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오픈AI가 공개한 ‘챗GPT’로 초거대 인공지능(AI) 실행을 위한 AI 반도체(NPU)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학습 데이터를 단시간에 받아들이고 처리하기 위해선 맞춤형 프로세서가 필요한 까닭이다. 국내 통신사와 플랫폼 기업들은 챗 GPT의 대항마를 내놓는 동시에 반도체 기업과 손잡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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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챗봇의 핵심, AI 반도체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추론한 결과를 도출한다. AI 반도체가 개발되기 전에는 이 핵심 두뇌 역할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처리했다.

다만, 이 둘은 AI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은 갖췄지만, AI 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어서 비용이나 전력 소모 등 성능이 낭비되는 비효율적인 부분이 발생했다.

기존 컴퓨터 시스템에서 초거대 AI를 운용할 경우 병목현상에 따른 성능저하, 발열 등이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높은 전력과 빠른 속도가 필수다.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AI 전용 반도체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챗GPT로 인해 초거대 AI 실행을 위한 AI 반도체(NPU)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려면 ‘메모리’와 ‘AI 경량화’ 기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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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삼성전자 및 AI반도체 퓨리오사와 손잡아

네이버는 상반기 내로 서치 GPT를 선보일 예정이다. 생성 AI의 단점으로 보이는 신뢰성 및 최신성 부족과 한국어로 번역해 발생하는 정확성 저하 문제 등을 네이버의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와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해결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는 한편 삼성전자와도 손잡고 AI 반도체 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AI 반도체 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네이버의 초거대 AI 설계·운영 역량에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인프라 경험 및 최신 메모리 기술을 결합해 최적의 성능과 효율적인 솔루션을 합작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연산 처리가 가능한 데이터 저장장치)인 ‘스마트 SSD’와 고성능 메모리 연산 기능을 내장한 차세대 메모리인 HBM-PIM, PNM과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반의 CXL 등을 개발했다.

앞서 지난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 CXL D램을 개발해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네이버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 AI에도 2019년부터 투자해 오고 있다. 퓨리오사는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지난 2019년 글로벌 AI 칩 벤치마크 대회인 MLPerf에서 아시아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미지 분류 및 객체 인식 부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퓨리오사 AI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칩 양산에 들어갔고 올해 1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1세대 AI 반도체 ‘워보이’ 양산에 착수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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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텔레콤, SK 하이닉스와 반도체 개발 주력

SK텔레콤은 올해 챗GPT의 대항마로 에이닷을 정식 서비스로 내놓는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거대언어모델(GPT-3)의 한국어 특화 버전 서비스다. SK텔레콤은 AI 언어 모델을 보유한 기업이 미래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2018년부터 AI 언어 모델을 개발해왔다.

SK텔레콤도 자회사인 SK하이닉스와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사피온 본사의 설립 절차를 최근 완료하는 등 AI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AI 핵심인 두뇌에 해당하는 사피온은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SK텔레콤은 앞서 2020년에 개발한 ‘사피온 X220’는 기존 유사 스펙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연산속도가 1.5배 빠르고 전력 사용량은 80% 수준이고 가격은 5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텔레콤은 올해도 ‘사피온’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전작에 비해 성능이 4배 정도 향상된 AI반도체 신제품 X330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추론과 학습이 모두 가능해 사용자 입장에서는 범용성과 비용 절감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사피온은 또한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aaS(AI as a Service, 서비스형AI)’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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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I ‘믿음’ 반도체 설계 리벨리온이 맡아

KT는 올해 상반기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하고, AI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믿음은 해석과 생성 등 모든 영역을 고려한 다중 영역의 한국형 최적화 AI 모델이다.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협업 융합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으로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하는 AI를 목표로 한다.

KT의 초거대 AI ‘믿음’에는 리벨리온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AI 반도체 ‘아톰’이 들어간다. 이미지 검색은 물론 GPT와 같은 언어모델까지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AI 반도체다.

업계에 따르면 ‘아톰’은 현재 AI에 많이 쓰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비교해, 전력 소모량이 6분의 1에 불과하고, 필요한 칩의 수도 적어 경제적이고 상대적으로 공간 확보에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회사는 지난해 리벨리온(AI반도체 설계)에 300억원, 모레(AI 인프라 솔루션) 등에 전략 투자하며 올해 안에 기존 대비 3배 이상 효율을 갖춘 한국형 AI 반도체의 풀스택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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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반도체팜’ 구축, 3개 사 경쟁 돌입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국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262억 원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국산 NPU팜 AI 반도체 특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을 개시했다.

국산 NPU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신규)과 기존의 AI·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사업에 2023년에 428억 원, 2025년까지 3년간 약 1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국산 NPU팜은 ‘광주 NPU팜’과 민간 AI 서비스 실행을 위한 ‘민간 NPU팜’ 등 두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특히 민간 NPU팜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민간 클라우드 업체의 데이터센터에 구축한다.

NPU팜 소유권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이 갖고 사업자는 오는 3월 선정한다.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한 네이버 클라우드와 퓨리오사AI는 네이버의 앞선 초거대 AI ‘클로바’ 개발력과 AI 반도체 물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양산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NHN클라우드와 SK텔레콤·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사피온도 경쟁에 합류했다. 지난해 10월 NHN 판교 데이터센터에 NPU팜을 공동 구축한 데 이어, 올해 사피온의 AI 반도체 X330을 개발해 국산 NPU팜 사업 수주에 필요한 준비를 마쳤다.

KT와 리벨리온은 지난달 22일 ‘AI 반도체 사업 협력위원회’를 구성해 국산 NPU팜을 준비했다. 리벨리온은 오는 3월 KT와 공동 개발한 AI 반도체 양산에 착수한다. 컴퓨터 비전(보는 능력) 대신 언어 능력에 특화된 AI 반도체를 양산함으로써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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