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준공 ‘산업용품 성지’…온라인쇼핑·코로나 등 지형변화에도 건재
“내공 탄탄 사업체들, 시류 영향 크지 않아…도매상 위주 구성도 원인”

[테크월드뉴스=김창수 기자] “3년여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에 최저가 내세운 온라인 쇼핑몰까지…전통적 오프라인 기반 유통단지들은 하락세이지 않을까?”

서울 구로구 구로중앙유통단지 전경. [사진=김창수 기자]
서울 구로구 구로중앙유통단지 전경. [사진=김창수 기자]

최근 용산 전자상가,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전자제품, 휴대폰 구입 ‘성지’로 불리던 쇼핑단지들이 암흑기를 맞았단 소식을 듣고 생긴 의문이다. 이들 같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형태는 아니지만 또 다른 대형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유통단지 현주소가 궁금해 11일 서울 구로구 구로중앙유통단지를 찾았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날 오전 기자가 찾은 구로중앙유통단지는 한껏 활기를 띤 분위기였다. 용산 전자상가,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이 불황 직격탄을 맞은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정문 옆에 마련된 주차장에는 차량이 빼곡했고 지하주차장에도 빈 구역을 찾기 어려웠다. 중앙 차단기 기준 왕복 4차선 형태로 뻗어있는 차량 통행로에는 쉴 새 없이 차들이 오갔다. 제품 출고를 위해 각 점포 앞에서 비상등을 켜고 있는 트럭, 물건을 손수레에 가득 싣고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로 활발함이 느껴졌다.

유통단지 내부로 들어가자 계단을 오르내리며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들, 납품을 위해 포장된 전자제품 더미 등이 눈에 들어왔다. 구로중앙유통단지 ‘마’동 3·4층에는 주로 반도체, 전자통신, 배터리 관련 회사들이 입점해 있었다. 공실도 적었다. ‘마’동 3층 30개 사무실 중 비어있는 곳은 2곳이었다.

구로중앙유통단지 내부 입주업체 모습. [사진=김창수 기자]
구로중앙유통단지 내부 입주업체 모습. [사진=김창수 기자]

“온라인 쇼핑몰들은 사무실 임대료나 인건비가 들지 않아 웹사이트에 ‘최저가’로 상품을 올리죠. 하지만 구로중앙유통단지 내 사업체 중 대다수는 도매상이라 온라인 최저가 판매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또 업력이 길고 기존 메이커와 거래 관계 확보가 잘 돼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11일 서울 구로구 구로중앙유통단지 내에서 만난 사업주 A씨는 “코로나19 영향이나 온라인 쇼핑몰 때문에 침체됐을 줄 알았는데 성업 중이고 거래도 활발한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구로중앙유통단지에서 윤활유 장비 관련 사업소를 경영하고 있는 A씨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코로나나 온라인 최저가 쇼핑몰 때문에 이곳 사업이 부진할 거라 여길 수도 있다”라면서 “유통단지 내에는 소매상보다 도매업을 하는 곳이 대다수이고 대량으로 구매할 경우 할인이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온라인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B2B 거래 비중이 높은 단지 특성상 대량 구매 및 판매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판매처가 가격 교섭력을 확보, 인건비·물류비 등이 낮은 온라인 매장과 비교해도 충분히 장점을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는 이어 “베어링이면 베어링, 공구면 공구, 이렇게 한 가지 제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업체들이 여러 가지를 종합상사 식으로 다루는 업체보다 위기에 강하다”라며 “업력이 쌓였고 고객사 평판이 좋은 업체들은 기초체력이 튼튼해 오랫동안 사업을 영위한다”고 설명했다.

오랜 사업 영위 경험으로 습득한 높은 제품 이해도를 바탕으로 고객 요구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고 거래 관계를 오래 유지한다는 것이다. 

구로중앙유통단지 내 입주업체 목록. [사진=김창수 기자]
구로중앙유통단지 내 입주업체 목록. [사진=김창수 기자]

한편 구로중앙유통단지는 대지 7만 6126㎡, 연건평 30만 8702㎡의 대단위 전자부품전문단지 상가다. 1993년 7월 착공해 1996년 12월 준공했다. 전기·전자부품을 비롯, 컴퓨터부품, 산업용품, 기계공구 등을 판매하며 4100여 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국내 최대의 유통단지로서 하루 유동 차량 2만여 대, 유동 인구는 3만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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