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 시장, 2030년 24조 원 달해
QKD·PQC 장점 활용한 ‘양자보안통신’ 기술
글로벌 표준화 회의, 인사이트 획득 기회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SK텔레콤(SKT)은 지난 28일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양자보안통신(QSC) 관련 설명회를 갖고 국제 표준 수립 활동의 의의와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양자암호통신 기술 발전과 산업화 촉진을 위해 글로벌 표준 수립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KT 심동희 혁신사업 팀장은 “QKD, PQC 등 상호보완적인 기술을 통합해서 관리하고 솔루션을 개발하고 표준화하는 것이 양자보안방식이다”며 “QKD를 유선 구간에 사용하고 PQC를 무선 구간에 결합하게 되면 통신 전 구간이 양자 보안으로 제공이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보안 수준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표준화 활동은 한마디로 특정 기술 영역의 게임의 법칙을 세팅함으로써 기술에 대한 우위를 선점하고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밝혔다.

SK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 발전을 위해 양자보안통신 표준 과제에 대한 개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양승갑 기자]
SK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 발전을 위해 양자보안통신 표준 과제에 대한 개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양승갑 기자]

 

성큼 다가온 양자 시대, 양자 컴퓨터 막는 ‘양자암호통신’

맥킨지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은 양자 통신, 양자 센서와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모든 산업에 걸쳐 큰 파급 효과를 불러온다. 다만 양자 컴퓨팅이 통신 분야 암호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보를 안전하게 통신할 수 있는 암호화 프로토콜 등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양자암호통신 실증 및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양자과학기술 산업 발전을 위한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지난 6월 발표했다. 기존 암호체계 붕괴에 대비해 차세대 암호로 일컬어지는 PQC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양자 센서, 양자암호통신의 산업화를 촉진할 예정이다.

특히 LG유플러스, KT, SKT 등 통신사들은 각자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양자암호 기술의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4월 LG유플러스는 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KT의 경우 기업간거래 양자암호 전용회선 서비스를 지난해 7월 제공한 바 있다.

SKT는 양자암호통신 기기의 상용화를 위한 전략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양자 보안으로 서비스 앱을 보호한 ‘갤럭시 퀀텀 4‘를 출시했으며 SK스퀘어 자회사 IDQ와 협력해 양자암호통신 기반 VPN 기술 개발을 완료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양자암호통신 분야 관련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것도 SKT(IDQ)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양자정보기술 백서’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양자암호통신 시장 규모는 2022년 1조 6886억 원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39.8% 성장해 2030년 24조 579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T 심동희 혁신사업 팀장이 8월 28일 양자보안통신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승갑 기자]
SKT 심동희 혁신사업 팀장이 8월 28일 양자보안통신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승갑 기자]

 

QKD·PQC 기술 결합 통해 통신 전 과정 보호

통신사들이 양자키분배기술(QKD), 양자내성암호(PQC) 등 양자암호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두 기술에도 단점이 존재한다.

QKD는 양자 역학의 특성을 기반으로 원칙적으로는 해킹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안 강도가 높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의 보안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다만 하드웨어 기술로 사업자는 물리적인 키분배장치를 구간마다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 또한 높은 가격 해결 및 소형화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PQC의 경우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양자 컴퓨터가 풀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 암호화 방식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구현이 가능해 확장성이 뛰어나다. 그렇지만 어려운 수학 문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알고리즘이 등장하고 양자 컴퓨터가 널리 쓰이게 된다면 암호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위험도가 존재한다.

이에 SKT는 보안성이 강한 QKD와 확장성이 뛰어난 PQC의 결합을 통해 전체적인 통신 과정 보호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SKT가 강조하는 양자보안통신은 양자 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통신 전 과정을 보호하기 위해 상호보완적인 QKD와 PQC의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보안 기술이다.

구체적으로 공공, 국방, 의료 등 중요하고 장기 보관이 요구되는 데이터와 유선망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서는 QKD를 적용하고 무선망 기반의 기지국과 스마트폰 사이에는 PQC를 사용해 효율적으로 양자 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설명이다. SKT에 따르면 한 구간에 두 기술을 모두 사용해 보안 강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심 팀장은 “QKD 기술이 쓰이고는 있으나 저가화시키고 소형화시키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또한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되는 부분도 있다”며 “PQC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업그레이드와 비교적 확산성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통신 프로토콜에 적용되는 데는 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 컴퓨팅이 언제 상용화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그 때에 양자보안통신을 개발하면 시차가 발생하게 된다”며 “보험을 드는 것처럼 품질이나 테스트 과정 등 연구 개발 기간을 고려해서 미리 준비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SKT는 양자 표준화 위해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하고 있다 [사진=양승갑 기자]
SKT는 양자 표준화 위해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하고 있다 [사진=양승갑 기자]

 

양자보안 선도 목표한 SKT, 글로벌 표준화로 박차

현재 SKT는 양자 기반 글로벌 보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ITU-T(국제전기통신엽합 전기통신 부문)를 포함해 ESTI(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와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등 국제기구에서 표준 수립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 관리 솔루션이 구체화되고 규격이 표준화되면 미래 양자정보기술의 산업화 촉진뿐만 아니라 양자 산업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기의 성과도 창출했다. 글로벌 표준 기술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국에서 국제망 VPN에 PQC를 상용화 및 구축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심 팀장은 “QKD 기술을 가지고 실제로 상용화한 사업자들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SKT처럼 상용화해서 망에 직접 사용하는 사례들을 다른 사업자가 관이 있어 한다”며 “중국을 제외하고 양자암호 기술을 가장 먼 거리로 많이 상용화 한 회사는 SKT다”고 말했다.

한편 SKT는 29일부터 9월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ITU-T 정보보호연구반 하반기 국제회의에서 양자보안통신 표준 과제에 대한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시행되는 차기 연구 회기에서 정보보호연구반 내 양자암호통신 관련 내용을 다루는 실무 작업반의 표준화 영역을 양자 기술 전반으로 확장하자는 기고도 제출해 이번 회의에서 논의한다.

심 팀장은 “신규 기술의 경우에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특정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다양한 업체들이 해당 기술 영역에 뛰어들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표준화 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다른 회사가 어떤 적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를 추측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회사들이 미래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표준화 회의에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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