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오픈 AI의 챗GPT 출시를 신호탄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속속 참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춘추전국을 연상케하는 AI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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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머신러닝’ 식별능력에서 생성 모델까지 진화시켜

컴퓨터 과학자들은 1950년대부터 인공지능에 식별(discrimination) 능력을 갖추게 하려고 노력해 왔다. 2000년대까진 주입식 방법이 대세를 이뤘다. 예컨대 강아지의 특성들을 코드로 만들어 인공지능에 주입하는 수법이다. 하지만 수많은 특성을 일일이 언어로 서술하기는 어려웠다. 동물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들이 나타나는 까닭이다.

인공지능 개발이 획기적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2010년 이후에 개발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덕분이다. 머신러닝에서는 강아지의 특성을 일일이 인공지능에 주입할 필요가 없다. 다만 학습하는 능력을 부여했다. 강아지 이미지 수백만 장을 보여주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특성을 식별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은, 사물의 특성을 잘 이해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학습을 통한 이해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결과물이 바로 ‘생성 모델(Generative Model)’이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악, 비디오와 같은 원본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알고리즘을 사용해 패턴을 학습하고 해당 학습을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한다. 생성형 AI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신경망과 같은 딥러닝 기술을 사용한다.

챗GPT는 생성형 AI 중 ‘텍스트 생성’ 모델에 가깝다. 다만 이것을 만들려면 방대한 규모의 문서를 인공지능에게 제공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이 문서들을 학습 자료로 삼아 수많은 횟수의 연산을 수행하면서 ‘언어의 특성’들을 익힌다.

이런 ‘학습’을 통해 배우지 않은 말과 글을 처음 접해도 사람과 비슷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면 ‘언어 모델’이라고 불린다. 특히 연산에 사용하는 매개변수가 최소 수십억 개 이상이라면 LLM(초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이라고 한다.

LLM은 2020년 5월 오픈AI(현재 MS의 사실상 자회사)가 내놓은 GPT3가 대표적이다.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매개변수의 수가 무려 1750억 개다. 이 GPT3의 업데이트 버전(GPT3.5)을 ‘대화’에 응용한 프로그램이 바로 지난해 11월 나온 Chat GPT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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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패권전쟁의 신호탄 쏘아올린 오픈AI ‘챗 GPT’

빅테크 업계의 AI 패권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오픈AI의 챗 GPT 3.5다.

오픈AI는 2015년 12월 샘 알트만(현재 CEO)이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링크드인 레이드호프먼 등의 투자를 받으면서 비영리기관으로 출범했다.

2018년 GPT-1을 시작으로 2019년 GPT-2가 2020년에는 GPT-3가 나와 간단한 코딩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이후 GPT-3.5가 등장해 챗GPT(ChatGPT)까지 나왔다. 챗GPT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으며 지난해 11월 30일 처음 공개된 후 단 5일 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엔 GPT-4도 출시됐는데 성능 자체가 우수하다는 평가다. 미국 모의 변호사 시험에서는 90번째의 백분위수를 기록했으며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 읽기와 수학 시험에서는 각각 93번째와 89번째의 백분위수를 기록했다. 오픈AI는 GPT-4에 대해 “인간의 수준을 가졌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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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 GPT-4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까지 확장 결합

오픈AI를 등에 업은 마이크로 소프트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선두 주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GPT를 활용한 빙(Bing) ‘검색 엔진’ 및 ‘엣지(Edge) 브라우저’를 출시한 바 있다.

아울러 MS는 GPT-4 출시에 맞춰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상위 프런트엔드 프로덕트 라인인 365에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새로운 챗봇과 백엔드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 오픈AI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먼저 애저 오픈AI 서비스(Azure OpenAI Service)에 챗GPT 프리뷰를 추가했다. 글로벌 MOOC 플랫폼 코세라(Coursera)의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무스타파 퍼니튜네왈라는 “애저 오픈AI 서비스와 새로운 GPT-4 모델을 함께 사용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학습자가 더욱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MS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Microsoft 365 Copilot)도 공개했다. 대형언어모델(LLM)과 비즈니스 데이터,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을 결합했다.

코파일럿은 대형언어모델 기반의 정교한 처리 및 조정 엔진이다. 기존 MS 오피스의 모든 것을 지능화로 바꿀 수 있다.

코파일럿은 워드에서 사용자를 위해 글을 작성, 편집, 요약, 창작하며 파워포인트도 간단한 자연어 명령만으로 디자인된 프레젠테이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엑셀도 인사이트 확보, 동향 파악, 전문적인 데이터 시각화 등이 단 몇 초 만에 가능하다.

또한 코파일럿이 받은 편지함을 알아서 통합, 관리해 주고 긴 이메일 히스토리를 요약하거나 답장 초안을 제안하는 업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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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인공지능 조직 ‘딥마인드·브레인’ 통폐합

구글은 지난 2월 챗 GPT에 대응하기 위해 대화형 인공지능(AI) ‘바드(Bard)’를 공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구글은 인공지능 조직을 통폐합해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먼저 자사 인공지능 계열인 ‘딥마인드(DeepMind)’와 구글 내 연구 조직인 ‘브레인(Brain)’을 통합한다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2016년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개발한 계열사다. 또 브레인은 구글 내부 딥러닝 핵심 연구팀이다. 통폐합 조직 이름은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로 명명됐고,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가 이끌 예정이다.

스탠퍼드대 인공지능 연구소의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매닝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원들이 통합 근무로 인공지능 개발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전술적으로 통합 개발이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모든 인재를 하나의 집중된 팀으로 결합해 구글의 컴퓨팅 리소스로 뒷받침함으로써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을 크게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대담하고 책임감 있는 개발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탠퍼드대 인공지능 연구소의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매닝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원들이 통합 근무로 인공지능 개발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전술적으로 통합 개발이 더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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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MS-구글에 선전포고...‘X.AI’ 설립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미국 네바다주에 인공지능 회사 ‘X.AI’(엑스에이아이)를 설립했다. 외신은 ‘챗GPT’ 대응을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머스크는 지난 17일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챗GPT가 거짓말을 하는 방식으로 훈련되고 있다며 이에 맞서는 새로운 생성형 AI인 ‘진실 GPT’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딥마인드를 이 분야의 ‘헤비급’으로 지칭하면서 “내가 제3의 선택지(a third option)를 만들 것”이라며 AI 사업 진출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는“‘트루스(Truth)GPT’라는 이름으로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AI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머스크는 MS에 대한 소송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미국의 컴퓨터 사기 및 남용법에 ‘의도적으로 권한 없이 컴퓨터에 접근하거나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 일정 유형의 정보를 취득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트위터는 오는 29일부터 AI가 트위터의 데이터를 학습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웹 스크래핑을 금지하고 API 방식으로 수집 방식을 통제할 방침이다.

머스크는 구글의 AI 개발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구글의 목표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라고 불리는 인공 범용 지능, 인공 초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이지만, 그것은 좋은 잠재력뿐 아니라 나쁜 잠재력도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초지능 AI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글을 잘 쓸 수 있고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면서 “AI는 잘못된 항공기 설계나 나쁜 자동차 생산보다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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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AWS에 AI 개발 플랫폼 ‘베드록’ 공개

아마존도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AWS 사용자가 복수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사용해 소프트웨어 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베드록’을 지난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베드록은 생성 AI를 이용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아마존이 생성형 AI 시장에 뛰어들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AWS의 복수 LLM 전략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WS가 스스로를 클라우드 빅테크의 ‘스위스(중립국)’로 마케팅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대대적인 지분 투자 없이 AI 기술이 뛰어난 회사를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에 끌어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 AI 부사장은 최근 클라우딩 컴퓨팅 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체 회의에서 “우리 계획 중 일부를 공유하게 돼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AI 분야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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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 언어모델 ‘라마’공개... 마크 저커버그 생성 AI 연일 강조

메타는 2013년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현재 ‘메타 AI’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1월 메타는 음성과 이미지, 텍스트를 라벨링 된 데이터 없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 시스템을 개발했다. 마치 사람이 주변을 관찰하고 소리를 들으며 학습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같은 해 7월 200개 언어로 텍스트를 번역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10월에는 구두로 대화하는 것을 거의 실시간으로 통역해 주는 음성 번역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지난 2월 메타는 대규모 언어모델인 ‘라마’(LLaMA)를 공개했다. 오픈AI의 ‘GPT’처럼 텍스트를 학습해 사람이 말하고 쓰는 것과 유사한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

라마는 LLM에서 중요한 매개변수(파라미터)가 경쟁사 대비 부족하지만, 70억·130억·330억·650억개 총 4종류로 구성돼 필요에 따라 나눠서 운영할 수 있다.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크리스 콕스 최고제품책임자 등 경영진들이 AI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한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 필터나 릴스 제작 및 광고 도구에 생성 AI 기술이 적용되고, 왓츠앱이나 페이스북 메신저에 챗봇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 세계 20억 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쌓이는 엄청난 데이터를 고려하면 메타의 인공지능 성능은 급속도로 고도화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회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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