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WWDC서 XR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공개…경영진 역량 총동원
삼성, 구글-퀄컴과 손잡고 개발 박차…‘9조원 시장’ 쟁탈전 치열
[테크월드뉴스=김창수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기기를 놓고 맞붙었다. 6월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애플의 X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7년 73억 달러(한화 약 9조 6000억 원)에 이를 XR기기 시장을 두고 글로벌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맥루머스,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다음 달 5일(현지시각) 미국 쿠퍼티노에서 열리는 WWDC에서 자사의 첫 XR 헤드셋을 선보일 전망이다.
애플은 이미 지난해 우회 방식을 통해 ‘리얼리티 원(Reality One)’, ‘리얼리티 프로(Reality Pro)’와 같은 기기 상표신청서를 제출했다. 5월에는 아르헨티나·터키·필리핀·뉴질랜드 등지에서 운영체제(OS)명인 ‘xrOS’, ‘xrProOS’ 상표신청서를 냈다.
샘모바일은 ‘리얼리티 프로’에는 듀얼 4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사용자 신체 및 눈 움직임을 추적하는 12개의 카메라, 자체 개발 시스템온칩(SoC) ‘M2’ 프로세서가 탑재됐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XR 기기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지난 2015년 초부터 해당 개발 프로젝트에 수많은 최고 경영진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약 1년 전에 회사를 떠난 ‘애플 디자인의 아버지’ 조니 아이브도 계약 종료 직전까지 XR 기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장점으로 OS 및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통한 기기 운용 최적화를 꼽는다. 리얼리티 프로에도 자체 개발한 AP와 OS 탑재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사용자가 기존에 지닌 아이폰, 애플워치 등과 얼마나 유기적 결합을 이뤄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애플 측은 XR 헤드셋 WWDC 발표 여부나 향후 판매 전략 등에 대한 물음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샘모바일은 “‘리얼리티 원(프로)’은 애플워치 이후 가장 중요한 신제품이 될 것이며 애플 측도 흥행 여부에 대해 매우 진지하다”라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부문 업력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애플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또한 주요 글로벌 제조사와 동맹을 맺고 XR 기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구글, 퀄컴과 협력해 차세대 XR 폼팩터를 개발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같은 소프트웨어, 퀄컴은 XR 플랫폼 전용 칩셋 등 각자 강점을 결합한 XR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 글래스’란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이달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내 유일 마이크로 OLED 제조업체 이매진(eMagin)을 2억 1800만 달러(약 29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XR 헤드셋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마이크로 OLED 등 부품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해 XR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연내에 XR 기기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출시할 XR 기기에 애플처럼 자체 개발 OS를 탑재할 지도 관심거리다. 다만 과거 스마트폰 OS ‘바다', TV 플랫폼 ‘타이젠' 등이 생태계 구축 한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 것에 비춰볼 때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발 중인 XR 기기의 자체 OS 탑재 가능성에 대해 “출시 전 제품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 협업해 2014년에 첫 가상기기 ‘기어VR’을 내놨으나 참패한 전력이 있다”며 “그동안 단점으로 꼽히던 센싱 반도체 및 전용 플랫폼을 보완한 신제품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글로벌 XR 기기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디스플레이 컨설팅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해 9억 24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였던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73억 달러(약 9조 6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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