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핵심은 생성형 AI 아닌 게임
독과점 없는 메타버스 생태계 표방
구글·애플 여전히 독점력 악용 중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디지털 창작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29일 언리얼 서밋의 새로운 브랜드 ‘언리얼 페스트 2023’을 개최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단일화된 거대 메타버스 생태계와 이를 위한 경제적·기술적 표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시장 선도를 목표로 하며 3D 엔진 기술을 제공 중이다. 현재 에픽게임즈는 리얼타임 3D 툴 ‘언리얼 엔진’을 중심으로 개발자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비단 게임 제작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TV, 영화, 건축, 자동차, 제조,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왼쪽부터)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 [사진=양승갑 기자]
(왼쪽부터)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 [사진=양승갑 기자]

 

단일화된 거대 메타버스 생태계 제시

챗GPT 등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는 최고점 대비 8월 29일 현재 15%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픽게임즈는 생성형 AI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텍스트, 이미지 등 영역에서 상당한 발전이 있었지만 에픽게임즈가 주력하는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션 부문에서도 생성형 AI가 영향을 미칠지 충분한 기술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며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장 성장 기회를 노리려는 모양새다.

특히 팀 스위니 대표는 게임업계의 메타버스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플랫폼 간의 경계를 허물고 게임 간 에코 시스템 통합을 바탕으로 한 단일화된 '거대 메타버스' 생태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하나의 아이템이 특정 콘텐츠에만 국한돼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콘텐츠 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경우 사용자들은 이런 아이템에 대한 가치를 느껴 구매 지불 의사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 통합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팀 스위니 대표는 “현실적으로 봤을 때 메타버스에 대해 실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메타버스는 2030년까지 이용자가 10억 명을 돌파할 것이다”며 “에픽게임즈는 메타버스에 집중할 것이 분명하다. 3D 리얼타임과 관련해 독특한 니즈가 있다고 생각하고 성장 기회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개의 작은 메타버스가 있는 것보다 임계 질량을 넘어서는 대형 메타버스가 생기게 된다면 많은 회사가 편입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아이템을 1달러를 주고 샀을 때 모든 메타버스에서 다 사용이 가능하면 그 경제적 효과는 커지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적·경제적 표준화는 선결과제

다만 여러 메타버스가 연결된 거대 메타버스의 구축은 어려움이 따른다. 현재 기술적 한계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 제약이 극복되더라도 게임사의 이해관계와 게임 에셋 연동 등 문제가 장애 요소가 된다.

이를 위해 팀 스위니 대표는 파일 포맷, 프로그래밍 언어 등 기술적 표준화와 공유 경제와 같은 경제적 표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내다봤다.

팀 스위니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아이템들이 상호호환성이 있는지에 대해 먼저 판단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기술 표준, 파일 포맷이 정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어디에서 실제로 구매가 이루어졌고 게임에서 어느 정도 참여했을 때 수익을 공유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게임을 단일 메타버스에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으면서 점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지금 웹 브라우저가 있는 것처럼 나중에 메타버스 브라우저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게임 간 경제 시스템을 공유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경제 시스템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팀 스위니 대표는 “상호 호환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목표를 가진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같다. 기술적인 방법으로 봤을 때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와 블록체인 사용을 하는 것의 차이”이라며 “두 가지 방법 중 어떤 방법도 상관없다. 성능적인 측면에서 고려했을 때 탈중앙화된 기술일 경우 블록체인이 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언리얼 페스트 2023' 행사에는 언리얼 엔진 기술에 대한 강연들이 진행됐다 [사진=양승갑 기자]
'언리얼 페스트 2023' 행사에는 언리얼 엔진 기술에 대한 강연들이 진행됐다 [사진=양승갑 기자]

 

구글·애플 독점 문제, 소비자에게 피해갈 것

한편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반독점법 소송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앱스토어 운영방식을 반대한 이유에서다. 다만 지난 4월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미 법원은 애플이 독점 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소송은 3심을 앞두고 있다.

팀 스위니 대표는 “에픽 스토어 같은 경우에는 지급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절대로 에픽 시스템의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개발자들에게 선택권을 열어주고 있다”며 “구글과 애플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으로 구글, 애플 등 빅테크의 독점 규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팀 스위니 대표는 한국 정부가 독점 방지를 위해 노력은 펼쳤으나 성과적인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구글과 애플의 독점에 대해서 규제를 강화한 부분은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다만 애석하게도 성과는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구글은 타사에서 개발하고 프로세싱을 본인들이 한 것이 아닌데도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낮아지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이 개발도 하지 않고 제공도 하지 않는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는 부과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러한 관행이 지속적으로 될 경우 자신들의 OS에서 이뤄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 잘못된 조처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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