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애플의 AR/VR 기기 출시가 침체된 메타버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상용화와 맞물려 떠오르기 시작했다. 5G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고,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확산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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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2년 인플레이션으로 침체된 경제 상황은 메타버스 시장을 위기로 내몰았다. 올해에도 어려운 상황이 예견되는 가운데 하반기 애플의 혼합현실(MR) 기기 출시는 침체한 메타버스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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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버스 시장의 선두주자는 역시 메타

메타버스 시장의 선두 주자는 역시 메타다. 메타는 지난 2014년 가상현실(VR) 헤드셋 회사인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해 관련 사업을 이어왔다.

이후 2016년에는 회사의 첫 VR 헤드셋 제품을 내놓으며 가상현실 세계에 대한 첫 도전을 시작했다. 메타는 지난 2021년 10월, 페이스북이었던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회사는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겠지만, 메타버스가 미래의 중요한 산업이 될 것이라는 마크 저커버그 회장의 믿음이 있었다.

저커버그의 강한 신념 아래, 회사는 매년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메타, 연이은 수익감소... 주커버그 "포기하는 것은 실수..."

메타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최초의 수익 감소를 보고했다. 지난 10월,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연이은 매출 하락이 있었다. 메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277억 달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2월19일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가상현실(VR) 전문가로 고위 자문역을 맡았던 존 카맥이 마크 저커버그 CEO가 인력과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며 사임했다. 카맥은 2014년 메타가 인수한 오큘러스의 CTO(최고기술경영자)로 울펜슈타인3D, 둠 시리즈, 퀘이크 등의 게임을 개발해 명성을 얻은 비디오게임 전문가다.

회사는 메타버스에 관한 사업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올해도 기존과 같이 전체 지출의 20%를 메타버스 사업에 지출하겠다고 했다.

저커버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 투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사업의 미래에 중요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은 실수”라며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뒤돌아보게 될 가장 역사적인 작업 중 일부"라고 말했다.

메타는 헤드셋 판매가 줄어든 데엔 이례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도 일정 원인인 있는 만큼 VR/AR 제품 자체의 문제만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VR/AR 제품들이 필수품목이 아닌 IT기계인 만큼 경제 상황에 맞게 지출 예산을 줄이는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높은 가격에도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가격 혁신 등 대중화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CCS인사이트는 내년에도 AR/VR 헤드셋 시장이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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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첫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출시, AR 글라스는 아직 갈길 멀어

이 시장은 과거 오큘러스 헤드셋으로 재미를 본 메타가 선도하고 있지만 시장 장악력이 크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2023년에 MR기기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애플의 첫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가 하반기 안으로 출시된다. 출시에 앞서 이르면 오는 봄, 늦어도 6월 세계개발자회의(WDC)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리얼리티 프로가 애플의 새 운영체제(OS)인 ‘xrOS’에서 구동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헤드셋을 통해 VR·증강현실(AR)·MR이 모두 적용되는 확장 현실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콘셉트 디자이너 안토니오 데 로사는 리얼리티 프로의 예상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애플은 강력한 칩을 내세워 아이폰, 아이패드와 VR 단말기 간의 연동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애플이 올해 출시할 예정이었던 AR(증강현실) 글라스의 출시 시기가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AR 글라스와 관련, 칩과 배터리 등 부품을 확보하는 것과 경량화 기술 한계에 부딪혀 AR 글라스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AR글라스는 무게, 부피 및 미적 요구사항이 VR 헤드셋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엄격하고 까다롭다. 그만큼 생산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별도로 휴대할 수 있는 배터리도 필요하다.

애플이 VR/AR 단말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의 사례처럼 경쟁 제품을 완전히 뛰어넘는 새로운 경험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 AR/VR시장 판흔드는 애플, 판키우는 메타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의 참여만으로도 침체된 VR 시장에 불꽃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애플의 충성고객을 기반으로 일반 대중에게도 AR/VR 헤드셋에 대한 관심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당장 메타는 애플 참여를 기다렸다는 듯이 메타버스에 판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메타가 3D 스마트 렌즈 스타트업인 럭섹셀(Luxexcel)을 인수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럭섹셀은 3D 프린터로 투명 렌즈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 CTO는 리얼리티 랩스의 운영 비용의 절반을 AR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진정한 AR 안경을 위해 렌즈와 미니어처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인터페이스 등 엄청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메타는 광학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가상현실(VR) 기기 영역에서도 기술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올해 애플의 VR 헤드셋 출시로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기술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메타는 지난해 2분기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에 3억 1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왔다. 지난해 4월 VR 게임사 온워드의 스튜디오인 레인포어 인터랙티브를 인수한 데 이어 6월에는 빅박스 VR을 사들이는 등 관련 분야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6월 광학 연구개발(R&D) 스타트업 ‘개리 샤프 이노베이션스(Gary Sharp Innovations)’의 주식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3D 영화 회사인 ‘RealD’ 출신들이 설립한 회사다. 회사의 공동 설립자인 게리 샤프(Gary Sharp)는 RealD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

올해 애플의 VR헤드셋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메타는 광학 기술력에 힘을 보태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CCS 인사이트의 분석가 레오 게비(Leo Gebbie)는 내년에도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AR/VR 헤드셋 시장은 애플의 등장으로 단번에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그건 바로 애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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