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호보다 빠른 ‘광’신호 주목
국내의 열악한 생태계 지적돼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의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AI/ML의 수요가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컴퓨팅 장치 간의 고속 전송과 효율적인 통신이 중요해지고 광 인터커넥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실리콘 포토닉스(Silicon Photonics)가 AI/ML 기능을 향상시키는 유망한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를 적용한 광 트랜시버의 프로토타입 [사진=IMEC]
실리콘 포토닉스를 적용한 광 트랜시버의 프로토타입 [사진=IMEC]

 

▶이제는 빛의 속도가 필요하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반도체 칩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자와 빛으로 구현한 광자(Photon)를 이용한다. 사용자가 전기신호를 보내면 광 신호로 데이터가 처리되는 방식으로 이는 전기 신호만 활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더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상용화된 전기 신호를 활용하는 반도체보다 100배 이상 많은 정보를 1000배 이상의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최근 초거대 AI 모델 등 첨단 기술의 등장으로 하드웨어의 컴퓨팅 성능과 데이터 처리 능력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반도체 공정에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구현한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차세대 AI 원천 기술로 부상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있는 수만 대의 서버는 고대역폭의 통신을 위해 광섬유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서버에서 생성된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하거나 광섬유를 통해 들어온 빛 신호를 전기신호로 변환해야 한다. 

이 변환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로 개발된 ‘광 트랜시버(Optical Transceiver)’다. 실제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약 백만 개의 광 트랜시버를 사용한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단일 칩에서 빛과 전기 신호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광 트랜시버를 구성하기에 이상적인 기술이다.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광 트랜시버 시장은 2021년 1억 5100만 달러에서 9억 7200만 달러로 연평균 3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반도체 광 프로세싱 영역에서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142%의 성장률이 예상되며,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이 점점 커지고 있는 컴퓨팅 및 AI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은 기존의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빛의 병렬 처리를 지원함으로써, AI 프로세서, 양자 컴퓨팅, 양자 암호 통신 등 기존 반도체에서는 불가능했던 응용분야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활용한 광 트랜시버 시장 전망 [출처=욜인텔리전스]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활용한 광 트랜시버 시장 전망 [출처=욜인텔리전스]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 지적돼

현재 인텔, 시스코 시스템즈 등 영·미 기업이 실리콘 포토닉스를 활용한 트랜시버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파운드리 기업으로는 IMEC, AMF, 글로벌 파운드리 등이 실리콘 포토닉스 전용 파운드리에서 제품을 생산하며 영·미 기업이 실리콘 포토닉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인텔은 IDM 2.0 전략 2단계인 내부 파운드리 운영 모델을 도입하며 고객사에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실리콘 포토닉스 반도체의 제조공정은 기존의 전자회로 반도체를 만드는 CMOS 공정과 유사하지만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구현을 위한 전용 파운드리가 필요하다. 욜인텔리전스는 실리콘 포토닉스의 응용 분야가 확대됨에 따라 향후 몇 년 내에 대량 생산을 발표하는 새로운 파운드리가 등장할 것이라며 실리콘 포토닉스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의 조합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의 실리콘 포토닉스 생태계가 형성돼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국내에서 실리콘 포토닉스는 생소한 기술에 가깝고 전용 파운드리도 전무하다. 현재 인텔과 TSMC 등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앞서는 가운데 차세대 핵심 기술로 떠오르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이 국내에 활성화 된다면 국내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TRI 광네트워크연구실 이정찬 책임연구원은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과 관련 패키징 기술은 초고속 대용량 광연결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며 “산업 전반에 걸쳐 활성화된 M&A를 통해 장거리/단거리 통신 등 특정 영역의 기술에 강화된 전문기업과 신흥기업이 생기며 실리콘 포토닉스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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