 책임진다. 그런데 연차, 병가 등 한 명이라도 인력이 빠지는 날엔 남은 요양보호사가 담당해야 할 입소자 수는 말도 안 되게 증가한다. 돌봄 현장에 대해 잘 아는 이 대표는 “서비스 제공자는 홍보가 부족해서, 서비스 수혜자는 비용 측면에서 거부감이 드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재 돌봄로봇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활성화가 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빠른 보급을 위한 방안을 묻자, 그는 공공지원이라고 답한다. 한 달에 사용하는 기저귀 비용 정도로 렌탈플랜을 실시하고 있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내 복지용구로 지정되면 전체 금액의 85%를 지원받아 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로봇케어는 간병 퀄리티 상승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현실은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기술의 발전은 빨랐지만, 돌봄 현장은 열악하다. 이 대표는 “요양병원의 간호사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일도 대소변 케어다. 요양보호사들이 기저귀 케어 시간만 줄어도 다른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여건이 훨씬 낫다. 훗날 배설 데이터를 가지고 질병을 예측하는 등 고도화된 간병인들이 생겨날 것이다”며 로봇케어의 도입을 당부했다.

또한 돌봄로봇이 가지는 요양시장의 미래에 대해 이 대표는 "장기요양요원, 간병인 등 급여도 오른다. 점점 장기요양 서비스의 질도 향상한다. 높은 급여에 맞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확신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