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반도체 생산에 50% 추가 비용 발생
반도체 지원법안 통해 30년까지 생산 비중 15%까지 확대
반도체 자급 위해서는 5000억 달러 규모 투자 필요

[테크월드뉴스=노태민 기자] 미국이 지정학적 위기 등을 이유로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꾀하면서 반도체 생산 비용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 인건비 및 부대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자국 내 생산 정책이 막대한 투자 비용과 생산 비용 증가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정책이라고 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월 “더 이상 인질이 되지 않겠다”며 반도체 생산의 중심을 미국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삼성전자, TSMC 등의 파운드리 확보에 성공했다. 이러한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은 지정학적 위기로부터 안정적인 반도체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분석된다.

1990년 37%에 달했던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은 반도체 생산의 축이 한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면서 급감했다. 
1990년 37%에 달했던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은 반도체 생산의 축이 한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면서 급감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미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의 48%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의 12%만이 미국 내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0년 37%에 달했던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은 반도체 생산의 축이 한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면서 급감했다.

미국은 지난해 반도체 지원법안(CHIPS and Science Act)을 제정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설립을 독려하고 있다.

JP모건은 미국의 반도체 자급을 위해서는 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미국의 반도체 자급을 위해서는 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생산의 중심이 미국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 BCG는 500억 달러(63조 735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안을 통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비중이 15%로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JP모건은 미국의 반도체 자급을 위해서는 500억 달러가 아닌 5000억 달러(637조 15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이 어려운 이유는 이것뿐 만이 아니다. 반도체 및 배터리 등의 미국 내 리쇼어링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반적인 제품의 생산 비용이 상승하는 것도 큰 이유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노조는 2배에 가까운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지원법안을 통한 세금 지원에도 반도체 생산 비용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만 남부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TSMC의 팹 16. /사진=TSMC
대만 남부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TSMC의 팹 16. /사진=TSMC

TSMC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면 대만에서 생산하던 것보다 50%에 가까운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JP모건은 이러한 비용 상승을 감수할 수 있는 기업들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하며 애플, 엔비디아, AMD 등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업계관계자는 “미국 내 선단 공정 파운드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은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가진 기업 뿐이다”라며 “이들 기업은 반도체 제조 비용의 상승을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방식으로 반도체 생산 비용 상승을 상쇄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반도체가 소비자용 IT 기기에 탑재된다면 IT 기기들의 가격도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이다”라고 가격 상승을 점쳤다.

뉴욕타임스도 미국의 반도체 생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약속받았지만,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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