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전년동기대비 매출 4년 만 감소…ASML 장비주문도 40% 삭감
1분기 영업익 96% 급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 3000억 손실 가시화
“전반적 업황 침체에 파운드리 사업도 난관…개별 위기 타개책 어려워”

[테크월드뉴스=김창수 기자] 반도체 전반 실적 악화에도 수요를 유지해왔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위기를 맞았다. 1위 기업 TSMC가 4년 만에 전년 대비 매출이 줄어들었고 삼성전자도 1분기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전체 반도체 시장 불황이 이어지는 한 파운드리 분야 또한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TSMC는 최근 지난 3월 매출액을 발표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 15.4% 줄어든 1454억 800만 대만달러(한화 약 6조 2800억 원)를 기록했다. 

TSMC가 전년 대비 월 매출 감소세를 보인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TSMC 3월 매출은 지난 2021년 10월(1345억 3900만 대만달러·약 5조 8100억 원) 이후 가장 적었다.

업계에서는 IT 수요 위축으로 TSMC가 애플·엔비디아·퀄컴·AMD·미디어텍 등 주요 빅테크 고객사 주문 감소로 매출 감소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TSMC는 대만 내 신공장 건설 계획을 6~12개월 연기하는 등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TSMC는 주요 설비 투자액 줄이기에도 착수했다. 17일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스는 TSMC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상대로 극자외선(EUV) 반도체 장비 주문량 40%를 삭감하거나 납품 기한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TSMC를 비롯, 인텔·삼성전자 등 EUV 장비 확보에 열을 올렸던 반도체 기업들간 경쟁이 완화돼 ASML이 내년도 사업 전망을 보수적으로 책정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부진에 맞닥뜨렸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7% 감소한 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이 기간 약 4조 3000억 원, 시스템LSI 사업부도 약 3000억 원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까지 흑자였던 파운드리 사업부는 1분기 30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최근 인텔이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ARM과 손잡고 차세대 모바일용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한다고 밝히면서 기존 파운드리사 위기감도 더해지는 형국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이 ARM과 협력하며 파운드리 시장 고객사 확보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와 TSMC에게 적잖은 위협이 될 것”이라며 “협업을 하겠다는 것은 앞으로 인텔 파운드리를 사용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시장 침체에 대한 개별 해결책은 나오기 어려우며 반도체 전반 업황 회복 전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파운드리 시장 주 고객은 설계사(팹리스)이며 팹리스 주문이 이뤄져야 파운드리사도 생산을 할 수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현재 팹리스 주문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팹리스, 파운드리, 메모리 반도체 모두 시장이 살아나기 전에는 회복이 쉽지 않다”며 “파운드리 분야만의 위기 타개책이란 건 사실 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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