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달러, 혁신 기업의 왕관과 같은 상징
트위터와 스레드 영역 겹치며 본격 경쟁 구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FP]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FP]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최근 IT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다름 아닌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격투기 대결이 실현되느냐 여부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 그에 대한 반발로 트위터를 떠난 이용자를 겨냥해 저커버그가 ‘스레드’를 출시하면서 두 사람은 한판 붙을 기세로 거친 말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주먹다짐을 실제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신 ‘꿈의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누가 먼저 가입하는지가 더 큰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은 1조 달러 기업이 2개나 탄생한 해였다. 시총 1조 달러를 목전에 둔 애플과 아마존이 고지 선점을 두고 수개월간 레이스를 펼친 끝에 8월 2일 애플이 사상 첫 시총 1조 달러 기업이 됐고, 아마존은 한달 뒤인 9월에 애플과 시총 1조 달러 클럽을 형성했다.

당시 한국의 코스피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약 1530조원)이 애플이나 아마존 1개 기업 시총과 엇비슷한 규모였으니 얼마나 대단한 수준인지 대략적으로나마 가늠할 수 있다.

이후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미국 기업은 5곳으로 늘었다. 애플, 아마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이 각각 2019년과 2020년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최근에는 엔비디아도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애플·아마존·MS·알파벳·엔비디아, 꿈의 시총 1조 달러.. "혁신"이라는 공통된 DNA

이들 기업들은 주력 산업의 변화를 통해 혁신을 주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애플은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로 출발했으나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혁신을 이끌었고, 아마존은 온라인쇼핑을 넘어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까지 진출하며 손이 닿는 모든 곳을 집어삼켰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1위 기업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상대적으로 올드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WINDOWS'라는 대표 제품이 위기에 빠지자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하며 혁신 기업이 됐고, 검색엔진에서 출발한 알파벳은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로 전세계를 사로잡았다. 엔비디아도 게임용 그래픽카드 제조업체에서 인공지능 반도체로 주요사업 영역을 돌리며 AI시대를 이끌고 있다.

 

애플, 파산 직전에서 전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으로

애플은 1997년만 하더라도 주식이 1달러 미만에 거래돼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혁명과 함께 아이폰으로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며 세계 최대 제조기업으로 올라섰다.

지금은 누구나 사용하는 스마트폰이지만 2007년 세상에 등장한 아이폰은 그 자체로 ‘혁신’이 되며 모바일 혁명을 주도했다.

애플이 기존 제조업체와 달랐던 점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닌 고가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타 브랜드는 가격 경쟁을 펼치며 아이폰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특유의 디자인과 ‘애플’이라는 프리미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근 애플은 시총 3조 달러를 넘어섰다. 5년 새 기업가치가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최근 비젼프로를 발표하며 공간 컴퓨팅으로 또 그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시총 3조 달러 돌파는 1976년 4월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을 창립한 지 47년 만이다.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공개된 2007년 1월 기준으로는 16년 만의 일이다.

스티브잡스 [사진=연합뉴스]
스티브잡스 [사진=연합뉴스]

 

아마존, 기존 상업 질서 해체하며 ‘소매업의 종말’ 도래

아마존은 1994년 제프 베이조스의 차고에서 시작됐다. 출발은 온라인 서점이었다. 아마존에 대해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익성 없던 도서판매점이 마침내 상업 세계의 파괴적인 힘으로 변모했다"고 평했다.

WSJ이 그렇게 평가한 이유는 이른바 ‘아마존 효과’ 때문이다. 예를들어 월마트가 문을 열면 주변 오프라인 중소 매장이 쇠락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마존은 백화점, 대형 쇼핑몰의 붕괴를 가져왔다. 소위 '소매업의 종말'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현재 온라인 시장에서 유통되는 미국 달러화의 절반은 아마존에서 움직이고 있다. 단순히 온라인 쇼핑뿐만이 아니라 전자상거래 시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라우드 1위 업체인 AWS를 비롯하여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업체 홀푸드, 온라인 약국 필팩 등을 인수하고 우주선 업체 블루 오리진을 설립하며 외연도 넓히고 있다.

덕분에 매출 비중 다변화에 성공했다. 온라인 스토어의 매출 비중은 50%이며, 물류센터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아마존 북스토어 등에서 나머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앞으로도 아마존을 뛰어넘을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름(클라우드) 탄 MS.. 전세계인의 플랫폼이 된 알파벳(구글), AI의 엔비디아

WINDOWS로 대표되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창사 후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기존에는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을 쓰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티아 나델라 CEO 부임 이후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으로 지난 2019년 5월에 시가총액 1조원을 달성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매출이 매년 60%씩 늘어나자 당시 외신들은 “MS가 구름을 타고 올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알파벳(구글)은 애플에 대항하여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2020년 1월에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검색엔진에서 시작한 구글은 지메일, 유튜브 등을 무료 제공하며 아이폰 유저들 조차 가장 즐겨쓰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엔비디아는 챗GPT의 등장으로 예상치 못한 호황을 누리게 됐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인 엔비디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영 전망이 불투명했다. 그간 가상화폐 채굴에 GPU가 대량으로 사용되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었으나 이더리움이 채굴 방식을 변경하면서 GPU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엔데믹으로 PC 수요도 함께 줄었다.

하지만, 챗GPT를 시작으로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엔비디아가 유일한 대안이 됐다. AI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려면 CPU가 아닌 GPU를 이용해 동시에 여러 데이터를 처리해야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AI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만들어 AI ‘풀스택’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AI 반도체 뿐만 아니라 슈퍼컴퓨터, 클라우드, 각종 솔루션까지 고객 필요에 맞는 모든 걸 제공한다. 이후에도 엔비디아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엔비디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21년 시총 1조 달러 기록했던 테슬라, 자율주행•충전방식표준으로 재진입 노려

엔비디아를 이을 후보는 현재 테슬라와 메타가 꼽힌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한 바 있으나 이후 주가 하락으로 현재 800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총 1조 달러의 열쇠는 자율주행 완성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도 최근 파리에서 열린 비바텍 혁신 콘퍼런스에서 “자율주행차가 향후 테슬라의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연간 약 2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지만 이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2%에 불과하다”면서 “만약 자율주행차가 완성되면 수요가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뿐만 아니라 충전 방식 표준을 주도하며 전기차 시장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 차지포인트는 자사의 충전소에서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커넥터를 이른 시일 내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NACS는 테슬라의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는 충전 표준이다.

포드, GM, 리비안,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도 테슬라 충전소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테슬라의 충전 기준이 스마트폰 충전 'C타입'처럼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AI시대 지배자는 메타? 생성형 AI 적극 활용..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도 새 먹거리

투자전문지 모틀리풀은 최근 엔비디아 다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메타를 꼽았다.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인공지능기술로 고도화되면 또 한번의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엔비디아가 AI 시대 하드웨어를 담당한다면 메타는 소프트웨어 영역을 지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메타가 앞으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생성형 AI를 대폭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생성형 AI에 대한 놀라운 발전을 봤고, 이는 우리에게 기술을 모든 제품에 구축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으로 수십억명의 사람들에게 이런 기능을 제공하는 데 있어 업계에서 중요하고 독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메타의 먹거리는 ‘메타 어드벤티지’와 ‘AI 샌드박스’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메타 어드벤티지는 AI를 통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광고 콘텐츠를 찾고, 이를 통해 관련 캠페인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현재 시범 운영중인 AI 샌드박스는 생성형 AI가 마케팅에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마케터가 원하는 특정 조건을 입력하거나 광고 문구만으로 필요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어 편의성과 비용 효율 측면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터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Threads)는 지난 5일 출시 16시간 만에 가입자 3천만명을 돌파하며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출시 5일 만에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 화제가 됐던 챗GPT도 능가하는 속도다.

출시를 기다렸다는 듯 하루도 안 돼 수천만개의 계정이 오픈되는가 하면, 빌 게이츠와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사(셀럽)들도 잇따라 스레드로 뛰어들고 있다.

스레드 가입자가 단시간에 급속히 증가하는 것은 인스타그램 기반에서 구축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현재 20억 명으로 이 계정만 있으면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스레드에 로그인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한다면 트위터의 월간 활성 이용자 3억6천만명도 머지 않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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