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공 요인 ‘규모의 경제’
K-OTT 해외진출 골몰, 한계 넘어야···
실시간 채널, FAST 플랫폼 등 모색해야
정부 지원사격, 자체등급분류제도 1일부터 시행

[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K-OTT가 위기를 맞고 있다. 넷플릭스 및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 공세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토종 OTT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생존의 키로 규모의 경제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구독자 수가 늘어나면 콘텐츠 투자 부담이 적어진다는 원리다. 토종 OTT가 협소한 국내시장보다는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어야 할 까닭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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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성공 요인 ‘규모의 경제’

PwC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약 2조 7140억 달러로 추정된다.

2021 이후 시장 규모는 한국은 세계 7위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OTT 강국인 미국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한국의 약 14배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와 콘텐츠 투자 규모 측면에서 경쟁력이 많이 뒤처져 있는 모양새다. 넷플릭스가 해외 진출한 나라의 수가 190여 개국임을 고려하면 콘텐츠 규모의 경제로 인한 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2년 9월 기준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의 해외 가입자 비율은 70.1%를 넘어섰다.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콘텐츠 단위당 장기 평균비용이 하락하는 콘텐츠 규모의 경제를 해외 진출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는 “많은 콘텐츠가 특정 지역에서 제작된 후 특정 지역에서만 소비되고 있다”며 “넷플릭스는 어느 나라에서 콘텐츠를 만들었건 전 세계 모든 사용자가 해당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국내 토종 OTT의 상황을 보면 티빙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월 기준 514만 명으로 넷플릭스의 절반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153만 명이다. 글로벌 유료 가입자 수도 올해 1분기 기준 2억 3250만 명에 달해 넷플릭스가 압도한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전역에 구독자가 많아 콘텐츠 투자 부담이 적었지만, 티빙은 콘텐츠당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해도 더 많은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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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OTT 해외 진출 시동, 글로벌 진출 한계도···

지난해 3000억 원 규모의 적자를 내며 위기에 몰린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생존을 위해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콘텐츠 발굴에 힘쓰는 한편, 글로벌 시장 공략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적자가 심해졌지만, 매출액은 늘어난 만큼 커진 몸집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매출 2475억 원을 기록, 전년 1315억 원에서 두 배 가까이 됐다. 웨이브도 지난해 2735억 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2301억 원)보다 늘었다.

특히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K-콘텐츠 플랫폼인 '코코와'를 인수한 데 이어 미주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지난해 코코와로 글로벌에 진출했고 올해 본사와 해외 자회사 간 시너지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제휴 채널을 확대하고 콘텐츠 투자와 수급 효율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해외 확장을 노린다. 올해 시즌과의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티빙 관계자는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이어가고 통신사와 번들링(묶음)을 통해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OTT 강점은 제작 비용 대비 콘텐츠 제작 경쟁력이 높은 편이고 문화적 할인이 낮은 한류 확산 지역에 콘텐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기회요인으로 전 세계 K-콘텐츠의 확산 및 수요 증가하고 있고 동영상 OTT 시장도 전 세계적으로 빠른 성장 중이다.

다만 현실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OTT의 해외 진출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사와 국내 OTT 입장이 서로 다른 점도 국내 OTT의 글로벌 진출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이다. 제작사는 고품질 콘텐츠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디즈니 플러스 20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은 제작비가 500억 원에 달한다. 제작사와 투자사는 투자금을 회수해야 다음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만약 국내 OTT를 통해 해외로 진출하는 것보다 넷플릭스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 흥행 면이나 비용 면에서 유리하면 굳이 티빙이나 웨이브를 통해 수출할 이유가 없다. 국내 OTT가 시장 규모를 넓히려면 해외에 진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콘텐츠 확보가 어려운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적 콘텐츠를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한 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할인을 고려해야 하므로 콘텐츠의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지 콘텐츠와 한류 콘텐츠 간 융합 모색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드라마 등 동영상 OTT 콘텐츠와 음악 및 게임과 같은 기타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판매하는 이종 한류 콘텐츠 결합 상품 전략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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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ST 플랫폼 기회로 삼아야··· 자체등급분류제도 시행으로 숨통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는 대부분 실시간 채널을 제공하고 있지 않아 해외 방송사에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실시간 채널 제공으로 가입형 글로벌 동영상 OTT 서비스와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최근 쿠팡 플레이의 스포츠 콘텐츠와 교육 콘텐츠 등이 좋은 예다.

아울러 2025년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Channels,) 광고시장은 61억 달러(8조 7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은 FAST 플랫폼을 하나의 기회로 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들어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OTT 특화 콘텐츠 제작 ▲OTT 특성화 대학원 운영 ▲콘텐츠 제작 국제 공동제작 ▲국제방송영상마켓 참가 지원에 876억 원을 지원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OTT 제작사 콘텐츠 제작 지원 ▲OTT 국제교류 해외거점 지원, 플랫폼 연계 전문인력 양성 ▲OTT경쟁력 강화 기술 개발에 518억 원, 방송통신위원회가 ▲해외 OTT시장 이용행태조사 ▲국제 OTT포럼 개최에 6억 원을 투입한다.

콘텐츠 비용과 더불어 지연 공급에 대한 부담은 규모의 경제를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에 OTT 업계 숙원인 자체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됐다. 자체등급분류제는 일정한 자격 기준을 만족하는 사업자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사전 등급분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시청 등급을 정해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OTT 업계는 그동안 영등위가 등급을 분류하는 데 평균 12일 이상 걸리면서 콘텐츠 공급이 지연되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진다고 토로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등위는 OTT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지난 5월 중에 지정해 6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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