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 업계, 모듈화 형태 ‘맞춤형 제작’으로 고객사 접근성 높여
여의시스템·지테크시스템 등 국내 기업, 글로벌 기업과 어깨 나란히
클라우드 단점 보완하는 에지컴퓨팅으로 진화.. 다중접속 에지 컴퓨팅 기술도 상용화 앞둬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최근 제조업의 가장 큰 관심은 ‘자동화’에 있다.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작업 효율은 높여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장이 올스톱 되는 경험을 하면서 사람의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동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기본 인프라는 일반 컴퓨터에 비해 성능 및 내구성 등이 훨씬 뛰어난 산업용 컴퓨터(Industrial PC, 이하 IPC)라 할 수 있다.

최근 디지털전환(DX)과 맞물려 IPC의 적용 분야도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에서 점점 더 확장되는 추세다. 신뢰성을 갖추고 안정적인 데이터 처리를 원하는 분야에서 IPC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차 전지 분야를 비롯해 물류 및 이송 분야, 스마트시티 분야 등에도 IPC가 적용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송연옥 매니저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산업용 IoT에 대한 수요 증가와 제조업의 디지털화로의 전환, 여러 산업의 엄격한 규제 요건들로 인해 IPC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IPC 시장은 지멘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콩가텍 등 글로벌 기업부터 여의시스템, 지테크시스템 등 국내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이들 기업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IPC의 미래 기상도는 ‘매우 맑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IPC 업계, 모듈화 형태 ‘맞춤형 제작’으로 고객사 접근성 높여

IPC 공급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맞춤형 제작’으로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는 IPC의 핵심인 CPU의 성능이 높아지면 PC 전체를 교체해야 했으나 요즘은 모듈화형태로 고객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독일에 본사를 둔 콩가텍은 세계 IPC 모듈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한 업계 1위 기업이다. 지난 2018년 국내에 진출해 현재 초음파 검사 장비 등 의료 산업에 콩가텍 제품이 다수 활용되고 있다.

콩가텍의 경쟁력은 '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 경쟁사와 달리 모듈 개발과 공급에만 집중한 덕분이다. 또, 모듈용 CPU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인텔과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췄고 높은 호환성도 확보했다.

무엇보다 고객사가 원하는 모듈을 제작하는 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산업용 컴퓨터 모듈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 장비뿐만 아니라 반도체 검사 장비 시장, 스마트 공장, 통신 장비, 배터리 장비 쪽까지 시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도 지난 2021년 모듈형 타입의 IPC인 프로페이스 PS6000을 국내에 선보였다.

PS6000 시리즈는 반도체 생산현장에 최적화된 IPC이다. 작업장마다 다른 작업자의 상황을 고려해 디스플레이 터치를 '기본 모드', '워터 모드' 등으로 바꿀 수 있고, 특히 클린룸 안에서 장갑을 벗지 않고 사용이 가능한 '글러브 모드'를 지원한다. AR(증강현실) 솔루션을 적용해 언택트 유지보수도 가능하다.

고객의 요구사항에 따라 맞춤형 모듈식 구성이 가능하며, 본체는 인텔 코어 i3부터 i7 프로세스를 탑재한다. 디스플레이는 10~22인치까지 선택할 수 있고, 감압식 멀티터치와 정전식 터치를 지원한다.

연구원이 IPC 설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지테크시스템]
연구원이 IPC 설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지테크시스템]

 

여의시스템·지테크시스템 등 국내 기업, 글로벌 기업과 어깨 나란히

국내 중견·중소기업들도 IPC 개발에 꾸준한 투자를 한 덕에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여의시스템은 ‘고객 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산업용컴퓨터 분야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IPC는 24시간 365일 작동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원공급은 물론, 탑재되는 부품들도 긴 수명을 요구한다. 특히 국내 제조업은 종류가 무척 다양한데다 공장 환경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IPC도 호환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이 여의시스템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객사마다 다른 사양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글로벌 대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틈새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여의시스템은 자체 연구소와 자체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연구 개발부터 제조 및 기술지원까지 분야 전 공정을 관리하는 역량도 갖췄다.

최근에는 연결·관리 간소화 시스템을 도입한 신제품도 출시했다. 손바닥보다 작은 사이즈의 산업용 컴퓨터 디콘(D-Con), 고사양 패널컴퓨터, 산업용 컴퓨터 관리 소프트웨어 (V-KVM, ELMS) 등이다.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는 “경기가 나쁠수록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게 된다. 디지털전환에 따라 스마트팩토리는 더욱 고도화될 것이며 무인화도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며 “향후 IPC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테크시스템은 최근 고성능·소형 IPC를 선보이며 스마트팩토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테크시스템이 생산하는 IPC는 스마트팩토리 운영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 최근 공개한 '브이아이씨-공공이, 비전 인스펙션 컴퓨터(VIC-002, Vision Inspection Computer)'는 소형화 GPU 모듈 구성과 고성능 GPU를 갖췄다.

소형화 PC '지티씨-삼일공, 지테크 컴퓨터(GTC-310, G-Tech Computer)'도 출시했다. 제품은 공간 효율성을 고려해 부피가 작은 공간에 특화했다. 콤팩트한 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제조 현장에 적용이 가능하다.

한스웰의 자회사인 하티시스템은 5G 모뎀을 탑재한 5G IPC를 개발했다. 별도 동글을 장착하지 않아도 5G 28Mbps 대역과 연결해 초고속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장자동화 설비 등을 원활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생산 작업과 자율 행동을 결합한 로봇 사물 인터넷 서비스도 구현할 수 있다. 자동무인운반차(AGV)를 실시간으로 제어해 물류 관리와 더불어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특히 5G와 연결될 경우 초고속·대용량 서비스가 가능해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외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한 예측 결과를 설비에 적용할 수도 있다.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산업용 모바일 컴퓨터 전문기업 포인트모바일은 지난 2020년 글로벌 유통기업 아마존과 8년간 2억달러 규모의 산업용 모바일 컴퓨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난 2021년에는 카시오와 ODM방식으로 신제품 PDA단말기 개발·공급계약을 체결해 총 4만2000대 물량의 PDA 단말기를 공급했다. 포인트모바일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덕분에 지난해 '5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7년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혹한, 폭염에 견디는 내구성이 강한 산업용 모바일 컴퓨터를 개발한 것이 지금의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는 평가다.

클라우드 단점 보완하는 에지컴퓨팅으로 진화… 다중접속 에지 컴퓨팅 기술도 상용화 앞둬

최근에는 스마트팩토리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IPC를 통한 에지컴퓨팅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기존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의 한계로 꼽히던 속도 지연 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이에 에지컴퓨팅이 IPC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멘스는 현재 에지앱(Edge App)을 적용해 사용이 가능한 IPC127E, IPC227E, IPC427E, IPC647E, IOT2050 등의 IPC와 함께 차세대 HMI 터치 판넬 Unified Comfort Panel, S7-1500 등의 에지디바이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독일 민덴 지역에 본사를 둔 와고(WAGO)는 에지 컨트롤러(Edge Controller)와 에지 컴퓨터(Edge Computer) 등으로 구성된 Edge 시리즈를 선보였다. 에지 컴퓨터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사양에 맞춰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다. 최대 16GB의 RAM과 256GB SSD(Solid State Drive)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 있는 이 제품은 여러 개의 PLC 데이터를 취득한 에지 컨트롤러의 데이터를 에지 컴퓨터로 취득한 뒤, MQTT(Message Queuing Telemetry Transport)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다중 접속 에지 컴퓨팅 기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다중접속 에지컴퓨팅은 정보처리를 위해 원거리(코어망)에 위치한 중앙컴퓨터를 대신해 기지국 또는 기지국 주변의 컴퓨팅 서버가 네트워크의 에지에 접속된 이용자 및 모든 사물(IoT, 자율주행 등)에 초고속의 실시간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서비스에 사용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세계 특허분야 5대 주요국(IP5)의 다중접속 에지컴퓨팅 관련 특허출원은 최근 5년간(2016~2020년) 연평균 58%로 급증했다. 국가별(IP5) 출원비중을 보면 중국이 전체 출원의 36.2%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32.6%), 유럽(12.9%), 한국(12.2%), 일본(6.0%) 순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이상돈 사물인터넷심사과장은 “5세대(5G) 더 나아가 6세대(6G) 등 초고속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해 다중접속 에지컴퓨팅 기술에 대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국내 기업 및 대학, 연구소 등에서 선제적인 기술개발 및 핵심특허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
[한장TECH] AIoT의 최종장, 온센서 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단위는 계속해서 말초 단계로 내려오는 모양새입니다. 산업용 PC가 그렇듯 AI의 접목단위가 클라우드에서 디바이스로 디바이스에서 센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AIoT의 최종장이라는 온센서 AI 는 어떤 기술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