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호황 지나 인플레·경기침체에 대규모 감원
채용 후 일 없다 폭로·, 사세세과시 위해 채용

[테크월드뉴스=김창수 기자] 코로나 팬데믹 호실적 기간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던 구글·메타·아마존 등 미 빅테크 기업이 경기 불황 여파에 대폭 감원책을 펴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방만한 채용을 일삼았다는 전 직원들의 폭로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글로벌 빅테크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회사들의 ‘몸집 줄이기’가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온라인 콘텐츠 사용 증가, 비대면 확산으로 호황을 누렸던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실적이 악화하자 제일 먼저 ‘감원’ 카드를 꺼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연초 1만 명, 메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에 걸쳐 2만여 명 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아마존도 올들어 1만 8000여 명 인력감축을 결정했다. 구글은 연초 전 직원(알파벳, 약 20만 명) 중 약 6%에 대한 장기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경쟁적으로 인력 확보에 나섰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말 아마존 글로벌 직원 수는 160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2019년 4분기, 79만 8000 명)에 비해 급증했다. 메타도 팬데믹 기간 직원을 기존 대비 약 60% 늘렸다. 2022년 말 MS 정규직 수는 2021년보다 4만 명 증가한 22만1000 명이었다.

글로벌 경기 불황 공포는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산업계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자료를 인용, S&P 500지수 상장 주요 기업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급감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 감소세다. 

일부 기업이 불필요한 인력을 채용, 방만 경영을 벌였다는 폭로도 나왔다. 

2019년 9월 메타 리크루터로 입사해 지난해까지 일했던 마델린 마차도는 최근 ‘틱톡’에 “메타에서 일하는 동안 고용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마델린은 “메타에서 연봉 19만 달러(약 2억 5000만 원)을 받았지만 일을 배우는 중이므로 아무도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메타에서 일했던 다른 기술직 직원들도 유사한 발언으로 틱톡에서 수백만 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비자이 고빈다라잔 다트머스 경영대 교수는 이를 두고 “당시 빅테크 기업들이 수요보다 앞서 직원을 고용했다”며 “호황기 기술 인력 부족이 기업들 채용 경쟁을 부추겼고 결국 최근의 과다 고용 현상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에서 퇴사한 직원들이 타 분야에 재취업하며 인력이동 현상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 퇴사자들이 중소기업, 프리랜서 일자리를 찾거나 금융·제조·소매·의료 등 타 산업으로 옮겨 앉는 사례가 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츠, 월마트 등 식료품, 유통업체에도 빅테크 출신 경력직 지원자들이 많아졌다. 

미 기술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엔지니어 실업률은 2.2%로 전체 직군 평균(3.7%)을 밑돌았다. 이는 IT 기업에서 해고된 엔지니어들이 타 분야 노동력으로 재흡수된 까닭으로 해석됐다.

기술직 컨설팅사 ‘리비에라 파트너스’ 크리스 라이스는 “IT 회사에서 해고된 직원 대부분은 (빅테크 업계에) ‘환멸’을 느낀다”라며 “예전엔 정리해고 걱정 없이 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었지만 이제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빅테크 실적 악화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인력 이탈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으론 기업들의 이러한 ‘덩치 줄이기’가 산업 생태계에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단 의견도 제기됐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5~10년간 빅테크사들은 유망 스타트업들을 흡수하며 방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왔다”며 “현재 기업들의 감원 노력이나 독점 금지법 등 각국 정부 압박이 산업 생태계 전반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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