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TECH] 공유기 말고 LED로 통신하는 ‘라이파이’

[편집자주] 디지털 전환 가속은 우리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환경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생활TECH]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쉽게 접할 수 있는 IT 기술을 소개하고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그리고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와이파이 등 통신기술은 더 빠른 속도를 위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파를 이용한 방식을 넘어 빛을 활용한 통신 기술 기발에 한창인데요. 와이파이의 한계를 극복한 ‘라이 파이(Li-Fi)’가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LED를 통한 통신 기술

라이파이는 라이트 피델리티(Light-Fidelity)의 줄인 말로 와이파이가 전파를 이용하는 방식이라면 라이파이는 가시광선을 사용해 정보를 전송하는 기술입니다.

원래 라이파이는 LED 전구의 밝기를 조절하기 위한 기술로 개발됐습니다. LED는 일반 조명과는 달리 반도체 부품으로 이뤄진 광원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의 깜빡임을 줄 수 있고 이를 통신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라이파이는 LED 전구의 깜빡임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합니다. 디지털 데이터 전송은 0과 1을 기본으로 작동합니다. 라이파이 기술은 LED 전구를 켰을 때 ‘1’, 꺼졌을 때를 ‘0’으로 지정하고 초당 1억 번 끄고 켜면서 데이터를 디지털 신호로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와이파이의 한계 극복해

라이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속도입니다. 현재 라이파이 기술의 이론상 속도는 224Gbps(28GB/s)입니다. 60GHz 주파수 대역을 쓰는 근거리 통신인 와이기그(7GB/s), 6GHz를 쓰는 와이파이7(3.7GB/s) 대비 4배에서 7.5배 이상 빠릅니다.

빛의 영역대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라이파이는 한정된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존의 통신 기술 대비 훨씬 더 넓은 영역의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시광선의 주파수 영역은 380THz~750THz(테라헤르츠)로 무선통신 전체 주파수보다 무려 1만 배 이상 넓어 광활한 대역에서 통신을 할 수 있습니다.

전파를 발생시킬 필요 없이 LED 조명을 켜고 끄는 것만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도 적습니다.

라이파이는 와이파이나 5G 등 기존 통신 기술 대비 보안성이 좋습니다. 와이파이는 집이나 사무실 외부로 빠져나오는 전파를 수신해 엿들을 수 있지만 라이파이 기술은 한정된 내부 공간에서만 데이터가 전송되기 때문에 이외의 공간에서는 데이터 전송이 불가능합니다.

최근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라이파이를 국제 광통신 표준(802.11bb)으로 지정하면서 이를 활용한 제품이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할 때 참고할 기준이 명확해지고 기업이나 제품 간 호환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와이파이 대체 아닌 상호보완 역할

그러나 라이파이 기술은 와이파이와 5G처럼 넓은 공간에 데이터를 전송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녔습니다. 벽과 같은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하는 빛의 특성상 라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곳곳에 LED를 배치해야 하고 낮 시간에도 조명을 켜야 한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와이파이와 라이파이는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의 차이로 유리한 환경이 다릅니다. 병원이나 산업 시설은 전파에 민감한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곳에선 빛으로 통신하는 라이파이가 안전합니다. 터널처럼 전파가 잘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활용하기 좋습니다.

반면 와이파이는 어두운 환경을 유지하거나 넓은 영역에 빛을 쏘기 어려운 장소에서는 와이파이가 유리합니다. 이처럼 라이파이가 기존 와이파이를 대체하기보다는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