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AIX·AI 서비스 단계적 피라미드 전략
AI 피라미드 전략으로 2028년 매출 25조원 목표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서부 개척 시대에 곡괭이와 청바지를 만들었던 회사가 돈을 번 것처럼 AI 골드러시가 시작됐다. 통신사에게 AI 혁명은 기회이기 때문에 무조건 직진하겠다. SKT가 어떻게 AI 컴퍼니가 될 것인지 집대성한 것이 AI 피라미드 전략이다”

SKT 유영상 사장은 26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이처럼 말하며 SKT의 AI 전략에 관해 설명했다. ‘AI 피라미드’는 고객, 서비스, 기술을 연계해 ▲AI 인프라 ▲AIX(AI Transformation) ▲AI 서비스 등을 단계적으로 풀어낸 전략이다.

유 사장은 “AI 투자 규모를 기존(2019년~2023년) 12%에서 향후 5년 동안 33%로 확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AI를 성장 동력으로 2028년 매출 25조 원을 달성하며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T 유영상 사장은 AI 컴퍼니 도약을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제시했다 [사진=SKT]
SKT 유영상 사장은 AI 컴퍼니 도약을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제시했다 [사진=SKT]

 

자강과 협력의 두 마리 토끼

유 사장이 강조한 첫 번째 요소는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 등이 포함된 AI 인프라다. AI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AI 서비스와 모델 개발에 막대한 양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까닭이다. 이에 유 사장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전력 효율성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유의미한 성과도 도출했다. SKT에 따르면 에너지 솔루션 측면에서 액침 냉각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약 30%의 전력이 절감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의 NPU와 SK하이닉스의 HBM, 차세대 메모리 등을 활용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 사피온의 경우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X330은 경쟁사에 비해 2배 속도, 1.3배의 효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강’과 ‘협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자강은 SKT가 수십 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통신 서비스, 고객 응대, 서비스 이용, 라이프스타일 데이터 등의 데이터로 통신사에 특화된 LLM을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다.

협력은 앤트로픽, 오픈AI,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기업과의 연합이다. 지난 25일 오픈AI와 글로벌 AI 해커톤을 마무리하기도 했으며 AI 솔루션 전문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에는 224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오픈AI의 대항마라고 불리는 AI 기업 앤트로픽에는 약 1억 달러(약 1300억 원)의 투자도 진행했다.

유 사장은 “토종 LLM만 가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LLM은 엄청난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자강과 협력 두 가지를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AI를 성장 동력으로 2028년 매출 25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양승갑 기자]
유 사장은 AI를 성장 동력으로 2028년 매출 25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양승갑 기자]

 

내부 서비스·사업 확장으로 AI 역량 강화

AIX는 AI 트랜스포메이션이다. 크게 내부 서비스의 혁신, 사업 영역 확장으로 구분된다. 우선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로 대표되는 내부 서비스에 AI를 적용한다.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에 AI를 적용함으로써 생산성, 고객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고객센터에는 AICC(AI 컨택센터)를 접목하고 네트워크 인프라의 운영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IPTV에는 시청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추천 시스템, AI 에이전트와의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AI 홈’ 등이 포함된다.

더 나아가 UAM(도심항공교통), 엑스칼리버로 대표되는 헬스케어 서비스에서도 AI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 UAM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공공/물류, 관광, 대중교통 등에서의 영역에 활용될 예정이다

엑스칼리버는 수의영상진단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 시스템이다. 유 사장은 엑스칼리버 도입 이후 엑스레이 촬영 판독 시간을 15초가량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300개 이상의 병원에 활용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1000개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SKT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AIX라는 전략과 글로벌 스케일로 진출할 수 있는 서비스 사업, M&A 등을 통해 다른 영역에도 진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에이닷과 글로벌 통신사 연합을 통해 AI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사진=양승갑 기자]
유 사장은 에이닷과 글로벌 통신사 연합을 통해 AI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사진=양승갑 기자]

 

▶ 에이닷 중심, 글로벌 통신사 연합으로 승부수

AI 피라미드 상단 영역에 해당하는 AI 서비스는 개인 비서 영역이다. SKT는 한국어 LLM 서비스 에이닷을 통해 일상과 AI 서비스 연결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처음 에이닷은 일상생활에서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했었다. 하지만 지금 SKT가 바라보는 에이닷의 미래는 명확하게 AI 개인 비서이다”며 “통신사만이 할 수 있는 AI 전화, 통화 녹음, 요약 등을 가지고 AI 개인 비서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SKT는 지난해 5월 베타 형식으로 선보였던 에이닷을 1년여 만에 정식 출시했다. 향후 AI 뮤직 서비스, AI 수면 관리도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AI 뮤직은 ‘BTS 신곡 추가해줘’, ‘재즈 음악 삭제해줘’처럼 에이닷과 대화만으로 플레이리스트 편집이 가능하도록 진화된다. 또한 AI 수면 관리 서비스를 통해서는 잠자는 동안 숨소리를 통해 별도의 수면 진단 기기 없이 수면 상태를 점검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싱텔, 도이치텔레콤, 이앤(E&) 등 글로벌 통신사와의 연합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집중한다. 이를 위해 통신사 특화 LLM과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SKT에 따르면 현재 이들 통신사의 고객 데이터만 해도 12억 명에 달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 사장은 “현재 OTT를 2~3개 정도 사용하고 있는데 3년 후면 AI 개인비서도 2~3개 사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SKT는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통해 이 부분을 선점하고자 하는 전략이 있다”며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 통신사와 파트너를 맺어 이른바 AI 개인 비서 서비스의 로밍이 실현되는 그런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T의 LLM 이름은 ‘에이닷엑스(A.X) LLM’으로 확정됐다. 다만 에이닷엑스의 매개변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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