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미-중 대치전선서 한일 협력이 가져올 ‘바람'
한일 양국 서로 부족한 역량 꼭 들어맞아..

[테크월드뉴스=김창수 기자] 글로벌 반도체 무대에서 미국 대중 제재와 중국 저항이 부딪는 가운데 시장 흐름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선단 공정 경쟁에서 후공정(패키징) 역량 강화로 바뀌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에 반도체 연구단지를 세우고 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과 협력하기로 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그래픽=테크월드 장영석 팀장]
[그래픽=테크월드 장영석 팀장]

◆ 글로벌 반도체 ‘격랑’ 속 韓·日, 협력 다시 물꼬 트이나

최근 삼성전자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300억 엔(약 3000억 원) 이상을 투자,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 연구 거점을 만들고 일본 소·부·장 업체와 공동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신설 거점은 삼성전자가 요코하마에서 운영 중인 자사 R&D 시설과는 별도 설립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 선택을 강요받으며 여전히 반도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한국과 1980년대 최전성기를 구가하다 시류 적응에 실패했던 일본의 협력 기조를 일각에서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고 있다. 

미-중 두 ‘공룡’ 대립 중 빠르게 재편되는 반도체 산업 내 미국의 ‘칩4 동맹’(한국·미국·일본·대만) 참여 압박, TSMC 등 빠르게 성장하는 대만 기업 견제를 위한 한국의 셈법 등이 한-일 협력을 만들어낸 배경으로 풀이된다.

양국의 정치적, 정서적 갈등은 풀어야 하는 숙제로 남아있지만 반도체 산업만 보게되면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매우 이상적이다. 양국의 보유 역량이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낸드플래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초미세 회로 등 다수 공정에서 글로벌 수준 파운드리 생산 역량을 지녔다.

반면 일본은 한국이 육성하고 싶어하는 이미지 센서, 차량용 칩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지녔다. 여기에 최근 떠오르는 패키징 공정 및 설계 기술, 탄탄한 소·부·장 역량도 두드러진다.  

양측 협업을 통해 삼성전자는 칩렛, 3D 적층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 일본은 자국 내 연구·생산 시설 확충을 통한 ‘반도체 안보’ 강화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 ‘비밀’이라는 삼성 對日투자, TSMC 살펴보면 답이?

한편 삼성전자가 요코하마시에 구축키로 한 반도체 연구 거점에 대한 궁금증도 더해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측에서는 “단지 조성 계획 외엔 정해진 내용이 없다”며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지난해 TSMC가 일본에 마련한 R&D 센터를 가늠자로 삼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TSMC는 지난해 6월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연구개발센터를 개소했다. 사업비 370억엔(약 3600억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90억 엔을 일본 정부가 지원했다.

해당 연구개발센터에서는 고도 연산을 담당하는 로직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등 여러 기능을 조합한 첨단기술 실용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TSMC는 이 밖에 소니와 합작해 2024년 12월 생산을 목표로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서동혁 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TSMC와 일본의 협력을 두고 “반도체 수요구조가 바뀌는 트렌드 변화 속에서 TSMC는 일본의 우수한 패키징 기술력을 활용해 차별화된 제품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일본의 우수한 소·부·장 기술력은 외국 기업 유치 요인인 동시에 자국 반도체 재건을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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