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8년까지 K-센서 기술개발 사업에 1800억 원 투입
대전시 ‘첨단센서산업 허브도시’ 조성… 경남도 ‘스마트 센싱 유닛 실증센터’ 개소

 미국에서 열리는 삼성 시스템반도체 포럼에서는 세미콘 휴머노이드(인간형 반도체)가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삼성전자]
 미국에서 열리는 삼성 시스템반도체 포럼에서는 세미콘 휴머노이드(인간형 반도체)가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삼성전자]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초연결 시대가 도래하면서 ‘센서’가 핵심부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센서는 단순 감지, 측정의 임무를 수행하며 데이터를 생성하던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단순 데이터 수집 기능을 벗어서 실질적인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수행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능형 알고리즘 등을 적용한 ‘스마트 센서’는 기존의 센싱 기능을 포함해 통신 및 데이터 처리와 AI 관련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제어 △판단 △자가진단 △의사결정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춰 인간이 감지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상을 감지하고 사물이 반응하게 한다.

▶ 오감을 닮은 인간형 센서로 제조현장 혁신

오는 10월 공개를 앞둔 삼성전자의 ‘세미콘 휴머노이드(인간형 반도체)’가 대표적인 예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서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를 양산 중이다. 여기에 미각, 후각, 청각, 시각 등 오감을 감지하고 구현할 수 있는 센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를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사람의 오감과 유사한 수준에 이른다면 자율주행이나 로봇 등에 접목시 그야말로 인간을 완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스마트 센서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곳은 제조 현장이다. 스마트팩토리에 적용되는 스마트 센서는 모든 공정을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화해 공정과 물류, 실시간 상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또, 데이터 분석 결과를 다시 공정에 활용해 공정개선과 효율성 향상에도 기여한다.

특히 AI를 비롯한 IoT 통신 및 서비스 등 통신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서버를 ‘스마트 센서 모듈’과 결합해 ‘스마트 센서 플랫폼’ 같은 새로운 응용 서비스를 창출해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팩토리에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 센서는 생산 시설이나 기기 고장 및 파손 감지, 유해가스·액체 유출 등 장애 요소와 위험 요소 등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제조공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인식해 협동로봇이나 자율주행로봇과 조합하고, 시시각각 바뀌는 공정에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다양한 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능형 구동 알고리즘’이 연구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차세대 스마트 센서 기술은 ▲스마트팩토리 ▲스마트기기 ▲스마트시티 ▲스마트카 등 다양한 스마트 ‘IT융합 플랫폼’에 적용돼 4차 산업혁명 시대 ‘지능형 IoT 및 AI 서비스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 센서가 미래 산업의 핵심 요소가 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센서 시장은 2020년 366억 5,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약 20%씩 성장해 2025년에는 875억 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스마트 센서 시장도 2020년 21억 5,000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49억 4,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마켓앤마켓은 내다봤다.

국내 기업, 글로벌 스마트센서 시장 점유율 5% 미만

스마트 센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그 과실은 거의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 센서 시장 주요 기업은▲아나로그디바이스(미국)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미국)▲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TE커넥티비티(스위스)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독일) 등이 있다.

국내 센서기업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다 보니 자금력 부족으로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영세한 규모 탓에 ‘가격 경쟁’에서도 취약하다.

그렇다 보니 국내 대기업들조차 국내 센서기업 제품에 대한 신뢰성 문제, 시스템에 부합한 센서 제품 부재 등으로 수입을 선택하고 있다. 이에 2022년 기준 국내 센서기업의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5% 이하로 집계된다.

반면, 센서 분야 선진국들은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지난 2013년 ‘첨단제조파트너십’을 통해 제조 혁신 추진과 더불어 ‘센서 기술’을 포함해 미래 제조 공정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11개 제조기술을 중점육성분야로 선정했으며, 2016년에는 ‘국가제조혁신네트워크’를 구축해 첨단제조 분야 기반기술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산학 연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도 스마트 센서 산업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에 대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호라이즌유럽’의 일환으로 ‘사물인터넷을 위한 센서 기술’이 포함된 클러스터에 150억 유로(약 21조원) 규모의 지원을 단행했다. 특히 독일은 ‘하이테크전략2025’를 통해 센서기술의 발전을 통한 미래역량 강화를 명시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도 센서 분야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차세대 센싱’과 같은 첨단기술을 개발에 65.7억엔(약 592억 원)을 지원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스마트 제조 산업 내재화를 위한 ‘제조2025’를 발표하고 국가스마트센서혁신센터 구축 및 운영, 스마트 센서 밸리 조성, 신기술 센서 및 스마트 칩 개발 프로젝트 등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K-센서 기술개발 사업에 1800억 원 투입

우리 정부도 지난 2021년 국내 센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장선도를 위한 K-센서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2022년부터 2028년까지 7년 동안 데이터 경제 실현과 디지털 뉴딜 촉진을 위해 핵심 센서 기술 확보에 1천86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K-센서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모바일·자동차·바이오·공공 등 4대 주요 분야 수요 기반 기술개발과 성장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 글로벌 센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바이오 분야에서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진스랩, 포항공과대학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국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경북대학교, ㈜캔티스와 함께 감염병 진단을 위한 압타머 기반 전기화학/광학센서 개발을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전시 ‘첨단센서산업 허브도시’ 조성… 경남도 ‘스마트 센싱 유닛 실증센터’ 개소

지자체 단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는 ‘첨단센서산업 허브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유성구 장대동 일원에 7만3000㎡ 규모의 장대첨단센서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시는 장대첨단센서 특화단지를 수요기업 맞춤형 제품 생산, 개발기간 단축, 생산단가 절감 등 K-센서산업 육성의 전초기지로 키워 첨단센서기업을 집적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첨단센서 소자 제조·신뢰성지원센터와 첨단센서 소자 스마트랩을 설립해 첨단센서산업 육성 플랫폼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다품종 맞춤형 스마트 센서 제조 플랫폼 기술 개발과 차세대 센서 소자 제조·신뢰성 지원사업 등도 진행해 시를 첨단센서산업 거점으로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지난 6월 30일 스마트 센싱 유닛 제품화 실증기반 및 기술개발 플랫폼을 구축해 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스마트 센싱 유닛 실증센터’를 열었다.

경남도에 구축한 실증센터는 경남의 센서산업 활성화와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제품 고도화 및 현장 적용, 기업애로사항 해결 지원, 취업 연계형 특성화 인력양성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센서의 다양한 물리적 환경(내환경성·특수환경 등)의 제품 품질을 시험할 수 있는 47대의 스마트 센서 실증장비도 구축 중이며 지원 사업을 통해 60개의 기업이 자동차·기계·정보통신기술 등의 분야에 이용될 스마트센서(온도·습도·진동·압력 센서 등) 관련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산업현장·공정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물리현상을 모사하고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한 실증 테스트베드(모듈)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기계분야의 온도·습도·비전센서 등과 자동차 분야에서의 조도·무게·카메라센서 등,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진동·온도·3D카메라 센서 등 시제품 제작·제품화까지 가능한 기업지원 플랫폼을 운영하게 된다.

실증센터가 활성화되면 열화상 카메라·프레스 시험 장비·진동시험 측정기 등 47대의 실증장비와 가공공정 모사 테스트베드·사출공정 모사 테스트베드 등 다양한 실증 테스트베드를 통해 도내 센서 수요·공급 기업들의 센서제품 신뢰성 및 제품화를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센서산업의 지역 생태계 조성도 기대된다.

스마트센서 분야에 최적화된 인재 양성도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진행되고 있다. 국립 안동대학교는 올해부터 국내대학 최초로 학부과정에 ‘스마트센서공학과’를 신설해 운영중이다.

스마트센서공학과 관계자는 “스마트센서에 특화된 교육과정과 미래 인재수요에 맞는 혁신적 교육학습 시스템을 도입해 4차산업의 핵심기술인 스마트센서 특화교육의 메카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