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글로벌 통신사 AI 연합’ 규모의 경제로 대응
KT, CEO 공백에도 시스템 기반의 성장
LG유플러스, 전기차 충전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본업인 통신사업의 성장동력이 소진되기 전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보였다. 내수 시장 특성상 성장에 한계가 있는 통신 사업 이외의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시각이다.

SKT는 ‘글로벌 AI 연합·클라우드’, LG유플러스는 커넥티드카를 중심으로 한 IoT 성장과 전기자 충전 신사업이 눈에 띄었다. KT는 초거대 AI ‘믿음’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경영 정상화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 SKT, 다소 아쉽지만 ‘AI 컴퍼니’ 전환은 지속

SKT는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매출 4조 306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6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상승했다.

통신 사업자의 근간인 무선 사업이 정체됐다는 평가다. 별도 영업이익은 37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연구개발 관련 감가상각비가 소폭 증가해 영향을 미쳤다. 5G 가입자는 1467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3.67%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과 신규·알뜰폰 사업자와의 경쟁도 부담이다.

이에 SKT는 AI 서비스로 성장을 가속하고자 한다. 지난 7월 SKT는 아시아와 유럽, 중동을 잇는 ‘글로벌 텔코 AI 연합’을 출범했다. 독일 도이치텔레콤, 아랍에미리트 이앤(E&), 싱가포르 싱텔 등이 포함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텔코(Telco)’를 통신사로 지칭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상력을 확보한다는 시각이다. 또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사가 활용하는 AI 플랫폼을 만든다는 목표다. SKT는 운영 효율화, 마케팅·네트워크 관리 등을 기대하고 있다.

SKT 정석근 글로벌AI테크사업담당은 “AI 기술은 고객사의 관계 설정과 서비스에 대한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사업이다. 성공적으로 AI를 적용한 트랜스포메이션을 만들어 낼 경우 산업 자체에도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며 “이것을 가지고 다른 산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든지 레퍼런스(Reference)를 만들고 사업화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텔코 AI 플랫폼과 LLM을 만들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AI 서비스를 만들어 글로벌 서비스 및 각 텔코들이 각국에서 현지화, 고도화해 로컬 서비스도 만들 예정이다”며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 얼라이언스 CEO 서밋 이후 공동 워킹그룹 운영으로 거버넌스 구조나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각사 C레벨 임원을 중심으로 협력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에 참석한 각 사 대표들이 MOU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한 모습 [사진=SKT]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에 참석한 각 사 대표들이 MOU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한 모습 [사진=SKT]

챗GPT 등 생성형 AI 시장이 커지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의 중요성도 증가하는 가운데 클라우드 사업도 집중한다. 2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398억 원이다.

단순히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재판매하는 CSP 위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클라우드관리서비스제공사(MSP) 역량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산업별 맞춤 클라우드 전환 컨설팅, AI 기반의 비용 최적화, 맞춤형 클라우드 컨테이너 등이 포함됐다. SKT는 금융사의 경우 데이터 분석, AI컨택센터(AICC) 정보보안 등을 통합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T 김명국 클라우드 사업 담당은 “MSP는 리커링(Recurring) 매출 비중이 5분기 연속 90% 이상을 기록 중이다”며 “국내 1위의 유무선 네트워크 역량과 AI, 빅데이터, 데이터센터, 보안 등 경쟁력 있는 텔코 자산을 결합해 제공하는 것을 기반으로 향후 고객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 이후에도 MSP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모델이 유지될 수 있는 토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KT, 주총 앞둔 김영섭 후보…디지코 적임자 될까

KT는 최고경영자 공백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영업익 5761억 원을 달성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매출은 6조 54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B2C·B2B 사업의 균형 잡힌 성장과 금융·부동산·콘텐츠·DX 등 KT 그룹의 핵심 사업의 성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KT는 하반기 신임 최고경영자 후보자 확정을 통한 경영 공백 안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4일 KT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확정한 가운데 8월 말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최고경영자로 공식 취임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개선의 가시성이 확대되며 성장전략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바라봤다.

KT 김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사회는 후보자의 풍부한 기업 경영권, IT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전문성, 본질 중심의 성장과 혁신경영 등에서 KT를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LG CNS에서 재직하는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향상시켰고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한 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 생태계를 이끌고 디지털 ICT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보여준 것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후보자 [사진=LG CNS]
김영섭 KT 대표이사 후보자 [사진=LG CNS]

초거대 AI ‘믿음’의 상용화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KT 내 AI DX융합사업부문, 융합기술원, KT클라우드와 협업하며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관련 매출은 AICC에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10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 향후 API 개방을 통한 B2B 고객 대상 이용료 확보, KT 그룹 내 상품 서비스와 접목한 B2C 상품 경쟁력 강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김 최고재무책임자는 “KT가 지향하는 초거대 AI는 고객을 생각하고 감성을 이해하고 기억하며 공감을 표현하는 AI다”며 “B2B 분야에서도 고객 맞춤형 특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 LG유플러스, 유무선 고른 성장세와 신사업 성과가 더해진다면

LG유플러스는 유무선 사업의 성장과 B2B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유플러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조 4293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0% 상승한 2880억 원이다.

상대적 약점으로 평가되던 유무선 경쟁력이 강화됐다. 전체 모바일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약 2167만명이다. 5G 중간요금제 출시와 알뜰폰 사업자에 도매 제공, 20대 전용 유쓰(Uth) 요금제 출시로 인한 효과가 주효했다.

기업 회선, 솔루션, IDC 사업 등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은 40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커넥티드카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인터넷(IoT) 판매도 증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부터 토요타 ‘RAV4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내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며 카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에는 토요타 전 차종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해 가입자 성장 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사진=LG유플러스]
(왼쪽부터)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는 플래그십 단말기 출시로 5G 이동통신 보급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고객 불편 개선을 통해 성장률을 높이고 해지율을 낮춤으로써 지속적인 수익 성장을 이루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고객 경험과 정교한 고객 분석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디지털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재화된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로봇 등 신사업 영역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겠다. 커넥티드카 등 IoT 가입자의 성장 폭 확대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향후 3년 이내에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 3위권 달성을 목표로 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집중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카카오모빌리티와 합작법인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전자, 에너지솔루션, 헬로비전·홈버시브 등을 활용한 전략으로 그룹사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 권용현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기차 충전 사업의 주요 밸류체인에서 LG유플러스는 CPO(제품 총괄) 역할을 하고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제외한 구축, 운영, 과금, 운영 이후 가치를 추가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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