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아키텍처 대안으로 RISC-V 주목
차량용 IC 아키텍처는 Arm이 선두 유지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Arm의 상장을 앞두고 IT업계에서는 전통 Arm과 신흥 RISC-V 진영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설계에 쓰이는 아키텍처의 로열티와 전략 유연성 등의 강점을 가진 RISC-V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용 IC에서만큼은 RISC-V가 Arm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rm의 사업모델 [출처=Arm]
Arm의 사업모델 [출처=Arm]

 

▶반도체를 지배하는 Arm 아키텍처

Arm 아키텍처는 스마트폰, 가전제품, 사물 인터넷(IoT), 노트북, 서버 등 많은 애플리케이션의 기반이 되고 있다. 다른 반도체 설계 기업에 기초 설계 기술을 제공해 로열티나 라이선스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NXP, 인피니온, 르네사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ST마이크로 같은 기업이 오랫동안 Arm의 아키텍처를 사용해 왔다.

반도체 회사는 판매량이 많을수록 Arm에 더 많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Arm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반도체 기업에게 마치 ‘지식 세금’과 같다. Arm이 미국에서 기업 공개(IPO)를 하면서 기존 반도체 회사들이 Arm에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로열티 없는 RISC-V 주목돼

업계에서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Arm 아키텍처의 대안으로 오픈소스 명령어 세트인 RISC-V에 주목하고 있다. RISC-V는 Arm 아키텍처와 마찬가지로 RISC(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 구조를 기반으로 한 아키텍처다.

RISC-V는 명령어의 구조가 단순하고 저전력이라는 장점 외에도 더 많은 설계 유연성을 제공해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다. 요리로 예를 들면 Arm은 레시피와 재료를 제공해 모든 사람이 똑같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반면 RISC-V는 기본 레시피만 제공하고 재료는 기업이 직접 준비해 각자의 입맛에 맞게 조리하는 방식이다.

특히 아키텍처 라이선스에 대한 비용이 무료이기 때문에 많은 반도체 회사가 협력해 RISC-V 기반 제품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인텔은 RISC-V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며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8월 퀄컴, 보쉬, 인피니언, NXP, 노르딕은 향후 RISC-V 기반 제품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을 타깃으로 한 RISC-V 합작 투자 기업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르네사스와 ST마이크로는 RISC-V 기반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도 하는 등 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처럼 칩 메이커들은 현재 안정적인 Arm 체계 외에도 RISC-V를 통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RISC-V는 로열티가 없는 대신 초기 R&D 비용과 개발 전담 인력에 대한 투자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한 RISC-V 후발 주자는 선행 주자의 특허 기술과 겹치지 않도록 더 주의해야 한다. 새로운 IP나 칩 개발에 대한 투자가 기대한 만큼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Arm의 아키텍쳐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차량용 IC에서는 아직 새로운 아키텍쳐를 사용하기엔 많은 부담이 있다. 사진=Arm]
Arm의 아키텍쳐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차량용 IC에서는 아직 새로운 아키텍쳐를 사용하기엔 많은 부담이 있다. 사진=Arm]

 

▶차량용 IC, RISC-V로는 아직 어려워

특히 RISC-V는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은 미중 무역 분쟁의 확대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체 개발 칩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다. 그로 인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자동차 칩 등을 위한 RISC-V 개발에 일찍 착수했다.

그러나 먼저 개발을 시작한 중국도 아직 완전한 차량용 칩을 만들지 못했다. 차량용 칩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안전성, 안정성, 신뢰성 등이 인증돼야 하는데 여전히 해외 하이엔드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 마이크로프로세서, GPU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재 Arm 아키텍처는 전체 차량용 IC 시장에서도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 언론매체 디지타임스는 현재 주류 자동차 공급망 운영 모델을 고려할 때 2030~2035년까지 RISC-V가 자동차 시장에서 이익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Arm 아키텍처가 차량용 IC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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