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발전사의 끊임없는 과제… 경량화
자동차 경량화 기술의 흐름… 전기차로 향하다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자동차에서 무게는 언제나 중요한 문제다. 무게가 가벼울수록 여러 이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효율성 향상이다. 전체 무게가 가벼워질수록 소모하는 연료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비가 좋아진다. 동시에 배출가스도 줄어 환경 오염도 덜 야기한다. 

이 같은 흐름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넘어 전기차 시대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필연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흐름이 전기차로 넘어가기 시작한 현재, 이런 이유로 인해 자동차 경량화 소재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오늘날 전기차에서 경량화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GMP]
오늘날 전기차에서 경량화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GMP]

 

▶자동차 발전사의 끊임없는 과제… 경량화

과거, 자동차 경량화 기술은 경주용 자동차나 고성능 스포츠카의 전유물이었다. [사진=맥라렌 자동차]
과거, 자동차 경량화 기술은 경주용 자동차나 고성능 스포츠카의 전유물이었다. [사진=맥라렌 자동차]

본래 자동차의 경량화는 일부 차종에만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경주용 자동차나 고성능 스포츠카가 일례다. 무게가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운동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량화를 추구했다. 

그러나 이렇게 완성된 경량화 기술과 소재를 일반 차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합금,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CFRP), 마그네슘, 고분자 복합재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알루미늄의 경우 일반 강철대비 20~30% 가볍지만 무게는 2배 이상 비싸다. CFRP는 강철 대비 무게가 절반이지만 가격 차이는 무려 10배 이상이다.

그러나 경량화의 효과는 확실하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조사 결과, 차체를 구성하는 강철 소재를 경량 금속과 특수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면 무게를 최대 500kg 가까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량화 기술과 신소재의 가격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낮아진 결과, 오늘날 일반 자동차에 꽤 많은 경량화 소재가 적용되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의 구체적인 장점은?

자동차가 가벼워지면 연비 상승, 배출가스 감소, 운동 성능 향상 등 장점이 많아진다. [사진=BMW]
자동차가 가벼워지면 연비 상승, 배출가스 감소, 운동 성능 향상 등 장점이 많아진다. [사진=BMW]

그렇다면 자동차가 가벼워지면 구체적으로 어떤 장점이 발생할까?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 2021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무게 약 1,500kg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무게를 약 10% 줄이면 연비가 3.8%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배출가스의 양은 2.5%에서 최대 8.8%까지 줄어든다. 동시에 가속 성능은 8% 향상되고 제동거리는 5%가량 줄어든다. 무게가 가벼워진 만큼 차량 부품 사이의 과부하도 줄어들어 내구 수명도 1.7배 향상되는 기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효과는 전기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 시점에서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다. 이는 배터리의 효율성이 기대에 못미치는 것과 더불어 차체가 무거운 탓도 있다. 

현 시점에서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사진=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현 시점에서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사진=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앞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무겁다. 한 예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제네시스 G80의 경우, 내연기관 자동차는 1785~1880kg이지만, 전기차는 2265kg으로 약 400kg가량 무겁다. 차체 크기와 구성 모두 대동소이하지만, 내연기관 대신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탑재만으로 엄청난 무게 차이가 발생한다. 비단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만이 아니다. 객관적인 기준에서도 전기차는 매우 무겁다.

 

▶자동차 경량화 기술의 흐름… 전기차로 향하다

자동차 경량화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포르쉐]
자동차 경량화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포르쉐]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의 무게를 단 몇kg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전기차의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극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동차의 최신 경량화 기술이 전기차로 집중되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MarketandMarkets)에 따르면 자동차용 경량화 시장은 2020년 696억 달러에서 연평균 약 7.3%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 99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의 경량화 방법에는 구조 설계 개선, 경량 신소재 개발 등이 있다. 먼저 구조 설계 개선은 자동차의 차체를 제작할 때 무게를 줄이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게 테슬라다. 기가프레스라는 초대형 차체 제작 설비를 제작해 차체 후방 부품을 기존 70여 개에서 하나로 만들었다. 여러 개의 부품을 나사나 볼트로 조립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무게를 몇kg이라도 줄일 수 있으며, 차체 강성이 향상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국내외에서 자동차, 특히 전기차 경량화 기술 및 소재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GMP]
국내외에서 자동차, 특히 전기차 경량화 기술 및 소재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GMP]

전 세계에서 경량 신소재 연구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여러 부품·소재 업체들과 관련 기술과 소재를 공동 개발 중이다. 그 결과, 탄소복합 소재를 적용한 선루프 프레임, 차량 보닛을 상용화했다. FEM(프런트엔드모듈), CCB(카울크로스바) 등 통 금속 부품을 탄소복합소재로 대체하는 기술도 선행연구를 마쳤다. 해당 기술은 차세대 저기차 플랫폼에 적용될 예정이다. 

포스코도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초 직접 개발한 전기차 차체 모델인 PBC-EV가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해당 모델에 직접 개발한 초고강도 경량강판인 기가스틸을 45% 이상 적용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약 30%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전기차의 무게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거운 현실을 감안하면, 해당 기술이 양산될 경우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무게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의 경량화 기술은 이처럼 효과가 확실하다. 많은 곳에서 관련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관건은 결국 비용이다. 현 시점에서 전기차는 비슷한 제원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비싸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에 최신 경량화 기술 및 소재까지 적용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동차 신소재 분야의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특히 전기차 신소재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관계자는 "신소재 개발과 생산비용은 양산대수와 반비례하는 문제다. 따라서 현재의 높은 단가는 전기차의 시장침투율이 높아질수록 충분히 극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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