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국내 IT·게임 기업들의 중동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고 UAE가 지식기반산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IT업계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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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중동 붐의 중심 ‘네옴시티’

국내 대표 IT기업들은 총사업비 700조에 달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제2 도약의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국토교통부가 꾸린 네옴시티 수주지원단 ‘원팀코리아’에는 네이버, KT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는 로봇 친화형 건물 1784에서 테스트한 스마트시티·스마트빌딩 기술을 네옴시티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가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전면에 내세운 기술은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을 구성하는 ‘아크(AI·Robot·Cloud, ARC)’ 솔루션이다.

아크솔루션은 GPS가 통하지 않는 실내에서 현재 위치와 경로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아크 아이(ARC Eye)’와 로봇의 이동, 측위, 서비스 수행을 일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아크 브레인(ARC Brain)’으로 구성됐다.

KT는 디지털 전환(DX) 역량을 사우디에 전할 계획이다. 구리·청라 스마트시티 사업 등 총 7건의 스마트시티 사업 실적을 갖고 있다. 2019년에는 사우디 국영 이동통신사인 STC 그룹과 스마트시티 등 미래 신사업 분야 공동 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은 바 있다.

IT 업계에선 이번 네이버와 KT의 사우디 네옴시티 수출 협의가 한국 AI, 클라우드, 로보틱스 기술의 중동 진출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IT 보안업체들도 네옴시티 주택단지 출입 통제 사업에 참여한다.

슈프리마는 생체인식 기반 보안기업으로 얼굴인식 솔루션 ‘바이오스테이션 3(BioStation 3)’을 네옴시티에 적용하기 위한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보안기업 노르마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IT 인프라 기업 ITB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양자내성암호(PQC) 솔루션을 수출하기로 협의했다.

수출 대상은 PQC 기술이 적용된 보안솔루션 ‘Q 케어(Q Care)’ 시리즈로 규모는 200만 달러(약 25억 원)로 전해졌다. 특히 ITB를 통해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해당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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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우드 기업,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

중동 국가들이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가운데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사우디 클라우드 시장이 2030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약 12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최근 중동지역 여행 기업인 ‘알 라이즈 트래블’와 여가 플랫폼 기업 ‘위고 그룹’과 협약을 체결하는 등 중동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통해 중동 지역 고객 확대는 물론, 현지 여가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170여 개국에 8만 개 이상 솔루션 라이선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회사의 프롭테크 멤버사 트러스테이는 스마트 주거 솔루션을 중심으로 중동 진출을 추진 중이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 업체(MSP) 베스핀글로벌도 중동 진출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UAE 수도 아부다비에 클라우드 운영센터를 설립하고 UAE의 1위 통신사인 이앤 엔터프라이즈로부터 1천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 최초로 중동지역에 이앤 엔터프라이즈와 클라우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업계는 이 같은 행보가 5000억달러(약 640조 원) 예산으로 ICT 기반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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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AE, 메타버스 국가중점사업 내세워

UAE는 석유 기반 경제에서 지식 기반 경제로 전환을 선언하고, 지난해 7월 메타버스를 국가 중점 사업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9월에는 메타버스 경제부 본부를 개설해 운영하는 등 대규모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앙트러리얼리티는 국내 가상현실(VR) IT 스타트업을 대표해 지난 1월 한-UAE 경제사절단에 합류했다. 앙트러리얼리티는 확장현실(XR)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다. 지난 ‘CES 2023’에 참가해 실시간 3차원 모션트래킹 아바타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MENA) 관광, 물류, 커머스 기업인 IMS와 계약을 체결하며 UAE 최초의 메타버스 커머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국내 VR 솔루션의 중동시장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실시간 모션트래킹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아바타 솔루션과 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휴먼 솔루션의 중동시장 수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모노리스는 제주에서 현실판 ‘카트라이더’라 불리는 레이싱 게임 기반의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IT 스타트업이다. AR(증강현실)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도심형 테마파크도 구축하고 있다.

모노리스는 UAE의 친환경 콘텐츠에 대한 관심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모노리스 관계자에 따르면 아부다비의 ‘페라리월드’처럼 한국의 테마파크도 현지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며 중동 첫 ‘K 테마파크’ 진출을 위해 현지 파트너를 찾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을 최종 목표로 가상현실 속에 실제와 같은 테마파크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레이싱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기반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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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게임사, 중동은 매력적인 시장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국들이 국내 게임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중동 바람을 타고 있는 IT업계처럼, 국내 게임사들도 ‘모래바람’을 타고 순항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발표한 ‘2022년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중동은 주중 평균 159분, 주말 218분으로 한국 게임 이용 시간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중동은 한국 게임에도 가장 많은 돈을 소비한다. 월평균 1인당 한국 게임에 가장 큰 비용을 지불한 국가 1, 2위는 카타르(76.21달러)와 UAE(68.98달러)였다. 중국(60.77달러), 미국(55.51달러)보다 높다.

성장 잠재력도 상당하다. 콘진원의 ‘2022 해외 콘텐츠 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중동 및 아프리카 게임시장은 28억 3600만 달러에서 2026년 44억 13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블록체인 게임 업체 위메이드는 최근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사업 확장을 목적으로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위믹스 메나’를 설립했다. 향후 해당 지역에 법인을 추가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네오위즈도 윤석열 대통령의 UAE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는 등 MENA 지역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동은 이전부터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게임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검은사막(펄어비스)’, ‘길드워(엔씨),’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등 중동 지역에서 흥행한 게임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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