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생긴 로봇이 재난 현장에서 활약하다
네 발로 걷던 로봇이 두 발로 우뚝
점점 똑똑해지는 휴머노이드 로봇

[테크월드뉴스=윤소원 기자] 최근 테슬라 옵티머스(Optimus)의 시연 영상으로 다시금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본격 촉발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연구는 현재 4족 보행을 넘어 사람처럼 걷는 2족 보행에까지 이르렀다. 더이상 두 발로 걷는 로봇이 신기한 기술이 아니게 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활용 가능성과 양산 시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로봇 업계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래픽=장영석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로봇 업계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래픽=장영석 기자]

 

▶관심에서 필요성으로 초점 전환

사실 기존 혼다의 아시모 등 휴머노이드 로봇은 호기심 섞인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런 관심이 실제의 ‘필요’로 환기가 된 것은 동일본 대 지진 이후의 후쿠시마 원전 사건이었다.

원전 사고 발생 당시에는 지뢰 제거 로봇과 군용 로봇 등 사람 대신 재난현장에서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투입했다. 그러나 로봇으로 상황을 해결하기에는 현장의 잔해와 계단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으며 결국에는 사람이 방사능 피폭을 당하면서 원전 안에 들어가 수습을 해야만 했다.

이에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 다르파(DARPA)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피해 등을 방지하고자 휴머노이드 로봇 챌린지를 시작했다. DARPA는 여러 재난현장을 재현하고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작했다.


▶필요성에 가능성을 더한 아틀라스

이런 ‘필요성’에 대해 ‘가능성’을 제시한 기업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다. DARPA는 4족 보행 로봇 개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지원해 4족 보행 군사용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보행능력과 균형감각 기술을 기반으로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Atlas)도 선보였다.

아틀라스는 ▲자신의 신체 능력만으로 지형지물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파쿠르(Pakour)동작 ▲춤추기 ▲백 플립 등 고 난이도의 액션을 취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받았다.

아틀라스는 작업자에게 공구 가방을 전달하기 위해 몸을 비틀면서 점프를 한다. 점프 동작과 공구 가방을 던지는 동작을 동시에 수행하는데 이를 위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과 객체의 움직임에 관한 모델 예측 제어장치(MPC: Model Predictive Controller)에 집중했다.

이런 기술력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기업이 투자를 감행했으나 성공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2013년 구글에 인수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년 뒤 또 다시 2017년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데 이어 2020년에는 다시금 현대자동차 그룹에게 넘어가게 된다.  

많은 손바뀜이 있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하며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바라보던 우려섞인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바로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조현장과 로봇의 실질적인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로봇 업계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가능성은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가능성에서 현실로, 양산에 뛰어든 옵티머스

최근에는 자율주행 차량으로 큰 성공을 거둔 테슬라도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시작 9개월 만에 인간형 로봇을 처음 공개한 테슬라 덕분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제조 현장 투입 실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테슬라는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세계 AI컨퍼런스에서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공개했다. 테슬라는 이 로봇을 향후 5년 안에 출시할 예정이며 테슬라 자동차 공장에서 부품 운반용으로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로봇이 움직이는 모습 [사진=테슬라 유튜브 영상 캡쳐]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로봇이 움직이는 모습 [사진=테슬라 유튜브 영상 캡쳐]

테슬라는 옵티머스 로봇을 수백만 대까지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이며 가격은 대당 2만 달러 미만으로 자동차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옵티머스는 컴퓨터 비전과 알고리즘이 조합돼 학습된 딥러닝이 물체를 인식하고 28개의 구조화 된 시스템 제어장치인 액츄에이터(Actuator)로 걸어 다니는 로봇이다. 

옵티머스는 명령이 주어지면 라이다와 같은 별도의 센서 없이 오로지 카메라를 통해 스스로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결정한다. 마치 사람이 시각을 활용해 주변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것과 동일한 매커니즘을 보유한 휴머노이드인 것이다.

테슬라는 자신들의 전기차가 그랬듯 옵티머스 역시 시장의 판단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양산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완전히 사람을 대신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산이 아직 많다고 지적한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닮아 있는 형태 때문에 잠재적으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이라며 “따라서 언젠가는 제조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아직 그 기능이 제한적이고 이용하는 비용이 사람을 고용하는 것에 비해 훨씬 비싸기 때문에 가격적 부담이 조금 덜한 특수 분야인 우주, 재난 구호, 방위산업에 먼저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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