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그리퍼가 수행할 수 없는 작업도 해내는 빨판, 진공 그리퍼
식품 이송용도 등장…일상생활에서도 활용 가능성 확대

[테크월드뉴스=윤소원 기자] 로봇이 발달하면서 주변기기와 부품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은 많은 한계에 직면해있다. 사람의 손처럼 핑거가 있는 그리퍼는 부서지기 쉬운 물건 예컨대 달걀이나 두부와 같이 부드러운 특성을 지닌 식재료 등을 다룰 때 작업의 정밀도와 정확성 등에 대한 부족함이 지적돼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에 문어의 빨판처럼 생긴 진공 그리퍼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작업물의 표면을 손상 없이 안정적으로 흡착해 구조가 복잡하거나 표면이 거친 물건도 핸들링할 수 있는 진공 그리퍼의 활용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장되지 않은 쿠키도 옮길 수 있는 SFG그리퍼 [사진=슈말츠코리아]
포장되지 않은 쿠키도 옮길 수 있는 SFG그리퍼 [사진=슈말츠코리아]

 

▶손가락 아닌 패드로 물건 잡는 그리퍼
그리퍼는 로봇이 물체를 집어서 들어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엔드 이펙터(End Effector : 로봇 팔의 끝단에 부착하는 툴)다. 그러나 손가락 모양을 하는 기존의 일반 기계식 그리퍼는 잡기 힘든 물건이나 얇은 비닐 등을 다루는 데에는 손상의 우려가 있었으며 포장되지 않은 식재료의 경우는 파손으로 인한 문제가 지적됐다. 뿐만 아니라 제품을 내려놓은 후 핑거가 빠져나올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불편을 겪었다.

포장되지 않은 디저트류를 들어 옮기고 있는 진공 그리퍼 [사진=슈말츠코리아]
포장되지 않은 디저트류를 들어 옮기고 있는 진공 그리퍼 [사진=슈말츠코리아]

이와 비교해 진공 그리퍼는 기계식 그리퍼로는 옮기기 힘든 매우 가벼운 제품이나 소형, 특수 목적용으로 적합해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진공 그리퍼는 위에서 진공을 차단하고 제품을 이송·적재해 제품의 안전성 확보가 유리하다. 

진공 그리퍼를 통한 핸들링과 로봇을 조합하면 공기 압력을 이용한 작업으로 기존의 그리퍼보다 작업 속도도 빠르고 효율도 향상 가능하다.

 

▶재질·모양에 따라 투입 분야도 광범위

다양한 고무 재질로 만들어지는 진공 그리퍼는 재질에 따라 쓰임새도 다르다. 내구성과 내마모성이 우수한 질소 고무 재질 진공 그리퍼는 가장 폭넓은 산업군 범위에서 사용된다.

온도나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불소 고무는 고온의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산업 현장에 투입된다. 전기 전열성과 알칼리 저항성이 높은 실리콘 고무는 미국 FDA 식품위생법에 적합해 식품 이송용과 포장된 식품을 적재하는 방향에서 쓰인다.

특수 주름 진공패드 [사진=슈말츠코리아]
특수 주름 진공패드 [사진=슈말츠코리아]

이처럼 여러 종류의 고무로 만들어지는 진공 그리퍼는 사용처에 따라 모양도 제각각이다. 손가락처럼 생긴 기계식 그리퍼와는 달리 물체의 형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모양의 패드가 있다.

일반 원형 패드는 박스처럼 두껍고 평평한 물체 이송 시, 타원형 패드는 반도체 기판과 같은 길고 좁은 물체를 옮길 때 사용된다. 종이나 비닐 등 두께가 매우 얇고 가벼운 물체에는 박형 패드가 적합하며 포장된 물체의 표면처럼 기울어진 물체에는 벨로우즈형 패드가 적절하다.

 

▶빈틈없는 진공 그리퍼, 더욱 다양한 동작 수행 가능

한국기계연구원 송성혁 박사는 “사물을 파지한 후 진공을 통해 물체가 단단하게 고정되므로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계연구원은 새로 개발한 진공 그리퍼를 통해 단순히 사물을 집어 옮기는 것을 넘어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동작 수행도 성공한 바 있다.

부드러운 식품도 이송할 수 있는 그리퍼 [사진=슈말츠코리아]
부드러운 식품도 이송할 수 있는 그리퍼 [사진=슈말츠코리아]

실제로 최근 진공 그리퍼 기업 슈말츠는 식품 이송 전용 진공 그리퍼와 비포장 식품 이송용 그리퍼, 식품 포장용 그리퍼 등을 개발해 포장 및 분류작업에 투입한 사례도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진공 그리퍼도 일반 그리퍼와 같이 인공지능과 센서 기술 등이 더해지면 성능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한계점도 있다. 송 박사는 “기존의 진공 그리퍼는 단차와 표면의 재질 등에 의해 틈이 발생할 경우 흡착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라며 “지금도 구멍이 생기거나 압력이 새는 부분이 생기면 그에 맞춘 전용 그리퍼를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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